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가 아닌데 블로그인척..

By | 2003-10-31

좋다. 포탈들의 블로그 홍수다. 아주 미어터진다. 블로그 인구가 몇천만명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되는데도 있고 안되는데도 있는걸 보자면.. 비회원 코멘트, 트랙백, 또 비회원트랙백, RSS피딩 뭐 그쯤…
다 되는데도 블로그라고 하고, 다 안되는데도 블로그라고 한다. 어린양들이여. 너희가 쓰는것이 바로 블로그이며 너희는 블로거로서의 자부심을 잃지말아라. 그리고 우리의 품안에서 행복을 느낄지어다. (“그리고 수익을 내는데 도움을 주길 바래…” 라는 말 생략)

동성애자가 있다. 성적소수자로서 나름대로의 인간의 고귀함과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또 그로인한 확신을 갖고 살고 있다. 예를 들어 여기 한 사이트가 있다.가칭 호X랜드. 이렇게 말한다. “동성애자를 이상하게 보는 시각을 고쳐야합니다. 그들도 전혀 나와 다르지 않은 사람들입니다.”라고. 좋다. 여기까지는 좋다.
그리고 동성애자들의 섹스 사진과 동영상으로 장사를 한다. 사실 이 사이트의 운영자들은 성적소수자들의 인권에 관심도 없고 사회적 편견을 깨려는 노력도 할 생각이 없다. 그저 그들의 캐치프레이즈가 장사에 도움이 되기때문에 하는 말일뿐이다. 이것이 결과적으로는 삐뚤어진 인식을 사람들에게 심어주게 될지언정 그들 스스로는 정당하다고 항변할것이다.

형식이 중요하냐. 내용이 중요하냐 라는 물음은 어찌보면 어리석은 질문이다. 형식과 내용이 다 맞아떨어져야 그 개념이 설명되고 실현되는 것이다. 사안에 따라서 비율과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그러면… 암만 뚫어지게 쳐다봐도 이건 진짜 블로그가 아니라 블로그와 비슷하게 생긴 모양의 장사밑천인데… 어찌되었거나 너도 “자칭”블로그이므로.. 블로그의 저변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구나…라고 내가 심정적인 그의 지지자가 되어야 하나? 내가 특별히 못되먹진 않았어도 배알이 꼴린다.
그런 블로그like한 것들의 사용자들에게 “사실은 말이죠…”라고 블로그의 교리를 전파하는 나는,
아마, “도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개무시하고 마는 사람들 (나 역시 개무시한다 -_-;; )의 꼴이 나진 않을까. 아니 그게 두려운건 결코 아니다. 나 역시 개무시하면 되니까. 게다가 나는 피식..하고 비웃을수 있는 (비록 내 맘속에만 존재하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권리가 하나 더 있지 않은가. 내가 생각하는 두려움 또는 망설임은 그들의 블로그LIKE한 것들이 월등히 우세한 자본과 마케팅과 이벤트로 그들의 시장 한 코너를 지원하고 있는데. 대체 이 반항이 어떤 점에서 의미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첫번째. 자기만족. 오케이. 자기만족. 그거 빼놓을수 없는거다.
두번째. ..뭐? 응? 말해봐. 뭐? 그들을 변화시킨다? 또는 그들의 손님을 비영리적이고 블로그정신에 충실한 진짜 블로그로 빼온다?? … 그래? 얼마나 빼올려고? 얼마나 빼올수 있을거 같애? 얼마나 포탈(사실은 토탈)을 변화시킬거 같애? 그들이 블로그 정신에 따라 움직일까? 아니면 돈을 따라 움직일까? 대답할 필요 없지. 명확하잖아.

블로그를 쓴다는게 이런것까지 고민하며 써야될만큼 가치있는것일까??

응 -_-;; 좋자나.. -_-;;

One thought on “블로그가 아닌데 블로그인척..

  1. nosz

    그런데 문제는 말이죠.
    형식과 내용의 정의에서 오류가 발생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블로그툴이 아닌 일반 게시판으로 만든
    자신의 홈페이지에(트랙백, RSS.. 그런 거 없습니다.)
    블로그스러운 글, 혹은 그림, 사진을 매일 업데이트한다면.
    (어느 분께서 ‘미니홈피보다는 스노우캣이 훨씬 블로그답다.’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그런 홈페이지라고 하죠.)
    코멘트는 허용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 사람이 다른 블로거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자신도 블로거라고 말한다면
    그곳은 블로그일까요? 아닐까요?

    그리고 그 사람이 블로그라는 것엔 관심도 없고 블로거들과의 소통도 않는다면 그곳은 블로그일까요, 아닐까요?

    술을 좀 마셨더니 머리가 깨질 것 같네요.
    횡설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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