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일 저자는 약속을 지켜라!

By | 2003-12-04

올 초에 디카관련된 책을 하나 샀는데, 영 내용이 부실한겁니다. 그래서 독자리뷰에 혹평을 썼죠. 다행이 인터넷서점측에서 제가 쓴 리뷰를 등록시켜주더군요. 그리고 저자에게도 이 책을 돈주고 샀다는게 수치스러워서 책을 돌려줄테니 책 받을 주소를 알려달라고 메일을 보냈습니다. 저자에게서 메일이 와서 몇번 주고받고 하다가 대충 어느정도 선에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인터넷서점의 리뷰는 제가 삭제를 해드렸고… 저자도 다음에 집필할때는 좀 더 신경써서 하겠다고 하셨고..
어쨌거나 저는 이 책을 볼 가치가 없다고 생각되므로 저자께서 받지 않으시겠다면 출판사로 반납을 하거나 하겠다고 했더니, 그냥 초보에게나 주시고.. 대신 원하는 책을 한권 보내주시겠다더군요. 뭐 주면 받아야지요 -_-;; 디씨인사이드에서 나온 책에 인화권이 만오천원어치가 들어있으므로;;; 그 책을 달라고 했죠. 알았다고 하시곤… 그리고는..

문제는… 그 이후에 쌩까시네요 -_-;; 몇달인가 있다가 한번 메일 보냈는데 (이거 보내기 참 구차스럽습니다..-_-) 회신은 없고.. 그냥 돈은 날리고 리뷰는 지워졌고 -,.-;; 아래는 주고받은 메일 일부입니다. 첫번째는 제가 보낸 메일이고 두번째는 그 메일을 쓰기 직전에 받은 메일입니다.

디카 잘찍는기술 공개할께의 김상일 저자는… 약속을 지키시오!!! -,.-

From: 제 메일주소
Sent: Tuesday, April 01, 2003 5:22 AM
To: 김상일
Subject: [RE]RE: [RE]RE: 저보다는….

꾸뻑..

메일 잘 받았습니다.

사진 잘찍는것과 사진찍는법.사진강좌..무엇이 틀리냐고 하셨는데..

같습니다. 다르다고 한적 없습니다.

사진 잘찍는것에는 잘 찍는법이 있어야하고

사진찍는법에는 사진찍는법이 나와있으면 됩니다.

사진강좌..에는 사진 강좌가 실리면 되겠지요.

디씨를 이용하시니 아시겠지만 좋은 정보와 함께 수많은 악플과 기종싸움, 이론, 억지, 딴지걸기 또한 대략 비슷한 양 만큼 서로 섞여있다고 봅니다. 어차피 고수들을 위한 책은 아니니 초보와 “잘”찍는법이 궁금한 그냥 “찍을줄은 아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쓰여져있기를 바랬던 것이겠지요.

책의 제목이 내용과는 사뭇 다른 뉘앙스를 풍기고 있고 그것이 상일님의 말씀대로 오로지 금전적인 이익을 위한 출판사의 큰 책임일 수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출판사에게는 아무런 항의도 할수가 없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의미있는 항의를 할 수가 없습니다. 어차피 그 사람들은 많이 파는 것이 제1의 가치일테니까요. 책을 지은 사람에게 항의를 하는것이 그나마 진정한 “사람의 피드백”이 돌아오는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차라리 사진의 장수를 줄이고 각각의 사진을 찍은 작가들의 좀 더 진솔하고 ..정말 하고싶은 이야기들을 ( = 길~게) 썼다면 그게 낫지 않았을까요?

이미 웹상에 올라와있는 사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만..)을 저자에게 다시 옛 기억을 되살려서 사진의 팁을 짜내기에는 역부족인 구성인것 같습니다.

심미안을 키우는 것이.. 독자의 몫임은 맞습니다만 심미안 (피사체를 바라보는 따뜻하고 다정한 시선이라고 보통 저는 얘기합니다만..)을 얻는데 도움을 받고자 하는것이 디카를 “잘 찍고 싶은” 사람들의 가장 큰 바람이겠지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케이스 뜯고 배터리 넣고 전원 넣고 P모드에서 셔터 눌러본 초보자의 경우.. 이 책이 도움이 될수도 있겠습니다. 책을 구입할 성의가 있는 분이라면..글쎄요. 대부분은 이미 인터넷에서 책 내용과 비슷한 내용들은 한번쯤 본적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쿨먹은 사진의 예는 조금 부적절하다고 생각되는데요. 그러면 평소에 그냥 찍는다..는것이 눈감고 아무데나 셧터를 누르는걸 의미하는것은 아닐겁니다. 그 사람 나름대로 초보일때부터 하나씩 배워왔을것이며 그것이 어느정도 공력(?)이 되고 실력이 되고나서.. 그때서야 평소에 찍는대로 찍었는데 … 멋지게 나왔다..라고 할수 있는것이겠지요.

건물은 아래서 위로 올려다 찍고,,, 선유도공원의 야경을 그냥 P로 쿡 눌러찍고.. 자동차전용도로의 차량 불빛을 찍고보니 노이즈는 바글바글 끓고… 하늘을 멋지게 찍는다고 찍었는데 허여멀건한 하늘이 찍혀있고.. 스팟측광이라는걸 해봤더니… 어디 환상특급에서 사라지는 영혼들처럼 온통 하얗게 나와버린 초보들의 심정…

422페이지 한번 보세요. 사진에 아무런 정보도 없고… 심지어.. 촛점조차 맞지 않아보입니다. 또 어느페이지에선가는 고스트..라는 말이 굵게 표시되어있는데 고스트가 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디씨같으데 가서 검색해봐야겠지요. 고스트가 뭔지…

얘기를 할수록… 기분은 찝찝해집니다. 상일님도 마찬가지시겠지요.

독자로서 저자에게 할수 있는 가장 큰 항의는 구입한 도서의 반납이라고 생각되어서 첫 메일을 드렸던 겁니다. 그러나 저자에게 도서의 반납은 이문열씨의 책반납과 홍위병논쟁처럼 극단적인 대응일수도 있을것입니다. 어쨋거나 상일님께 충분히 책에 대한 불만을 말씀드린것 같고… 저 역시 온라인 서점의 책요약만 보고 구입한 실수를 범한것 같습니다.

이 책을 영진출판사로 반납할지 아니면 정말 디카의 전원만 올릴줄 아는 초보에게 넘겨줄지는 조금 더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어차피 저는 더 갖고 있고 싶지 않는 책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다소간의 무례함에 대해서 사과드리며 다음에 디카/사진관련 책을 쓰시게 되면 좀 더 가려운데를 잘 긁어주실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받은 메일 내용 ]==========
제목 : RE: [RE]RE: 저보다는….
날짜 : Tue, 1 Apr 2003 03:21:08 +0900
보낸이 : 김상일
받는이 : hof

구입하신 책은,

주위에 혹시라도… 본 서적에 관심을 갖는 분이 계시다면

그냥.. 증정해 주세요.

지금 당장 볼건 없어도..

화장실에다가 두고 보면….

호평이든 악평이든 독자님의 의견 무척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에초..

가제는 ‘디지털 카메라 겔러리 & 팁 ‘ 이었습니다.

출간을 앞두고 편집디자인때.. 마케팅팀에서

제목을 지금과 같이 정하였죠.

책의 제목이란… 잘은 모르지만…

책의 장점과 특징을 부각시켜 소비자에게 구매욕구를 일으키는…

그러한 내용이지 않겠습니까?

부실하다고 생각하시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책을 받아보고 ‘공개’라는 단어에 분노까지 느끼셨다지만…

이는.. 오프라인 서점에서 한번쯤 흝어보고 구입하셨다면

충분히 피해갈 수 있던 것입니다.

더 마음에 드는 책을 선택하셨을 테구요.

사진강좌.. 라는 제목과

사진찍는 법을 알려줄께… 사진 짝 찍는 기술 공개할께…

무엇이 다른지요?

예로..

아름다운 그래픽디자인을 위한 포토샵 웹디자인..

사용된 예제나 결과물이 개인의 취향에 전혀맞지 않는다면..

‘아름다운’ 이란 단어에 분노와 화를 느끼시겠습니까?

또한..

디카관련서적이 10여종이 넘게 나와있습니다.

몇권은 사진과 내용을 서술하는 단어의 위치만 다를뿐 모두 내용은 같습니다.

일반 사진서적로 들어가면 훨씬만은 종류가 있으며

인물사진, 풍경사진등등 각각의 장르별로로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미술에 소질이 있어..

남다른 구도와 보는눈을 갖고 계신분이 있는데, 사진엔 영 잼뱅이이십니다.

이러한 분은 카메라 셋팅에 관심을 갖을 수도 있습니다.

아… 이제 생각났네요.

‘심미안’입니다.

어느 사진의 대가의 글에서 ‘…중략…이런 심미안을 키우는 것은 본인의 몫이다’ 라고 하였습니다.

핑계를 대려는 것이 아닙니다.

독자분의 관심거리를 충족시켜드리고자 노력하나…

늘 부족한 점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간소한 계약을 마치고 사진을 제공해 주시기로 한 분의 사진에

메타데이터가 모두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어렵게 연락되고 힘들게 보내주셔서 사진을 받았는데..

그 사진을 버릴 수는 없었습니다.

예초 저의 의도는 ‘감상을 통해 늘이는 실력..’이 컨셉이었습니다.

주는..사진이었기 때문입니다.

조금 부실하다고 생각하시는, 사진 설명글을 제공해 주신분의 글도

이러한 이유로 책에 올렸습니다.

‘감상을 통해 실력을 늘일수 있다면, 그것이 사진을 잘찍는 방법에 포함되지 않을까요?’

‘모든 사진이 이렇게 요렇게 하고 찍으면 좋은 사진이 되니깐…

을 갖고 촬영한 것이 아닙니다.’

예로 쿨먹은 사진… 어떻게 찍으셨습니까? 라는 질문에..

그냥.. 평소 찍고 싶었는데 우연찮게 기회가 생겨 촬영했습니다….라는 대답.

….
….

***님의 따끔한 지적과 생각의 여지를 남겨주신 글

그리고 변명 같은 글이지만,

작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감사드립니다.

디씨인사이드의 직원들이 집필한 책은

이번주내에 제가 출판사에 방문하여 발송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5 thoughts on “김상일 저자는 약속을 지켜라!

  1. Gratia

    김상일 저자님께 메일로 수동 트랙백을 보내주시죠..–;;

  2. hof

    hochan// 원래 이런 사람 아닙니다. -_-;; (수습이 될까 ㅠㅠ)
    Gratia// 재촉-_-의 메일이 씹혔을때의 배신감과 수치심은 으흑… `-‘

  3. hof

    음. 정확히 말하면 그 저자와 얘기할때는 별 재미가 없었어. 정말 너무 책 내용에 대해서 실망을 했고. 내가 그 사람에게 발전이 되라고 충고할 만큼 애정이 있던것도 아니고. 그따위 책에 내가 2만얼마를 썼다는게 정말 짜증났거든. 내가 쓴 메일의 진심은 충고가 아니라 “이정도의 생각도 미리 하지 않-또는 못하-고 책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저자의 안일함에 대한 비웃음이지. 그리고 자신의 기준으로 질타하지 그럼 무슨 기준으로 질타해? 능력되면 같이 까는거고 안되면 꼬랑지 내리면 된다고 보는데. 그리고 내가 쓴 리뷰는 바로 올라가는게 아니라 온라인서점에서 검토후에 올려주는것이므로 정말 내가 꼴통같이 내주장만 했다면 안올려줬겠지. 저자는 그걸 존심이 상했는지 아니면 매출에 지장이 있어서였는지 발끈했고.
    난 이 책껀의 진행과정에 별 문제는 없었다고 봐. 저자도 동의했던 것이고 나 역시 동의해서 리뷰를 지워준거니까. 이후에 책을 보내주겠다고 해서 내 주소까지 받아가고나서 어찌된 영문인지 쌩깐것에 대해서 불만이었다는거지. 사실 말하기 쪽팔리잖아. 책 하나에 목숨건것도 아니고.

  4. 노자

    힘내서.. hof님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다른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뜻한바를 꼭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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