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대로 흔들고 해석한 업보

어제 팀원들과 맥주마시러 갔을 때 생긴 일.

맥주를 3000cc 피처로 주문한다길래 이미 1차를 마시고 온터여서 2천cc 짜리를 시키란 의미로 일단 손을 절레절레 흔들어 보인 다음 (아냐아냐. 그거 말고..) 이어 손가락으로 V자(2000 cc로..)를 만들어 흔들어 보였다. 맥주를 주문하려던 팀원은 OK~ 알았다는 신호를 보낸 후 주문을 하였는데…

잠시 후 나온 맥주는 3000cc 두개였다. 3천 하나도 많다고 2천으로 줄이라는 건데 결과는 처음 의도의 3배인 6000cc가 나와버린 셈. ㅋ 이유는 손가락 두개를 펴서 흔든게 2천씨씨가 아닌 (3천씨씨) 2개를 시키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던 것. 자리가 소란스러워 말하는건 들리지 않고 그저 흔드는 손가락만 보고 그 정보로부터 상황을 판단 했던 것. ㅎㅎ


[문제의 3000cc 피처 두개]

오고 갈 데이터에 대한 정의도 없고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확인,정정도 없는 이런건 소통도 아니고 뭤도 아닌 경우다.

그 댓가는 결국 예상보다 3배나 많은 맥주 배터지게 마시고 나오는 수 밖에…. -_-;;

20년전 전화번호 수첩

퇴근하고 뜬금없이 서랍정리하다가 나온 낡은 전화번호수첩.


맨뒷장 안쪽에 그려진 지하철 노선을 보면 서울 1~4호선까지 그려져 있고 금정부터 사당까지는 빗금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한쪽 구석에 “사선부분은 1992년 개통예정노선”이라고 되어 있다. 그렇다면 1990년이나 91년 뭐 대략 이 시기에 쓰던 수첩이었다보다.

대부분은 동창들이거나 PC통신 동호회 친구녀석들이고 간혹 추측할 수 없는 이름이나 닉네임들이 보이기도 한다. 연락처는 삐삐번호 반, 집 전화번호 반인데 그 시절에도 딱 한명 011로 시작하는 번호, 그러니까 핸드폰을 쓰던 친구도 보인다.

그 시절에 PC통신 쓰던 녀석들이면 그동안 이쪽 바닥에서 직접 마주친 적은 없어도 한두다리 건너서 스쳐지나간 녀석은 몇 되겠지?

그나저나 아직 그 시절 동호회 친구중에서 꾸준히 연락하고 사는 녀석은 두명인데, 이 녀석들 전화번호는 오히려 이 수첩에 없다는게 희한한 일이다. ㅎㅎㅎ

QR코드와 짧은 URL

URL이 길더라도 이를 QR코드로 생성하는데는 별 문제가 없다. 다만 QR코드 자체가 복잡해지고 커지는 현상은 일어난다.

예를 들어 아래 네이트 게시물 중 한 URL 값을 예로 들어보자.

http://newscomm.nate.com/board/view?bbs_grp_gb=TVDRAMA&bbs_sq=1297&ctgr_cd=IMPRS&tvpro_sq=61&post_sq=2648328

이를 QR코드로 만들면 아래와 같다.

바깥쪽의 Quiet zone을 포함하여 가로x세로 51칸짜리 코드가 생성되었다.

그런데 이 주소를 URL을 줄여주는 서비스를 이용하여 주소를 줄여서 QR코드로 만들면 아래와 같이 무척 크기가 작아진다. (여기서는 goo.gl을 이용하였다.)

http://goo.gl/ZISDj

가로 세로 27×27 규격으로 줄어들었다. 면적으로 치면 처음 긴 URL로 만든 QR코드의 30% 미만이 되었다. 이는 원본 URL이 길면 길수록 더 큰 비율로 줄어들게 된다.

QR코드의 에러정정능력이 무척 뛰어나긴 하지만 인식하는 장비가 대개 모바일이고 모바일의 특성상 이동 중에 촬영해야하므로 흔들리기 쉽고, 환경 ( 그림자, 반사, 조명, 인쇄매체의 물리적 공간)의 제약을 고려한다면 QR코드 생성시 긴 URL을 짧게 줄여서 표시하는 것은 여러모로 유리한 점이 있다.

유선 웹 상에서는 원래 URL을 알 수 없다는 이유로 URL줄여주는 서비스(URL Shortener)가 안좋은 시선을 받는 경우도 있으나, QR코드에 활용할 때는 QR코드를 육안으로 봐서야 어차피 원래 URL을 알 수 없으니 이 점에 대해서는 자유로울 수 있다.

가장 나쁜 주차

불법주차 중에서도 가장 몹쓸 주차는 인도와 횡단보도에 차를 올려두는 것이다.

인도를 가로막고 있는 차 때문에 사람들은 사고 위험을 무릅쓰고 찻길로 돌아 다녀야한다. 유모차를 끌고 있거나 걷기가 불편한 사람들이라면 무척 고생스럽고 위태롭게 인도턱을 내려가서 차를 피해 다시 턱을 올라와야한다.

또한 횡단보도에서는 큰차가 앞을 가로막고 있어서 건너편에서 켜진 파란 신호등을 못보고 있다가 뒤늦게 급하게 뛰어건너는 바람에 도중에 빨간 불로 바뀌는 수도 있다. 또 횡단보도를 여러 대의 차가 막고 주차되어 있다면 좁은 틈새로 줄서서 건너다보니 시간안에 못 건너서 빵빵거리는 차들 사이로 종종걸음을 치며 뛰어야한다.

인도와 횡단보도 위 주차는 자기 편하자고, 자기 주차비 아깝다고 보행자들에게 불편과 교통사고 위험을 강요하는 파렴치한 행동이다.

비수면 위 내시경 후기

올해 회사 건강검진에서는 처음으로 위 내시경을 받아보기로 하였다. 여태까지 위검사는 흰 페인트같은 약을 마시고 기계위에서 엎드렸다가 누웠다가 뒹굴렀다가 하는 위조영술만 받아왔었는데, 지시사항에 따라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는 과정이 은근히 번잡스러운데다가 한번도 내시경을 받아보지 않았다는 이유로 늘 찜찜함은 있던 터였다.

대장내시경은 수면으로 지난 번에 해본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 위 내시경도 수면으로 할까, 하고 내심 생각하고 있다가 근처 동료들에게 물어보니 비수면 위 내시경도 할만하다고 하는 사람이 있어서 (지금 곰곰히 생각해보니 비수면 위내시경을 강력추천한 사람은 한 명이었던것 같다 -_-;;) 비수면에 도전해보기로 하였다.

지난 번 수면대장내시경 경험을 되새겨보니 비몽사몽 취한 상태로 한두시간 누워있어야하고 하루종일 그 기운이 남아 있어서 하루를 어리버리하게 보낸 기억도 비수면에 도전하게 된 이유 중 하나. 비수면은 그냥 꾹 참고만 있으면 5분안에 끝난다고 하니 정신줄 놓지 않아도 되고 시간도 아낄 수 있으니 비수면 상태에서의 고통과 불쾌감만 견딜 수 있다면 손해보는 장사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사실 그거다. 얼마나 고통스러울 것인가. 얼마나 헛구역질을 하며 침을 질질-_-흘릴 것인가 하는 것.

인터넷에서 여러 후기와 댓글을 찾아보니까 비수면을 추천하는 경우는 5%~10% 정도, 나머지는 죄다 수면으로 하길 추천하는 것 같다. ㅎㅎ 은근 불안감은 커져가고. 아무튼 검진날 아침이 되어 병원에 갔고 다른 검사들 다 끝나고나서 마지막으로 내시경을 하는 순서가 되었다.

위 속 거품을 없애는 약이라면서 일회용 소주잔으로 물약을 한잔 준다. 그냥저냥 마실만하다. 주사 한대 맞는단다. 위장의 움직임을 느리게 하는 주사란다. 꽤 따끔하다.

주사맞고 나와서 대기실에서 5분쯤 기다리고 있으니 이제 안으로 들어오란다. 그 와중에도 많은 사람들이 바퀴달린 침대에 눕혀져서 회복실로 이리저리 끌려다닌다. 수면 내시경을 한 사람들이다.

내시경이 들어갈 때 자극을 덜 느끼라고 목구멍에 마취약을 뿌릴건데 따갑고 쓴맛이 날거란다. 긴 대롱이 달린 스프레이를 목구멍에 대고 칙칙 뿌린다. ㅋ. 따갑고 쓰다. ㅎㅎ 잠시후 목구멍이 뻐근하면서 뻑뻑한 느낌이 난다. 간호사 한명이 케이블이 달린 시커먼 장치를 들고 들어온다. 어느 SF영화에서 본 우주괴물의 몸뚱아리에서 한 부분을 뜯어낸 것 같기도 한 괴상한 모양을 하고 있다. -_-;

침대에 베개를 베고 옆으로 누우란다. 머리맡엔 부직포 같은 천이 깔려져 있다. 입에는 둥그런 구멍이 뚫린 플라스틱 뭉치를 물린다. 내시경을 조작할 때 입을 오무리면 안되니까 그 구멍을 통해서 내시경을 넣을 요량일게다. 숨은 천천히 크게 쉬란다. 코로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쉬는 것이다.

운명의 시간이 왔다. 간호사가 뒤에서 머리를 붙잡고 의사가 내시경을 집어 넣는다. ㅋ. 목이 잠시 이물감이 느껴지더니 이야 쭉쭉 잘도 들어간다. 이건 마치 해수욕장에서 신는 쪼리 슬리퍼 한켤레를 목구멍으로 삼키는 기분이다. ㅋ 기분이 유쾌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토할만큼 고통스럽지도 않았다. 그저 목구멍과 식도, 그리고 뱃속에 뭔가 낯설고 거친 물체가 꿈틀대고 있다는 느낌뿐.

속으로는 연신

‘와! 푸하하. 이 녀석 이거 장난이 아니잖아. 미치겠군~ 살살 넣으라고! 이 망할 자식아!’

라거나..

‘오우! 젠장. 뭐지 대체 이 느낌은?! 제기랄. 환장하겠군…아압~ 푸흑. 적당히 해! !!!’

같은 생각이 들었다. ㅋㅋ

카메라가 달린 케이블을 넣었다 뺐다 하면서 촬영을 하는데, 의사가 손으로 쥐고 들락날락 하는 거리가 생각보다 길어서 좀 놀랐다. 뱃속에선 의사의 손놀림에 맞춰 쿨렁쿨렁 장기를 건드리는 느낌이 나고. 그리고는 한 2~3분 정도 한 것 같은데 다 끝났단다. 내시경을 뺄 때도 역시 넣을 때처럼 쪼리 슬리퍼가 후두두둑~ 딸려 나오는 느낌으로 마무리.^^;

음. 비수면 내시경을 해보니 역시 사람에 따라서는 매우 불편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평소 모험을 즐기고(ㅋㅋ) 정신줄 놓는게 싫고, 까짓거 눈 딱감고 2~3분 참을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충분히 시도해볼만하다. 게다가 속된 말로 똘끼있고 비위가 강한 편이라면 한번 도전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