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막내가 보내는 스크랩 메일

팀 막내 사원에게 아침에 오면 그 전날 뉴스기사 중 우리 서비스와 관계있는 내용을 스크랩해서 팀원들에게게 메일로 보내도록 하고 있다. 1년쯤 전에 처음에 했던 사람은 기사 제목과 링크만 메일에 담아 보냈던 것 같다.

그 다음에 여러개 링크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기사 한두개만 맨 위로 올려서 서너줄 정도 요약을 한 형태로 한번 바뀌었고…

그렇게 한 몇달 했나보다. 이달초부터 신입사원 몇명이 팀에 새로 들어왔고 누군가 한명이 기사 스크랩 업무를 넘겨받았다. 처음 며칠은 이전 메일과 다르지 않고 같은 모양으로 메일을 보냈다.

지난주부턴가 메일 양식이 확 바뀌었는데 여태까지 위에서 아래로 목록처럼 구성된 페이지를, 업계소식, 서비스 소식, 응용 서비스 소식 이렇게 세 컬럼으로 구성된 표로 바꾸고 표의 각 칸에는 기사제목과 링크, 주요 키워드를 포함한 내용 일부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중요도에 따라 매긴 별점을 넣어서 보내오고 있다. 메일의 맨 아래에는 각 구분에 대한 설명, 별점 기준에 대한 꼬리말도 꼼꼼하게 붙여놓았다.

확실히 기존 스크랩 메일보다 눈에도 잘 들어오고 읽기 편해졌다. 반복적인 일상업무를 가치있게 만들고 평범했던 일을 중요하게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막내 신입사원은 그걸 시도하고 있고 가시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으니 이게 바로 그토록 자주 언급되는 “작은 성공의 경험”을 가지게 된 셈이다.

스크랩 메일은 어차피 귀찮은 일이다. 그러니 그러한 포맷의 업무를 신입에게 시켰던 것일테고. 그러나 다른 편으로 생각해보면 아침마다 팀 전체에게 메일을 쏠 수 있다는 건 작지만 일종의 미디어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무엇을 어떻게 담느냐에 따라 이 메일의 가치는 더 높아질 수 있고 결국 자신의 메일을 받아보는 모든 팀 동료와 상사 들에게 자신의 역량과 관심사를 자연스럽게게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이야기다.

왼쪽 앞주머니에는 사원증

생각해보니 얼추 10년도 더 전부터 그 사이 회사는 달라졌을지언정 휴일에도 사원증은 둘둘 말아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있다. 지금 회사에서는 거의 없는 일이지만 예전에는 서버 다운이나 전용선 접속장애같은 서비스 장애가 종종 있었고 그럴때면 휴일이나 야밤에도 회사에 뛰어나와 처리를 했어야 했던 것 때문에 사무실 카드열쇠로 쓰는 사원증은 꼭 챙겨놨어야 했다.

지금은 야밤이나 휴일에 급하게 사원증으로 사무실 열고 들어올 일은 없어도 그때의 습관이 남아있나보다. 휴일에 놀러나갈 때 새 바지를 갈아입어도 사원증은 왼쪽 앞주머니에 항상 옮겨놓으니.. ㅎ;

이벤트 진행시 방심하면 안될 치명적인 실수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서 이벤트를 열 때 드물지만 치명적인 실수를 하는 경우가 있어서 적어봅니다.

이벤트를 열려고 한다는 것은 서비스 제공자가 요구하는 행동 (응모, 참여, 구입 등…)을 한 사용자에게 선착순이든 추첨이든 경품을 지급할 대상과 기준을 정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벤트에 몇명이 참여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주최측이 정하는건 당첨자의 숫자이고 그에 맞는 예산을 확보한 후 유,무형의 경품을 당첨자들에게 나눠줄 실무적인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벤트 당첨자의 숫자를 제한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종종 우리가 보는 100% 당첨 어쩌고 하는 경품들의 예죠. 이런 경품은 당첨 경품이 추가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입니다. 다음 구매시 10% 할인권이라든가, 얼마 이상 구매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이라든가 재구매,재방문,신규회원가입 등의 조건을 거는 것들이지요.

그런데 이러한 고려없이 당첨자 숫자를 무제한으로 열어두는 경우, 특히 참여자가 들여야하는 노력이 간단하고 그에 반해 경품이 매력적인 경우에는 경품 응모자가 예상외로 폭주할 수 있습니다. 각종 경품 카페와 커뮤니티를 통해 이벤트 정보는 순식간에 전파가 되며 이벤트 참여자가 몰려들고 경품 당첨자는 처음 예상했던 당첨자의 수십배, 수백배 규모로 커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예산은 물론 당첨자 선정문제, 경품 지급 문제, 고객불만 처리등의 문제들이 생겨나게 되며 처리해야 하는 업무량은 산술적인 차이보다 더 커지게 되는데요 이것은 마치 80kg짜리 역기를 5번 들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400kg 짜리 역기는 꿈쩍도 할 수 없는 상황과 비슷합니다. 복잡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적은 수로 예상했었던 당첨자의 경우에는 존재하지 않았을 문제들이 새로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사실 이렇게 부작용이 생겨도 서비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면 좋긴 한데 대개 이벤트로 생겨난 트래픽의 99%는 이벤트가 끝남과 동시에 아주 빠르게 예전 트래픽을 회복합니다. 이벤트 카페,게시판, 경품 정보 사이트를 보면 하루에도 수백개의 이벤트가 올라오고 당첨정보가 공유됩니다.

진행하려는 이벤트가 경품만을 목적으로 빠르게 이벤트 과제만을 완료하고 서비스를 빠져나가는 사람들에게 장악되지 않을 수 있는지 세심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벤트를 기획할 때에는 “경품걸고 배너 노출하면 사용자들은 오겠죠” 가 아니라 지금 하는 이 이벤트가, 목표로 하고 있는 성과를 위해 의미있는 내용인지, 이 이벤트가 목표로 하고 있는 사용자들은 누구이며 그들은 어떤 식으로 이 이벤트를 알게 되고 무슨 생각으로 참여한 후, 주위에 왜, 어떻게 알릴 것인지 “말이 되는 이야기”가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