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좀비

요즘 지하철을 타보면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음악을 듣거나 책을 보거나 하는 사람은 확실히 예전보다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느낀다. 아침 출근길에 음악을 들어서 감성이라도 좀 말랑말랑하게 해두면 이성적으로 치열하게 살아야하는 하루를 그나마 좀 균형있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뭐 그저 내 생각일 뿐이고. ㅎ

자신만의 장소에서 액정에 얼굴을 처박고 있는거야 상관없다. 그런데 공공장소에서 특히 사람들과 부딪혀야 하는 장소에서조차 액정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심지어 지하철 환승통로를 걸어가며, 계단을 오르내리며, 에스컬레이터를 걸어내려가면서까지도 액정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뭐 그리 대단하고 중요한걸 보고 있을까? 추측컨데 그들이 보고 있는 화면의 99%는 불법 다운로드한 영화나 드라마일터.

그 시덥잖은 컨텐츠를 보느라 앞에 사람이 오는지, 왼쪽으로 피해야할지 오른쪽으로 피해야할지, 계단이 끝났는지 시작하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걸어다닌다. 좀비가 따로 없다. 마주 오는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고, 걷다가 부딪히거나 발을 헛딛어 자신과 다른 사람이 다칠 수 있다.

얼마나 스마트해지겠다고 앞을 보고 사람을 봐야할 시간조차도 액정속에 들어가있는지 모르겠다.

어떤 고상한 가치관을 갖고 있고 얼마나 사회에서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들인지와는 상관없이 사람과 사람이 부딪히는 공간에서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람이라면 얼굴에 푸른 액정을 비추며 다니는 위선자(또는 헛똑똑이) 좀비들이라고 부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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