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뮤직 며칠 사용 후…

애플뮤직을 일주일정도 써보다가 어제 저녁에는 여태까지 아이폰에 저장하고 있던 모든 음원을 삭제하고 애플 뮤직 음악들로 채워넣었다. 말이 “채워넣었다”는 거지 사실은 곡의 목록만 들어있고 실제 파일은 음악을 듣는 순간 네트워크를 통해 스트리밍 되는 것이다. 음악이 내가 손에 들고 있는 장비 안에 전자적으로 저장된 것과 네트워크 저편에 같은 방식으로 저장되어 흘러나오는 것 사이에는 약간의 시간적 차이 말고는 구분하기가 어려워졌다.

폰에 저장해서 갖고 다니는 수십기가의 음악파일이면 하루 24시간 틀어서 일주일을 넘게 들을 수 있는 시간만큼의 음악인데 나는 고작 하루에 두세시간, 길어야 너댓시간 정도 음악을 들을 뿐이다. 하루에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빼고, 나머지 저장된 98% 음악은 그냥 공간만 차지하고 있는 셈인데. 뭐 듣고 싶은 음악을 선곡할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는 비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비용이라면) 애플 뮤직의 수백만 곡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을 가다 내 주머니속에 있는 폰을 꺼내서 음악 앱을 실행하고 ‘나의 음악’으로 들어가서 Oivia Ong의 A Girl Meets Bossanova 2를 터치하면 음악이 나온다는 일련의 과정에서, 이 음악이 폰에 저장되어 있던 것인지 애플서버에서 전송하는 것인지 사용자 입장에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마치 기차표를 스마트폰으로 구입했던지 홈페이지에서 예약해서 프린터로 뽑아가던지 아니면 역 창구에서 구입했던지 자동발매기에서 구입했던지간에 아무튼 ‘나는 오후에 그 기차를 타고 갈 수 있다는 점’에서는 동일한 것과 비슷하다. 과정과 절차는 다를 수 있을지언정 권리를 얻고 사용하고 결과를 얻는다는 면에서 말이다.

집 NAS에도 지난 세월(?)동안 mp2부터 시작해서 저장해둔 많은 음원들이 있지만 이걸 듣기 위해서는 늘 듣던 방식이 아니라 NAS로부터 음악을 스트리밍해줄 수 있는 별도의 앱을 실행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NAS에서 스트리밍해서 음악을 듣는 일을 없었다. 이런 불편함에 대한 문턱을 애플뮤직은 없앴고 기꺼이 기존 음원에 연결하는 방식 (내 장비의 저장장치에 저장하는 방식)을 버릴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무료기간이 지나고 3개월뒤 유료서비스가 시작되면 또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이용습관의 장벽은 넘었지만 비용에 대한 장벽도 넘을만큼 편리한가는 실제로 내 지갑에서 돈이 빠져나가봐야 알 수 있는 일이니까.

[업데이트]@2015/07/19
애플뮤직에서 추가한 맘마미아, 소울메이트OST, Music and Lyrics, Once 이렇게 네개 OST앨범이 앨범별 보기에는 나오지 않고 장르 > Soundtrack 으로 가야만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장르 선택을 기본 분류로 해두자니, 더 불편해지는데 Olivia Ong의 A Girl Meets Bossanova 1은 “재즈” 장르에, 2는 “보컬재즈” 장르에 들어가 있다. Marc Anthony 앨범은 “팝”과 “스패니쉬 팝”, 두 군데 중복으로 들어가 있다. 다이시 댄스의 더 지브리 셋 1은 “월드” 장르에, 2는 “댄스” 장르로 분류되어 있다. 이정도라면 무료기간이라도 꽤 인내심을 갖고 써야할 것 같다. 나는 그런 인내심은 없기에 조금 더 안정화가 된 뒤에 사용해보기로 하고 다시 로컬파일로 교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