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코스프레 촬영(의 모든것)

By | 2004-02-29

한달에 한두번정도 코스프레(이하 줄여서 코스) 촬영을 갑니다. 작년 4월 숭실대에서 있던 행사에 처음갔고.. 한 10여번쯤 간듯 싶군요.
코스에 가는 가장 큰 이유는

무료로 인물사진을 마음껏 찍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좀 미안한 감이 없지않아 있긴 하지만, 이 점은 코스하시는 분들(코스퍼, 코스어, 코프플레이어 등으로 불림)과의 Win-Win전략인 경우가 많습니다. 공개된 장소에서 일정을 공개하고 하시는 이유중에는 사진찍으러 오시라는 의도도 충분히 포함되어 있다고 봅니다. 외모가 출중하신 분들은 찍사들에게 인기가 많고 상대적으로 평범하신 분들은 인기가 적습니다. 인기많은 분들은 이미 찍사들과 안면이 있기때문에 한적한 곳으로 납치;;되어 촬영을 하기도 합니다. 인기있는 (미모가 좀 되고 활달한 성격…..과 90%정도의 동의어…) 코스어의 경우는 찍사분과 사복촬영을 하기도 합니다. 사복촬영이란 코스프레 행사장에서 찍는게 아니라 따로 개인적인 약속을 잡고 스튜디오나 야외에서 촬영을 하는것을 말합니다. 찍사는 여러사람에게 치이지 않고 얼굴이나 몸매가 좀 되는 분과 자유롭게 촬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게다가 대부분 페이가 없다!) 코스어분의 입장에서는 정돈된 배경에서 마음껏 찍힐;;수 있기때문입니다. 뭐 흔한 경우는 아닙니다만 그렇다고 아주 드문 경우도 아닙니다. 종종 있습니다. 서러운 경우지만, 똑딱이 카메라를 가진 경우는 성사될 확률은 메추리알에서 노른자가 3알 들어있을 확률과 비슷합니다.

코스프레는 찍히는 것을 잘 알고 있을뿐더러 찍힐 의도로 오신 분들이 많기 때문에 인물촬영을 하고자 하는 찍사분들의 좋은 촬영기회입니다. 게다가 코스프레가 주로 애니 캐릭터의 복장이므로 다양하고 화려한 복장을 촬영할 수 있죠.
촬영하는 법은 이렇습니다.

코스어에게 다가갑니다. “사진 좀 찍어도 될까요?” 라고 말합니다. 이 경우 99.9999999999999%의 확률로 “네” 라는 대답을 듣습니다. 그러면 그자리가 괜찮다면 그자리에서 찍지만 살짝 배경 괜찮은 곳으로 갑니다. 너무 먼데로 가면 곤란해요~~ 언제 봤다고 멀리 끌고 갑니까 -_-;; (파렴치!)
“이쯤이 어떨까요” 라고 하면…. 이 또한 99.9999999999999% 네.. 라는 대답을 듣습니다. 코스어가 포즈를 잡으면.. 찍습니다. 모든 사진이 다 그렇겠지만 인물사진은 연사를 해도 컷마다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가까이서 멀리서 옆에서 아래서… 많이 찍습니다. 다른 포즈를 부탁해도 되구요.
충분히 찍었나요? 그러면 메모지에 이메일주소와 캐릭터등을 적습니다. 왜냐구요? 나온 사진은 보내줘야지욧!!! 그건 매너입니다. 메모지에 연락처를 적을때 아마 뒷통수가 따가움을 느끼실겁니다. 뒤를 돌아보세요. 어느샌가 다른 찍사들이 둥그렇게 서서 찍고 있다가 잠시 멈춰 있을겁니다. 코스촬영이 그렇습니다. 한명이 찍기 시작하면 우루루 몰려서 찍어댑니다. ㅋㅋㅋ

마찬가지 방법으로, 처음부터 말걸고 찍기 뻘쭘하다면, 남이 찍고 있을때 옆에 꼽사리 껴서 찍기 시작하면 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찍사가 찍고 있는 한, 코스어는 먼저 자리를 뜨지 않습니다. 10명이 찍고 있는데 끼어들어서 찍다가 그 10명이 다 촬영을 마쳐도 코스어는 포즈를 잡아준다는거죠. 뭐 물론 늘 그런건 아닙니다만.. ㅋㅋ

코스촬영을 갔을때 주의점입니다.

간혹 복장의 노출이 심한 경우가 있습니다. 일본여고생의 바짝 올린 미니스커트 보신적 있으시지요? (아 물론 사진으로요;; )아주 흔합니다. 그냥 보이면;; 보이나보다..하세요. -_-;;찍진 마시구요.. 그리고 사진을 찍을때 어느정도 낮은 자세에서 찍을 수도 있지만 모델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포복샷을 하시면 곤란합니다. 더 노출이 심한 경우도 물론 있습니다만 여기서 묘사;;를 하는 것은 불필요할것 같구요.

포즈를 잡기전에는 찍지 마세요. 이건 좀 분위기 파악을 잘 해야하는 것인데.. 전 자연스러운 모습이 좋아서 간혹 도촬을 하기도 합니다만, 도촬을 싫어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 캐릭터의 특징있는 포즈를 취한 것만 찍히길 원하신다는거죠. 미리 양해를 얻는다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코스할때 못 찍고… 파장일때 한번 촬영부탁을 한적이 있었는데.. (사복으로) 옷갈아입어서 안되겠다고..거절 당한적이 두어번 있습니다.

코스촬영할때 이건 찍사들에게 불만인데… 코스에 여러번 나오고 코스어와 안면이 있고를 떠나서..간혹 무례한 찍사들이 좀 있습니다. 어차피 공원이나 행사장에서의 코스는 만인의 만인을 위한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촬영회같이 여기는 분들이 있습니다. 심지어 촬영하고 있는 코스어의 뒷쪽에 서있는 다른 코스어들에게 비키라고 소리치는 경우도 있더군요. “비켜요! 거기 배경인데 왜 거기 서있어요?” 라고…
자기한테야 배경이지만 다른 사람이 서 있을 권리가 있는 자리이기도 하지요. 그럴꺼라면 어디 스튜디오에라도 가서 찍으시던가…
또한, 이렇게 해봐라. 저렇게 해봐라…하면서 하대하는 말투로 포즈를 부탁하는것이 아닌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나 나이 좀 먹어뵘직한 찍사들이 그렇게 유난을 떨더라고요.

코스프레 촬영은 전문적인 모델도 아니고 성인모델도 아니지만 인물사진을 즐겁게 찍을 수 있는 기회임에는 분명합니다. 쫄지말고 일단 찍어보면 그 재미에 푹 빠질듯.

마지막으로…코스촬영을 하면서 느끼는건… 모르는 캐릭터가 너무 많다는겁니다. ㅠㅠ

3 thoughts on “(내가 아는)코스프레 촬영(의 모든것)

  1. 지니

    흠~ 지방에서도 이런행사가 종종 있으면
    좋겟다는…. 생각을 해봅니당…..흑흑?~

  2. Pingback: BLUEAT BLOG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