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붙이기로 하는 부탁이라니…

20년전 퇴사한 첫번째 회사의 동료로부터 자기네 회사에서 게임을 퍼블리싱하니 살펴보고 좋은 평점을 달라는 카톡이 날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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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복사&붙이기 메세지다.

재작년 그러니까 퇴사후 18년만에 이 친구가 처음으로 메세지를 보낸게 있다.

**** ***예요… 전번이 예전꺼 인거 보니 통화 안한지 오래 됐군요.^^;
IT 회사니까 클라우드서버 필요하지 않아요?
저희 ** cloud 총판이거든요.

페북의 내 프로필이나 일에 대한 이야기를 봤나보다.

18년만의 첫 연락과 그로부터 2년뒤의 메세지 모두 자기네 회사 상품 판매/홍보 메세지다. 나와 자신의 근황은 묻지도, 이야기하지도 않는다. 특별히 나쁜 감정은 갖고 있지 않은 옛 동료이긴하나 “부탁”을 받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라든가, 개인화라든가는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일방적인 메세지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적어도 ‘호프님 ~ 어디까지 소식은 들었는데 잘 지내고 계시느냐. 오랜만의 연락이 이런거여서 뻘쭘하지만 우리 회사에서 이번에 게임 퍼블리싱을 했다. 혹시 시간될때 한번 봐주면 고맙겠다…’ 정도의 레파토리면 어땠을까 싶다.

사실 페북에서 피차간에 좋아요나 댓글 같은건 나누지 않는 사이라도 자신의 비즈니스나 업무와 관련된 페이지의 좋아요를 요청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친구관계만 유지하고 있고 팔로우는 취소했을 수도 있겠다. 페북에서 좋아요 요청하고나서 또 구구절절 사연을 메세지로 보내는 것도 웃기고, 그냥 그러려니 하고 말았다. 먹고 산다는게 이런거구나. 자의든 타의든 나의 성공과 성과를 위해 이런 도움요청의 민망함과 망설임은 견딜만하되,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뭔가를 꿈지럭거려야하는 –그저 아이콘 터치하는 정도– 노력은 감당할 수 없는 것이로구나.

하기사 별 인사없이 청첩장과 계좌번호를 카톡으로 받은 이도 수두룩한데 이 정도쯤이야… ㅎ

그저 ‘이럴때 쓰려고 페북 친구 맺고 전화번호 저장해둔것이었구나’하는 씁쓸한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다. 친구들끼리 만나면 흔히 얘기하듯 1년에 상반기 한번, 하반기 한번은 봐야지, 처럼 뭐 1년에 한번은 서로간에 잊고 있지 않다는 신호를 보내고 나서야 그놈의 “간편한 도움요청”을 해도 되는게 아닌가 말이다. 설령 그렇지 못했다면 무신경하게 살았음에 대한 양해를 슬쩍 끼워넣어봄직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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