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By | 2003-12-15

며칠전에 사놓은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를 몇장 읽지않고 덮어두었다가 어젠가 두루룩 읽어버렸다. 이런류의 – 졸라 감동 멕이고 갱생의 삶을 살게 하려고 작정한 –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이유는 크게 두가지이다.


첫번째는 “다 아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뭐 어제는 오늘을 만들고 오늘은 내일을 만든다거나, 문제는 자기 자신에게 있다거나 하는 그런 뻔한 스토리. 이 책을 읽지 않아서 그런 생각이 나지 않은것도 아니고 이 책을 읽었기때문에 퍼뜩 개과천선하게 되는것도 아니다. 특히나 이런 감동만빵류의 책에서 하고자 하는 말은 대체 독자가 얼마나 의기소침하게 망가져있어줘야 감동을 먹을까 싶다. 마치 무협지를 수십권 읽은 사람은 대충 무협지를 쓸 수 있는것처럼 이런 책들도 감동~~ 류의 책을 많이 보면 한권쯤 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두번째는 역시 “다 아는 이야기”라는 점이다. 문제가 나에게 있다는 것을 그리 강조하지 않아도 된다. 안다. 그렇다면 문제는 “오직 나에게만”있는 것인가? 나만 마음 바꿔먹고 나만 노력하면 행복해질수 있는 것은 정말 시스템의 문제, 제도의 문제, 구조의 문제가 아닌 나 자신의 문제일뿐이란 말인가? 개인의 문제가 분명 중요하긴 하나 그것에 모든 원인을 돌리는 것은 결국 정해진 시스템속에서의 힘의, 돈의, 심지어 행복의 빈익빈 부익부 모순은 어디에 끼워넣어야 된단 말인가.

트럭으로 돈상자를 실어나르는 정치인들과 기업이 적어도 내 손에 들어올수 있었던, 아니면 내 손에서 나가지 않아도 되었을 몇만원, 몇천원은 해먹었던게 아닐까? 공적자금 몇조가 들어갑네 했던 것들은 결국 내 세금이 아니었을까. 증시부양책이라고 세금 들이붓는것은 주식을 하지 않는 나에겐, 역시 유시민씨의 말대로 이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 그 사회라는 이름 속엔 나의 동전 몇닢도 들어가 있다는 것.

개인의 문제가 개인으로부터 비롯되었을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원인과 해결을 개인에게 집중시키려는 것이 어느정도 의미가 있을수도 있지만 다른 원인에 대한 고민과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노력을 포기하게 하려는 시도이거나, 또는 그러한 결과를 낳게 하지 않을까.

뭐 이책이 자신에게 어느정도 도움이 될수도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렇지만 아무리 자신이 스스로를 제대로 인식하고 용기를 내어서 적극적으로 변화된다 한들 어느날 회사에서 자신의 책상이 사라져버리는 아침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건 알아둬야한단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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