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냥이 무지개다리 건너다

두달이 흘렀다. 6월말에 길냥이녀석 근황을 올리고 열흘쯤 지나서 녀석이 갑자기 무지개다리를 건너가버렸다. 7월 9일에도 녀석을 쓰다듬고는 동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는데 그 다음날에 훌쩍 그렇게 되어버렸다. 7월 10일 저녁을 주러 가보니 녀석은 늘 그렇듯이 내 차 밑에 웅크리고 있다가 나와서는 캔 사료를 한두입 먹더니 옆 물그릇으로 자리를 옮겨서는 가만히 물그릇을 보기만 하다가 다시 차 밑으로 기어들어갔다. 입가에 사료가 묻은걸 떨어내지도 못한 채 엎드려 있길래 녀석을 끄집어 내는데 털이 한웅큼 빠졌다. 가만히 세워놓고 보니 몸엔 힘이 하나도 없고 초점없는 눈으로 휘청이다가 이내 엎드려버린다. 낌새가 이상했으나 볼일이 있어 자리를 비웠다가 2시간뒤에 와 보니 녀석의 상태가 더 안좋아졌다. 숨은 쉬고 있으나 불러도, 만져도 반응이 없다.

급하게 빈 종이상자를 하나 가져다가 녀석을 담아 동네 동물병원으로 달렸다. 병원에 가서 체온과 생체반응을 본 의사는 지금은 숨만 붙어있는 상태라 한다. 진료대에 올려놓고보니 이미 녀석의 몸상태를 알았는지 개미들이 잔뜩 꼬여있었다. 의사 왈, 어디가 문제인지는 검사를 해봐야하는데 비용은 50만원이다, 물론 결과가 나온다고 해서 치료가 가능하다는 보장은 없다. 다른 고양이,강아지들도 입원해있기 때문에 병명을 알 수 없는 길냥이를 입원시킬 수도 없다고 한다. 의사는 조심스럽게, 너무 상태가 좋지 않다며 절망적인 진단을 내렸다.

아내는 펑펑 목놓아 울었고 나는 의사에게 알겠다고 하고 다시 고양이를 상자에 담아 나왔다. 집근처까지 와서 아내를 달래서 집에 먼저 들여보냈다. 처음 녀석을 만났던 수풀로 가서 녀석을 꺼내 놓았다. 녀석은 아마 어둡고 편안한 곳을 찾아가 그날 밤에 짧은 길냥이의 삶을 마감하고 무지개 다리를 건넜을 것이다.

길냥이의 삶이란 늘 불안하고 위태로운 것이긴 하지만 그걸 알고 있다하더라도 슬픔이 덜 한것은 아니다. 녀석과 함께 했던 2년은 “밖에서 키우는 우리 고양이”가 있던 시절이었다. 다시 경험할 수 없는 추억을 남기고 간 녀석에게 고맙고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