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강령95 연애강령95 영업강령95

By | 2003-10-29

어느 블로그에선가 본 책이었고 주문해서 며칠전에 도착했다. 바빠서 펴보지 못하고 있다가 좀 뒤적거려보았는데…
예전에 호찬님이 블로그 컨퍼런스에서 얘기하셨던 것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기업들은 그들의 상아탑에서 내려와서 시장에서 고객들과 대화를 하라는 이야기. 아마도 그 수단으로써 블로그가 적합하다는 이야기를 하셨던걸로 기억된다. 어디 기업만의 이야기겠는가.

결국엔 “니 소리만 하지말고 남들하고 같이 이야기를 해라”는 이야기인데, 이건 결국 살아가는 이치에 대한 이야기다.
연애초기엔 약속시간에 맞춰나가서..저멀리 오는 연인을 보는순간에도 가슴이 쿵쿵거리고 얼굴이 발그레 해지지 않던가. 오늘 데이트는 어떻게 최선을 다해서 이 연인의 마음을 끌어볼까. 아니, 그렇게 할수 있을까? 가슴은 두근두근.. 손바닥엔 땀이 줄줄..
그러나 연애가 길어지면서 이런 흥분과 정성은 점점 사라져가는 경우가 많다. 더 많이 연인과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나눌지어다. 마치 블로그를 작성하고 코멘트를 달고 또 나의 코멘트를 달아가는 것처럼… (좀 무리한 비유인가? -_-;;)
영업도 마찬가지다.
조금전에도 보험영업을 하는 후배가 회사에 찾아왔는데 블로그 이야기를 해줬다. 보험영업을 하는 사람은 셀수도 없이 많지 않을까? 적어도 한두다리 건너면 한명씩은 있을것이고… 그들은 와서 자신의 보험이 가장 좋다고 이야기를 하고 보험가입을 권유한다. 그러나 막상 내가 A에게 보험을 들던지 B에게 보험을 들던지 그건 A와 B의 문제일뿐 나에겐 똑같은 일일 뿐이다. 왜? A라는 사람이나 B라는 사람이나 똑같은 팜플렛을 들고 똑같은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펩시콜라를 마시거나 코카콜라를 마시거나의 차이가 아니라 코카콜라 캔 두개중에서 하나를 골라 마시는것과 대체 무엇이 다르냐는 이야기다.
보험영업사원의 홈페이지도 아마 찾아보면 꽤 될꺼다. 거기에 자신의 홈페이지를 끼워넣지말고 “어떤 사람인데 자신의 일과 세상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의 블로그.. 참, 보험일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 그러나 대체 홈페이지에서 보험을 가입하라는 이야기는 눈을 씻고 찾아볼수 없는” 그런 (블로그) 사이트를 열고 운영을 하라는 말이다.
내가 그 블로그를 구독하고 있고 어느정도 인간적인 신뢰가 쌓인다면 (어차피 블로그의 분위기가 좀 따땃하고 므흣..한 분위기 아니던가.) 몇년만에 찾아온 후배에게 보험을 들어주기보다 (보험은 “든다”보다 “들어준다”는 말이 더 많이 쓰이는듯… 이렇게 찾아와주시면 여기저기 “들어주는”사람은 거덜난다.) 오히려 이 블로거 – Life Planner라고 불리우는 – 보험영업사원에게 보험을 들수도 있지 않을까? 이 사람은 보험을 팔기에 안달이난 사람이 아니라 그저 편안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람이고 내가 그 이야기를 들을때 “앗! 손님이군! 보험이나 하나;;;” 라고 압박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게 해주면 적어도 맨땅에 헤딩해서 보험영업하는것보다는 더 많은 우호적인 접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혈연, 지연, 학연만큼 NET연-_-도 점점 그 비중이 커져가고있으니까. (적어도 평화로운 시기에는…)

참, 책 이야기를 하다가 블로그 얘기로 빠졌는데.. 책 서두에 보면 95가지의 테제중에서 30번째 테제에 대충 이런 이야기가 있다. “브랜드 충성심은 연인관계와 같아서 눈깜짝할새에 떠나버리기도 하고 떠난 사람은 새로운 연인을 찾아간다..”라고 했는데.. 눈깜짝할새에 떠나간 연인은 진짜…기업보다 더 안타깝지 않냐… -_-;

있을때 잘하자…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