“블로거 간담회”와 “블로거 보도자료”

어제 엠파스로부터 “[엠파스-블로거 보도자료]”라는 말머리 제목을 붙여서 열린 게시판검색을 홍보하는 메일이 한 통 왔다. 앞에 링크한 내용에 덧붙여 이 검색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는데 왜 이 메일을 나에게 보냈는지에 대해서 메일 앞부분에 약간 언급이 있다.

이제 우리나라 사회에서도 올해 4/4분기에 들어서는 블로그가 미니홈피의 트래픽을 넘어설만큼 블로그가 급신장 하고 있고 그런 와중에 블로거들의 사회적인 영향력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중간 생략)
이런 와중에 엠파스에서는 주요한 이슈에 대해서는 블로거분들에게도 [블로거 보도자료]를 배포하여 엠파스 서비스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자 이렇게 메일을 보내드리게 되었습니다.

요즘 인터넷 업체들이 블로거들을 초청하는 간담회가 유행인데 (구글코리아, 오마이뉴스, 네이버 등) 이들 간담회의 의미는 이러하다.

1. 정말 블로거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한다.
2. 일정 수준 이상 방문객,독자수가 되고 발언에 영향력이 실린 블로거들에게 프로모션 하고
3. 초대된 자신들이 특별히 선택된 사람임을 알게 하여 블로그에 자랑하게 한다.

해당 기업과 사이트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블로거의 목소리를 빌은 선전전에 블로거가 자신의 블로그에서 신나게 나팔을 불어제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포탈로부터, 미디어로부터 자신이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 그 독약같은 그 느낌?

정성스러운(?) 초대메일을 받고 삐까뻔쩍한 프리젠테이션을 보고 1인당 몇만원짜리 중화요리나 출장부페 대접을 받으며 일반인(엄밀하게 말해 당신의 블로그를 방문하는 방문자 또는 독자)은 쉽게 구할 수 없는 이른바 레어아이템같은 그들의 로고가 찍힌 기념품을 받아든 것이, 자신이 블로그에 쓰는 내용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았고 정정당당하게 자신의 양심과 이성에 따라 글을 쓴 것이라 장담할 수 있나. 그 인지도를 가지고 그 흔치 않은 자리에 가서 보고 듣고 말하고 와서 쓰는게 고작 그런 “新용비어천가”라면 광고실어주면 기사써준다는 거래를 하거나 PR페이지라고 꼭대기 구석에 쥐좆만하게 매달고 마치 기사같아보이는 광고면을 갖고 있는 신문과 다를게 무어란 말인가.

소통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메일링도 좋고 간담회도 좋다. 다만, 그런 곳에 초대될 만큼 유명한 블로거라면 후룹후룹 똥구멍 좀 작작 핥아대고, 자신은 그 서비스(의 문제점)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으며 그 자리에 가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무슨 이야기를 듣고 왔는지를 이야기해주는게 사실 더 중요하지 않겠냐는 말이다.

엠파스의 “블로거 보도자료” 역시 메일을 받은 블로거에게 “독약같은 그 느낌”을 받게 한다. 이 메일에서는 엠파스 검색블로그에는 나오지 않은 세가지 정도의 자사의 서비스가 갖는 의의를 추가로 써 놓았다. 나는 이 내용이 왜 특정한, 그들이 선택한 블로그에게만 전달되어야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 나는, 이 내용이 메일을 받지 못한 다른 블로거들은 이해하지 못하는데 나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엠파스의 은밀한 속삭임을 귀 기울여 들어줄 호의도 갖고 있지 않으며 남들은 몰라도 될(또는 몰라야 할) 뉴스를 알고 있어야 할 특별한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공개적으로 하면된다. 따로 블로거 보도자료라고 돌리지 말고 그냥 블로그에 쓰면 알아서 RSS로 읽게 내버려 두어라. 정히 대놓고 인터넷에 쓰기에 난감하다면 보도자료를 받아볼 메일링을 운영해서 누구나 — 관심있어 — 신청하는 사람에게 보도자료를 보내면 된다.

블로그라는 미디어에 영향력을 끼치는 길은, 그리고 당신이 블로거라면 당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업체의 꾸준하고 진솔한 목소리여야지 얄팍한 유명세와 공명심이어서는 안된다.

[업데이트]#1@12/22 13:25
특정인의 포스트를 보고 썼는지 자꾸 얘기가 나오는데 겹치는 “그 분”의 블로그를 구독하지 않는다. 간담회 갔다와서 글을 썼다는 것도 어제 밤 늦게 내글을 본 누군가가 링크를 줘서 그때서야 처음 본 것이고.

26 Replies to ““블로거 간담회”와 “블로거 보도자료””

  1. 네, 그렇지 않아도 얼마전 있었던 네이버 포털 간담회 이후 몇몇 블로그들에서 네이버의 신규 서비스에 대한 조금은 포털 친화적인(?) 리뷰들을 보면서 씁슬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꼭 무엇을 받거나 얻어먹어서 라기 보다는 담당자들과 직접 만나보게 되고 직접적인 인간 관계를 나누게 되면, 그에 대한 포화가 수그러들게 되는건 사실 인 것 같습니다. 상대방이 모호했던 ‘포털’ 이라는 기업에서 ‘나와 인사를 나누었던 사람’으로 구체화 되고 나면 서비스를 평가하려 해도 그 서비스 너머 사람이 보일 테니까요.
    저도 포털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입장에서 가끔 답답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래도 블로거들의 쓴소리가 좋은 자극이 되곤 합니다. 너무 주변을 의식하지 말고 또 예전의 그 날카로움들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 간담회라는 것이 꼭 해당 서비스 시연회를 구경하러 가는 것은 아니죠. 귀한 시간을 내서 가는 것인만큼 간담회 참석을 결정할 때는 내가 전해주는만큼 상대로부터 뭔가 얻으려는 목적이 큽니다. 그런데 내가 뭘 얻었는지는 남에게 밝힐 수 없는 것(남에게 내 속셈을 밝힐 이유는 없죠)이라서 블로그에 못 올리게 되네요. 그러니 행사 과정이나 분위기를 전하는 정도의 글밖에는 못 쓰는 것이고요. 블로거들이 밥얻어먹었다고 해서 거짓을 진실로 포장하거나 마음에 없는 말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지나치게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러니 이글루스 로고가 찍힌 기념품을 받아들어도 아무 영향 없이 정정당당하게 양심과 이성에 따라 글을 쓸 것이니 염려마시고 선물 팍팍 주삼. ^^;

  3. 사실 ‘블로그’ 자체에 관심을 갖고 포스팅을 하는 많은 사람들 중 대부분은 포탈 서비스에 대해 무지하죠.
    대체 기획자가 누구길래 그따구냐 등등 밖에서 말은 쉽지만, 실제로 포탈 내에서 서비스를 하려면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되니까요.
    또한 예를들면 네이버를 보고 ‘그딴게 블로그냐?’ 라고 말 하는 사람 까지도 포탈에서 맞춰줄 이유는 없고요.
    물론 그렇다고 블로거가 기업을 이해 해 주어야 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다만 간담회를 갖다 보면 조금은 이해를 하게 되죠.
    그런 데에서 그전까지였다면 단순히 서비스 객체 하나만을 보고 신랄하게 비판을 했을 법한 서비스에도 다른 시각을 갖게 되고 다른 얘기를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고, 또한 이것을 의식하여 블로그 간담회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결과적으로 블로그 간담회들은 소정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 셈이겠죠. 물론 hof 님과 같은 견해를 갖게 하는 사람도 낳고 있지만요.

  4. hof님// 경종을 울리는 군요. 포털들이 블로거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려는 노력은 그 자체로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이처럼 부정적인 면도 있겠군요. 하지만 블로거들의 비평에 귀 기울이고 서비스 개선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자 하는 것 자체는 계속 되어야 하고, 그런 와중에 블로거들은 있는 그대로 문제가 있으면 문제를 제기하고, 잘한 것은 칭찬해 주면 될 듯 합니다.

  5. Pingback: likejazz.COM
  6. 이글루스 로고가 찍힌 기념품 도착했음. hof님. 너무너무 감사. 꾸벅~! ^_^
    절대 이글루스 관련 글 쓰는데 영향 없으니 염려마시고 선물 계속 팍팍 보내주삼. ^^;
    이글루스 컵도 무지 이쁘던데… (절대 이글루스에 대한 아부 아님. 있는 사실 그대로..)

  7. 아! 저도.
    이글루스 화분 저희 집을 예쁘고 소담하게 가꿔주고 있습니다. 캘린더도 심플한 게 좋던데요? 감사.

  8. 언급하신 세곳 간담회중 두곳에 다녀왔고 긍정적인 후기를 적었습니다. 제가 유명 블로거들 사이에 끼었다는게 우쭐하기도 했지만.. 온라인에서만 뵙던 분들 직접 뵌 기쁨이 더 컸습니다. 회사가 말쟁이 초청하는 이유가 달리 있겠습니까? 입소문좀 내주길 바라는 마음이 컸겠죠^^ 저는 기대에 부응하는 중이고요.. 그렇다고 적은 글이 거짓은 아닙니다.

    애써 초청한 블로거들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가 가식이고 아닌것을 떠나서 온라인으로만 소통할 때보다는 많은 부분을 오픈해줬고.. 그에 대해 온라인상에 소상히 보고하는것은 일단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외부에 알려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들만 날카롭지 않은 언어로 적었을 뿐입니다.

    다른 모든 부분은 공감하지만
    “””
    소통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메일링도 좋고 간담회도 좋다. 다만, 그런 곳에 초대될 만큼 유명한 블로거라면 후룹후룹 똥구멍 좀 작작 핥아대고, 자신은 그 서비스(의 문제점)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으며 그 자리에 가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무슨 이야기를 듣고 왔는지를 이야기해주는게 사실 더 중요하지 않겠냐는 말이다.
    “””
    이 부분만큼은 오해가 있을까봐 감히 코멘트 적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듣고 왔는지를 사실대로 적는것만이 능사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요 ^^

  9. Pingback: Groundzero 3.0
  10. 아아- 잠시 익명이어서 제 자신에게 좀 쪽팔리지만, 한마디 하고 싶어서요.
    예, 저 소심해요. 돌 던지세요. 각설하고,

    한마디 툭 던지니 파다닥 하고 낚이신 분들이 많이 보이네요.
    물론 자신들은 아니라고 포커 페이스인 척 하지만.

    제일 재밌었던 고기는 블루문 고기과 김중태 고기.

    우선 블루문 고기. 블로거에게 알량한 저널리즘을 강요하지 말라면서 자기는 공명정대한 기준을 적용받아도 된다고 했다면서요? 그리고, 그래야 하는 몇몇 블로거가 있다고 하면서 말이죠. 으하하하! 너무 재밌었어요. 🙂

    그러고 나니 쪽글을 달기 시작하다가 그것만으로도 부족했는지 블로거에게 공짜를 바라지 말라는 등 (평소와는 매우 다르게) 리플과 트랙백들(!)을 쏘아대던 김중태 고기는 팀 버스너스까지 들먹이며 특별한 블로거는 없다, 열심히 산 사람이 있을 뿐이라고 화답 아닌 화답(?)을 했더라고요.

    한마디로 자기들 나와바리 건드리지 말라는 말을 아주 고상하고 세련되게 해주신 거죠. “레베루가 틀린데-” 와 같은 장풍을 쏘아대며.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안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호프님 때문에 정말 재밌는 구경 했습니다. 감사 감사 감사 !

  11. 엠파스의 블로거 마케팅이 처음엔 신선하고 좋아보였는데. 지금은 좀 도가 지나친것 같다는, 무섭다는 느낌이 듭니다.

  12. 답은 간단한 거야…
    허접해보이는 블로거 몇명이 포탈에서 초대받았다고 거들먹거리는 꼬라지가 맘에 안 든 거지.. 다른 말은 필요 없어. 뭔 말이 이리도 길어?

  13. 훗// 지금 그걸 “답”이라고 내놓은거야? -_-; 실망인걸. 제일 후진 코멘트 1위에 올랐다.

  14. 너무 정곡을 찌르기라도 했는지? ㅋ
    강한 부정은 긍정이라던데.. ㅋ

  15. 훗// 피식. 내 글에 찬성 또는 반대의견을 보내준 다른 많은 분들이 당신보다 바보인줄 아나보지? 이런 유치한 단정을 하는 것은 글 자체에 대한 판단으로써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더 고민할 능력이 안되는 자신에 대한 배려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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