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한국수어, 수지한국어

9월초 수어 특강 중 내용 일부를 옮겨적어둔다. 강사는 한국복지대 수화통역과 허일교수였다. 비장애인으로서 수어를 배우는 입장에서 뒷통수를 맞는 듯한 느낌이었다. 허교수는 자신의 강의를 들은 사람들 중 절반은 화를 내고 절반은 눈시울을 붉힌다고 하였다. 내 경우는 후자였다.

  • 한국수어(Korean Sign Language, KSL)는 한국어가 아니다. 수지한국어(Signed Korean,SK)도 한국어가 아니다.
  • chodeunghakgyo는 알파벳으로 표현한 한국어이고 점자한글도 한국어다.
  • 수지한국어는 한국어이고 이것은 농인의 언어가 아니다.
  • “나는 예쁜 꽃을 좋아한다”를 나 + 예쁘다 + 꽃 + 좋아한다라는 수어단어 조합으로 해서는 안된다. 이것은 나는 예쁘고 꽃을 좋아한다 라고 해석되기 때문이다. 예쁜것은 꽃인데 “나”로 바뀌었다.
    마찬가지로 “나는 새 옷을 입은 친구를 만났다” 역시 나 + 새 + 옷 + 입다 + 친구 + 만났다 라고 하면 나는 새 옷을 입었고 친구를 만났다 라고 해석된다. 새옷을 입은 주체가 바뀌어 버린다.
  • 수지한국어(SK)는 문법이 없고 단어조합만 가르친다. (예: 예쁜, 예쁘고, 미(美), 예쁘니, 예쁘면을 전부 예쁘다로 획일화). 한국어 문장어순을 그대로 따르며 한국어 형태소마다 수어 단어를 대응시킨다.
  • 단어만 가르쳐서는 농인과 대화가 어려운데 주어, 동사, 목적어를 제대로 못 보는게 문제이다. 단어를 몰라서 대화가 안되는게 아니다.
  • 한국수어(KSL)과 한국어(K & SK)는 기울어진 운동장과 같다. KSL이 높은 쪽. 고로 K와 SK쪽으로 쏠림현상이 있으므로 KSL쪽으로 가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K & SK쪽으로 기울어지게 된다.
  • 한국수어의 특징은 공간을 활용하기 때문에 공간(위치, 방향)이 주어와 목적어를 알려준다. 또한 비수지적 요소 (표정, 몸의 방향…)가 중요한 구성요소이다. 손만 보고 눈을 보지 않으면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 한국수어는 어순이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이 말은 한국어의 어순을 따라도 된다는 말이 아니다. free from order이지 free order가 아님.
  • 수지한국어(SK)를 하는 사람은 수화를 못하는 사람이 아니고 한국어를 하는 사람이 뿐이다.
  • 그러나 모순되게도 농인 사회에서는 SK를 하는 사람이 KSL 사용자보다 더 수화 잘하는 사람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강의때 사용했던 프레지는 이게 아니었던것 같은데 아무튼 가장 비슷한 내용은 이 프레지를 참조.
한국어와 한국수어 -IL H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