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내와 동네 식당들이 모여있는 거리 일명 먹자골목이라고 하는 곳에서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에 발견한 표지판. 맨 위에는 “ㅇㅇㅇ 맛집거리” 라고 되어 있고 대충 가로 1.5미터 세로 1미터쯤 되는 철제판에 이 동네 약도와 식당을 비롯한 카페들의 위치와 이름이 표시되어 있었다. 상인회 같은게 있어서 갹출하여 만든건지 아니면 지자체에서 만든건지는 모르겠으나 이 무슨 쓸데없는 짓인지 모르겠다. 근처에 다니다보면 새로운 식당이 문 열었나 싶으면 닫았고, 바뀌어있기 십상이다. 대충 지도서비스의 거리뷰와 비교해보니 2024년 말의 상황을 반영한 데이터로 보인다. 안내판에 있는 가게 중 대충 30%이상은 이미 없어졌고 다른 가게가 들어와있거나 공실이다. 누가 보고 어떤 도움을 받으라고 이렇게 돈을 써서 만들었나 싶다. 오! 여기 삼겹살집이 있네? 하고 가보면 당구장인 것이다. 헛걸음하고 시간 낭비했다. 전문용어로 똥개훈련이라고 한다.
안내판 크기가 물리적으로 제한되어 있으니 지도에 동그란 표시와 가게 이름만 써 있다. 그러나 상호에 따라 무엇을 팔고 있는 곳인지 알 수가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까치집, 층층이, 찬가, 입안 행복가득… 같은 경우다. 안내판을 만드는건 쉽다. 처음 설치할 예산만 있으면 가능하니까. 그런데 이런걸 세웁시다! 하는 계획을 잡을 때 변동되는 가게들은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를 생각했으면 이렇게 방치되진 않았을터. 흔한 말로 ‘예산(또는 세금)이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이럴 때 하는 말일게다.
인도에서 보행자 공간 차지하고,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현실과 아무 상관없는 아무말 대잔치가 되어가며 점점 녹슬어가는 안내판… 이렇게 만들거면 그만 세워야하지 않을까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