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중 회사 인트라넷에 올라온 공지사항

기록적인 폭우속에서 오전에 사내게시판에 회사의 인사,교육을 담당하는 인재개발원의 부서장 이름으로 올라온 공지사항.

안녕하세요? 인재개발원장입니다.

구성원 여러분, 어제 오늘 폭우로 출퇴근에 어려움이 많으시죠?
혹시 가정에 비 피해는 없으신가요?

맡은 업무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고 빗속에서 고군분투하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안전과 가정의 평화가 더 중요하겠죠.

따라서 회사에서는 오늘, 내일 출퇴근 시간을 구성원 개개인의 사정을 감안하여 자율적으로 운영하기로 하였습니다.

전사 조직장들에게는 이미 공지가 된 사항이므로 부담 갖지 마시고 자신과 가족의 건강과 안위를 먼저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혹시 집안에 침수 피해가 발생한 구성원이 있으시면 즉시 회사 (HR팀)로 신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회사에서는 여러가지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공지 후 집이 수해 피해를 입었거나 입을 우려가 있는 사람들, 장거리 출퇴근 하는 사람들부터 일부 퇴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공지를 본 사람들은 –당연한 말이지만– 무척 기분이 “업”된 상태.

배려받고 있다,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중 하나이고 이를 만족시켜주는 태도는 환영받는게 당연하겠지. 물론 경영진의 메세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는 현업에서 맞닥뜨리고 있는 부서장들이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것이 필요할테고. ^^;

연습장으로 쓸 신문용지 A4 구입

이러저런 디지탈기기들이 있긴하여도 회의 때 메모하는데에는 역시 종이가 빠르고 편리하다.

적은 메모를 정리하여 메일로 보내기도 하고 캘린더에 써 넣거나 GTD로 옮긴다. 문서를 만들어야하면 문서 종류에 맞게 업무용 위키나 워드파일, 아니면 구글닥스에 새 항목을 만든다. 돌이켜보니 이렇게 하고나면 처음 메모했던 수첩은 다시 펼쳐보는 일이 없었다. 노트를 계속 펼쳐보며 업무에 활용하는 것도 아닌데 굳이 비싼 노트를 사야할까 싶어서 신문용지 A4용지를 한 상자 구입했다. 가격은 2500장에 만원 안팎. 배송비는 따로다.

물론 재생지가 나무는 덜 베어내겠지만 수집한 폐지를 다시 종이원료로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화학약품을 사용하는지 알기는 어렵다. 해외에서 가져오는 30장짜리 재생지 노트는 천원이다. 그렇지만 화석연료를 때며 연기를 내뿜으며 거대한 배로 몇달을 실어오는게 과연 환경을 위한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 (물론 폐지도 수입한다.)

생나무를 베어내어 만든 종이도 아니고 배타고 실어온 완제품도 아니고, 그리고 값도 싸고, 또 색깔도 눈이 편안하고… 라는 이유로 일단 자기 위안을 삼는다.


[신문용지 A4 2500장 한상자]


[포장을 뜯으면 500장 단위로 헐렁헐렁한 비닐에 담겨있다.]


[이렇게 클립보드로 묶어서 쓰면 된다. 옆의 흰종이는 색깔 비교를 위해 올려둔 일반 복사용지다]

검정바탕에 흰 QR코드?

얼마 전 받은 어떤 IT관련 행사 초대장은 꽤 짙은 푸른색 종이였고 뒷면에 흰색으로 QR코드가 프린트 되어 있었다.


[초대장 사진]


[뒷면에 인쇄된 QR코드]

스마트폰에 설치된 몇몇개의 QR코드 앱으로 읽기를 시도했으나 인식하지 못하였고 혹시나 해서 덴소웨이브의 앱으로도 해봤지만 읽지 못하였다.

QR코드의 바탕 영역과 코드 영역에 대한 규정을 찾다가 이러한 글을 찾았다.

2D Codes for Global Media > Do QR codes only work on a white background?

여러 이야기를 종합해보고 내린 결론.

“QR코드에서 바탕 부분과 코드 부분의 색깔은 중요치 않다. 콘트라스트(대비)만 명확하다면 검정바탕에 흰코드도 상관없다. 다만 나와있는 많은 앱들이 흰(밝은)부분을 바탕으로 검정(어두운)부분을 코드로 인식하기 때문에 여러 앱으로 충분한 테스트가 필요하다.”

위 초대장의 QR코드 사진을 역상+회색톤으로 바꾸면 아래 사진과 같은데 이 코드는 (테스트해보면 알겠지만) 여러 앱으로 문제없이 읽혀짐을 확인할 수 있다.

[역상으로 바꾼 초대장의 QR코드 사진]

처음 이 초대장을 받았을 때 (2011년 5월초) 해보니 설치한 앱들 모두가 초대장에서 코드를 인식하지 못하였는데 오늘(2011년 7월1일) 해보니 그때와 다르게 쿠루쿠루는 인식을 하고 있다.

기술사양에서 정의한 것이 프로그램에 완벽하게 구현되진 않는다. (CSS나 HTML만 봐도 그러하고…)

그래서 담당자는 스펙대로 만들었기 때문이라거나, 자신이 쓰는 장비에서 자기가 쓰는 SW로 잘 된다는 이유로 그대로 제품을 출시해선 안되고 사용자 환경에서 테스트를 해 보고 문제없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다.

이 일이 잘되고 있는지 확신이 없다면 확인할 것.

서비스,사업이 다루고 있는 전문분야에서 오히려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있다. 그 중 스팸방지를 해준다는 업체 덕분(?)에 더 많은 스팸을 받게 된 사연은 지금 생각해도 이른바 전설의 레전드였고…

이달초에 어느 인터넷 보안회사 홈페이지 pdf 자료를 다운받을 일이 있었다. 웹,DB,금융 보안쪽 보안을 다루는 그 회사는 pdf다운로드를 위해서 이메일을 요구했고 이에 응한 후 자료를 다운 받았다. 예상은 했지만 서너주 뒤에 그 회사 마케팅 부서로부터 광고성 메일이 왔고 해당 담당자에게 “더 이상 관련업무를 하지 않으니 메일 주소를 삭제해주세요.”라고 회신하였다.

첫 마케팅 메일을 받은게 10시 6분, 이메일 삭제요청 메일 보낸것이 5분뒤인 10시 11분. 그런데 기대하지 않았던 담당자로부터 회신이 또 5분뒤 10시 16분에 도착했다. (오!)

안녕하세요
**시큐리티 마케팅 담당자 입니다.
해당 정보는 안전하게 파기 하였습니다.
회신 감사 드립니다.
기분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경험상 광고성 메일 수신거부 의사에 대해 처리 및 회신을 받은 것은 정말 수백번 보내봐야 한두번 받을까말까한 매우 드문 경우다. 으음..

뭐 그렇게 끝났나보다 하고 살아왔는데.. 문제는 어제… 해당 업체에서 또 마케팅 메일이 날아온 것이었다. -_-;; 이건 정말 늘 이런 식이다. 예상 대답도 다 안다. 삭제한 데이타가 동기화가 안되었다거나 프로그램이 오동작했다거나 말이다.

그때 회신 보내왔던 담당자에게 전화해서 여차저차 설명하니 자신이 당시에 놓친 부분이 있던것 같다며 메일링업체에 다시 요청하면서 참조인에 나를 포함해서 보내겠다고 한다. 어떻게 하나 구경도 할겸 그러시라고 했다.

보안업체 담당자가 메일링 업체에 보낸 메일

안녕하세요 이** 대리님
**시큐리티 이**입니다.
개인정보에 대한 삭제가 필요한 건이 있어서 전달 드립니다. 데이터 내에서 삭제 부탁 드립니다.(하단에 표시)
빠른 시일 내에 부탁 드리고 전체 회신으로 확인 메일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기분 좋은 오후 시간 되세요^^

그래도 처음에 파기했다는 정보가 대체 뭘 파기했다고 한건지는 이해불가. “파기”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할 듯.

메일링 업체에서 날아온 회신.

안녕하세요. 대리님.
이 건은 정**대리와 communication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 드림

이뿅뿅 대리라는 분이 이렇게 회신 보내고 끝냈는지 아니면 이 내용을 정뿅뿅대리에게 전달했는지는 아직은 알 수 없는 상태. (다른 얘기지만, 보통 이럴 때는 메일에 “정뿅뿅 대리에게는 제가 메일을 전달하였습니다. 이후에는 정대리와 상의하시면 됩니다.”라고 하는 편이 좋다.)

이후 메일링 업체의 정** 대리로부터 메일 도착. 전달이 되었나보다. ㅎㅎ 그런데 이 메일이 대박이다.

안녕하세요. ***의 정**입니다.
캠페인 발송 이후에는 내부적으로 진행되는 로직이 있어서 해당 고객은 삭제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목적이 추후 캠페인 대상에서 제외하고 싶으신 것이면 해당 고객의 정보에서 수신거부 체크하시면 됩니다.
이번에는 직접 처리해 드렸으나 추후에는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처리하시면 됩니다.

데이타 삭제는 할 수 없게 되어있단다. ㅎ 그리곤 메일 하단에 내 개인정보가 들어있는 메일링 리스트 관리 프로그램 내에서 (데이타 삭제가 아닌!) 수신대상에서만 제외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캡춰가 첨부되어 있다. 결국 처음 마케팅 메일을 보내왔던 보안업체 담당자는 내 요청에 따라 개인정보를 폐기했다지만 내게 거짓말을 했거나 또는 정말 메일링 업체에서도 폐기되었는지를 확인하지 않았던 셈이다.

수신인에 나도 있었으니, 보안 솔루션 업체 담당자도 메일받고 아차! 싶었겠지. 아마 메일링 업체 정**대리라는 양반이랑 전화통화를 하던지 했나보다. 정**대리로부터 다시 메일이 날아온다.

안녕하세요. ***의 정**입니다.

해당 고객이 캠페인 수신거부가 아니라 데이터 삭제를 요청하셨다고 하니 데이터베이스에서 직접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전화 주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

메일링 업체에서 정말 지웠는지 안 지웠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저 저 메일 또한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짜고하는 연극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고.

마치 “오빠, 사진 받아요”하며 날아온 메일 속 exe첨부파일을 열기전에 반드시 메일 보낸 사람에게 첨부파일이 뭔지 물어보고 열어야하는 것처럼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잘되었군!”이 아니라 “잘 되는것 같군”, “이렇게 하면 보통 된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 과정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파기한 것이 정말 잘 파기되었는지, 파기되지 않은 사본은 없는지, 해당업체의 파기 업무에 대한 신뢰는 확보되는지, 파기에 대한 로그 파일은 확인이 가능한지 등 말이다.

담당자 입장은 안타깝지만 얼마나 꼴이 우스워졌나, 자신이 하고 있는 업무가 정말 제대로 동작하는지 아닌지 몰랐다는 것을 저렇게 공개적으로 까발려지다니 말이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