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부모님께 AI 리터러시를…

어머니는 종종 카톡으로 받은 영상을 보내주시곤 한다.무슨 의사입니다, 무슨 박사입니다 하면서 건강을 위해 뭘 먹어라, 뭐는 먹어서는 안된다, 하루세번 이걸 꼭 해라, 우리가 몰랐던 뭐뭐 식재료의 정체 어쩌고 하는 영상들이다. AI로 생성되었지만 어르신들은 잘 눈치채지 못하시는 모양이다. 처음에는 이런 영상들이 근거도 없고 영상에 나오는 “사람”들도 허구로 생성한 가짜들이라고 말씀드렸으나, 자식들이 귀찮게 잔소리하는 것으로 받아들이시는 모양이다.

이번 명절에 방문했을 때에는 이 허구들이 얼마나 우습게 만들어지는지를 보여드리기로 미리 마음먹었다.. 어머니께는 같이 식사를 하다가 식탁에 올려둔 수저통 사진을 찍고, 잠시 후 수저통에서 빨간, 노란 꽃들이 환한 조명과 함께 피어나는 영상을 만들어 보여드렸다. 아버지께는 눈앞에 있는 딸기 접시가 빙글빙글 돌면서 고양이로 변하는 영상을 만들어 보여드렸고. 두 분다 지금 눈앞에 있는 사물에서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새로운 영상이 만들어진 것에 대해 놀라워하셨다. 1분전에 사진 찍는걸 봤는데 거기서 이렇게 쉽게 상상으로만 가능한, 티비 뉴스에서 가끔 나오는 영상들이 쉽게 만들어지는걸 보시고는, 말하자면 문화충격을 받으신 것 같았다. 부모님의 예전 사진을,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진으로 덩실덩실 춤추는 영상을 만들어 드렸으면 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람의 형상, 특히 본인 또는 가족처럼 매우 익숙한 사람의 얼굴이 등장하는 AI영상이라면 불쾌한 골짜기의 감정을 느끼실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할 것 같았다.

우리도 한창 때는 주작 글이니 판춘문예같은 가짜 사연에 울고 웃고 했던 일이 있었다. 지금의 AI 영상들은 상업적이고 전문적인 집단에 의해 창작되고 유포되는지라 그 세련되고 고도화된 컨텐츠 물량공세를 어떻게 구별해내야할지 걱정이다. 누구 말마따나 이제 우리들은 남은 생애에 보게될 모든 영상들이 가짜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봐야하는 시대를 살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구별해 낼수만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겠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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