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꺾고 간다”

지금 같이 일하는 실장이 자주 쓰는 표현중에 다른 사람한테서는 들어본 적이 없는 “한번 꺾고 간다”는 말이 있다. 몇달간 겪어보면서 저 말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보니 이런 경우에 사용한다.

  • 체크포인트가 없으면 일정이 마냥 늘어질 수 있으니 한 단계를 종료한 후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자.
  • 의견일치가 되지 않고 혼란한 상황을 한번 정리하고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자.
  • 이슈(문제)를 안고가지 말고 해결하고 가자.

저 말을 들을 때면 마치 안에 들은 가느다란 유리관을 깨뜨려서 연두색,주황색 빛이 나게 한 다음 손목에 두르는 플라스틱 튜브를 꺾는 기분이 든다.

철도 입장권

기차역에서는 승차권말고 입장권이라는 것을 판다. 매표소가 아닌 안내소(?)쯤에서 500원에 팔고 있는 이 표를 들고서는 승강장까지 들어가서 배웅할 수 있다. 만약 승차권이나 입장권이 없다면 대합실에서 승강장으로 나가는 개찰구를 지나가서는 안된다.

처음에 입장권에 대한 생각은 기차가 도착하기 10분전부터 승강장으로 갈 수 있도록 개찰구가 열리게 되어 있으니 그때까지는 대합실에서 함께 있다가 적당한 시간에 늦지 않게 입장을 하면 되니까 결국 입장권은 “이별의 순간을 최대 10분정도 늦춰주는 표”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입장권을 사서 승강장까지 따라내려가서 배웅을 해보니까 단지 “이별 순간 지연효과”외에 다른 느낌이 들었다.

열차가 승강장으로 들어오기 10분전이건 5분전이건 떠나는 사람이 개찰구로 들어가며 배웅한 사람과 손을 흔들며 이별을 하고난 후 각자 한명은 승강장 또 한명은 집이든 다른 곳으로 간다. 승강장으로 들어간 사람은 떠나는 사람인데 이 사람은 이별의 순간이 지나고나서도 기차가 도착해서 승객을 다 싣고 출발하기 전까지는 여전히 떠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대합실에서의 배웅은 이별의 의식은 치뤘으나 결국 떠나는 자는 떠나지 못하고 있고, 떠나 보내는 사람이 먼저 자리를 뜨는 순간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었다. 어찌보면 다소간 불안정해 보이는 상황이자 미완성의 절차로 느껴진다.

승강장까지 내려가서 열차에 탑승하는걸 보고 자리가 어디쯤인지 확인하고, 짐을 선반에 얹거나 바닥에 두고, 겉옷이 있으면 잘 건사해서 편안히 앉는 것까지를 지켜본다.

자리를 잡은 후엔 비록 말은 서로 안들려도

‘어여 들어가’
‘ 가는거 보구’
‘ㅎㅎ’
‘ㅎㅎㅎㅎㅎㅎ’

하며 어색한 미소와 휘적거리는 손짓으로 치루는 짧은 작별의 순간은 대합실에서 하는 이별에서 끌어내지 못했던 애틋한 감정을 더 이끌어 낸다.

열차가 덜컹하고 움직이기 시작하면 냄비에서 국이 끓어 넘치며 치이익 하는 소리를 들은 것처럼, 휭휭거리는 바람소리에 방문을 괴어놓을까 망설이던 참에 꽝 하고 온집안에 흔들릴 정도로 문닫히는 소리를 들은 것처럼, 진작 더 부지런히 손흔들고 더 웃어보일걸 하는 아쉬움이 밀려오고 더 큰 손짓으로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아쉬움을 흩어보려한다.

입장권 500원이 합리적인 가격인가를 생각해보면 고개를 갸우뚱할 수 밖에 없지만 서로간에 행복과 배려를 느끼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느끼는 비용으로 본다면 크게 아깝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다.

홍대앞 한스소세지

[2011년 11월 11일 업데이트] 어제 갔었는데 한스소세지 없어지고 그 자리에 커피점 인테리어 작업중이었습니다. 방문하시려던 분들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홍대정문에서 정문을 바라보고 왼쪽편으로 100미터쯤 될라나 가다보면 길 왼쪽에 보이는 소세지집이다. 건물이 약간 인도로부터 들어가 있어서 딱 그 건물앞까지 가기 전까지는 저멀리 보이는 벽면 간판같은걸로는 찾기 어렵다. 그렇지만 건물의 1층 전체가 그 집이니까 가게 앞을 지나가기만한다면 찾지 못하는 일은 없다. (다음지도 로드뷰로 보기)

이 집의 특징중 하나는 차가운 주석잔에 맥주를 내온다는 것. 처음 나올때는 거품이 잔 위를 덮고 있지만 정말 몇십초안에 거품이 다 사라져버린다. 주석잔의 특징인지는 모르겠다. 맥주잔에 거품이 살짝 덮여야 탄산이 빠져나가지 않아 맥주가 맛있다고 하는데 탄산 빠지기 전에 다 마셔버리니 크게 상관은 없다.

이게 아마 차가운 소세지 모듬인가? 뭐 그런걸거다. 우리가 가면 주로 시키는 것. 우선 소세지 한장을 집어 앞접시에 놓고 얇게 저민 양파를 얹고 양배추채친걸 소스에 버무려 올린 다음 샥~ 쌈처럼 싸 먹는 것.

이것이 소스. 흰색은 약간 마늘향이, 붉은색은 케첩향이 나는 듯한 느낌. 둘다 골고루 휘휘 뿌리면 된다.

대충 크기가 이정도라는걸 알 수 있도록 공중부양샷. 사진 윗쪽에 보이는 아이폰으로 안주 크기 가늠.

먹다가 양배추와 양파가 모자르면 더 달라고 하면 더 준다. 안주를 아껴먹어서 그랬나? 안주 하나 시켜놓고 다섯명이 500cc를 열두어잔 마셨는데 마지막에 안주 접시에 소세지 한장 남았다.

할인 안받을테니 커피주세요

지하철역에 내려서 회사 걸어오는 중간에 메이커 빵집이 하나 있다. 이 빵집에서 요즘 판촉행사를 하는데, 지하철 역 안에 걸려있는 매장 안내 포스터 사진을 찍어오면 5천원 이상 구매시 매장에서 2천원에 판매중인 커피를 무료로 준다는 것. 2500원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켜도 되는데 이건 샷을 하나만 넣는단다.

아까는 4300원짜리 샌드위치 하나와 800원짜리 페스츄리속에 햄 끼워넣은 빵 하나를 사서 5100원어치를 집은 다음 계산대에 내밀고, 이벤트 사진을 찾아내어 보여줄 요량으로 핸드폰 앨범을 뒤적이고 있었다. 계산하는 분이 이동통신 멤버쉽인지 캐쉬백인지 적용되서 4천 500원인가 얼마라고하길래 혹시나 싶어 사진을 보여주며 커피 주는건가요? 물었더니만, 할인 후 실제 지불 금액이 5천원을 넘어야만 커피를 준다고 한다.

할인해줘도 할인금액만큼 제휴사로부터 정산받으니 상관없을거 같은데 그때도 업체간 수수료 부분에 대한 계산이 들어가서 커피는 안준다는 것 같은데…

“할인해주지말고 그냥 계산해주세요.”라고 말해서 500원할인 안받고 2천원짜리 커피 한잔 받아서 나왔다.

계산대에 빵 내밀기 전에 미리 핸드폰 사진부터 보여주고 시작했으면 계산하던 분이 미리 이런 방법을 알려줬을까? 궁금하다.

MS 마우스 교체

작년 여름에 산 MS의 블루투스 노트북 마우스 5000, 일년여간 별 말썽없이 잘 동작하더니만 점심먹고나서 휠이 헛돌기 시작한다. 처음 헛도는걸 감지한 이후로 동작시간 중 90% 이상 헛도는, 즉 사용이 불가능해질때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10여분? 매우 빠르게 망가져버렸다. 흠.

용산 나진전자월드 6층의 MS A/S에서 바로 교체받았는데 제조년월은 2010년 6월 제품. (고장난건 2009년 5월 제조)이다. A/S 3년은 교체받은 제품에 새로 부여되지 않고 기존 제품의 A/S기간을 승계한다. (즉 2012년 5월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