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급시 아이 먼저 구해주세요 + 혈액형 스티커에 대해서

아이가 타고 있어요, Baby in car, Baby on board 스티커도 모자라 이젠 위급시 아이 먼저 구해주세요 스티커가 종종 보인다.

kids_rescue_sticker

어디 보니까 형 A+, 동생 AB+ 라고 붙이고 다니는 분들도 계시고.

어떤 의도로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는지는 이해하겠다. 다만 이 스티커를 붙이는 운전자들이 아래 질문에 대해 어떤 답변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1. 운전자를 포함한 성인이 더 크게 다쳤을 때에도 구급요원은 아이 먼저 구해야 하는 것인가? 더 위급한 상황에 처한 사람부터 구조해서 응급처치,이송하는 것은 구조 매뉴얼과 현장요원의 판단에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닐까?
2. 사고 상황시 구급요원은 일단 차 후방으로 와서 아이쿠 아이먼저 구해달라는구먼. 하고 다시 구조 작업을 시작하는 것인가?
3. 아이가 타고 있지 않고 성인들만 부상 상황일 때 구급요원은 “먼저 구해야할 그 아이”의 탑승 여부를 어떻게 알 수 있는가?
4. 다른 아이가 타고 있을 경우에 구급요원은 어떻게 실제 아이와 스티커상의 혈액형의 주인 아이를 구별할 수 있는가? 즉 혈액형의 아이와 실제 아이의 동일성은 어떻게 확인이 가능한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 아이 먼저 구해달라는 스티커는 현실에서는 전혀 쓸모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저 자기만족, 자기위안을 위한 현대적 부적일 뿐.

QR코드를 써야할 때와 쓰지 말아야 할 때

어느 행사 참가신청을 위한 안내 포스터다. 신청서는 구글양식에 마련되어 있고 QR코드로 연결되도록 안내되어 있다. 그 아래에는 구글양식으로 가는 URL이 써 있는데 이 모든 것을 통이미지 파일로 만들었다.

qr_nonsense

포스터를 만든 담당자는 애써서 만들었겠지만 QR코드 사용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만든 포스터다. 우선 이 포스터가 포함된 게시물을 모바일에서 볼 때 화면에 표시된 QR코드를 카메라로 비출 도리가 없다. 신청서 URL 역시 이미지 속에 함께 포함시켰기 때문에 복사해서 브라우저에 붙여넣기를 할 수가 없다. 소문자 L과 대문자 I 등도 구분되지 않았고 K인지 k인지도 헷갈리게 쓰여져 있었다. 폰으로 이 포스터를 본 사람 중에서 이 신청서를 찾아가서 작성할 수 있었던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포스터가 올라긴 게시물을 PC로 열어보니 QR코드는 너무 작게 그려져있었고 코드의 흑백 블럭 경계선이 anti-aliasing 처리되어 회색 테두리가 많이 보였다. 4K모니터로 봤지만 인식할 수 없었다. 사실 굳이 이렇게 QR코드나 주소를 인식하려고 애쓰는건 넌센스다. 스마트폰이나 PC에서는 그저 링크 한줄 적어주면 굳이 QR 코드를 만들고 이미지에 끼워넣고 이걸 카메라로 비추고 브라우저를 열고 할 필요가 없다. QR코드는 오프라인에서 URL이나 텍스트 데이터를 디지털 장치로 간편하게 입력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렇게 때문에 정보 수용자가 온라인 상태인 디지털 장치,미디어를 이용해서 QR코드를 열람하고 다시 그 정보를 자신의 디바이스에 다시 입력하라는 것은 불필요하고 (사실상) 불가능한 과업이다.

정보를 제공하는 자는 사용자가 그 정보를 인식한 후에 어떻게 사용해야하는지를 충분히 고려해야 하고 실제 사용하는 방식을 관찰하고 문제점을 제거, 또는 보완책을 마련해서 공공에 배포해야 한다.

한국어, 한국수어, 수지한국어

9월초 수어 특강 중 내용 일부를 옮겨적어둔다. 강사는 한국복지대 수화통역과 허일교수였다. 비장애인으로서 수어를 배우는 입장에서 뒷통수를 맞는 듯한 느낌이었다. 허교수는 자신의 강의를 들은 사람들 중 절반은 화를 내고 절반은 눈시울을 붉힌다고 하였다. 내 경우는 후자였다.

  • 한국수어(Korean Sign Language, KSL)는 한국어가 아니다. 수지한국어(Signed Korean,SK)도 한국어가 아니다.
  • chodeunghakgyo는 알파벳으로 표현한 한국어이고 점자한글도 한국어다.
  • 수지한국어는 한국어이고 이것은 농인의 언어가 아니다.
  • “나는 예쁜 꽃을 좋아한다”를 나 + 예쁘다 + 꽃 + 좋아한다라는 수어단어 조합으로 해서는 안된다. 이것은 나는 예쁘고 꽃을 좋아한다 라고 해석되기 때문이다. 예쁜것은 꽃인데 “나”로 바뀌었다.
    마찬가지로 “나는 새 옷을 입은 친구를 만났다” 역시 나 + 새 + 옷 + 입다 + 친구 + 만났다 라고 하면 나는 새 옷을 입었고 친구를 만났다 라고 해석된다. 새옷을 입은 주체가 바뀌어 버린다.
  • 수지한국어(SK)는 문법이 없고 단어조합만 가르친다. (예: 예쁜, 예쁘고, 미(美), 예쁘니, 예쁘면을 전부 예쁘다로 획일화). 한국어 문장어순을 그대로 따르며 한국어 형태소마다 수어 단어를 대응시킨다.
  • 단어만 가르쳐서는 농인과 대화가 어려운데 주어, 동사, 목적어를 제대로 못 보는게 문제이다. 단어를 몰라서 대화가 안되는게 아니다.
  • 한국수어(KSL)과 한국어(K & SK)는 기울어진 운동장과 같다. KSL이 높은 쪽. 고로 K와 SK쪽으로 쏠림현상이 있으므로 KSL쪽으로 가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K & SK쪽으로 기울어지게 된다.
  • 한국수어의 특징은 공간을 활용하기 때문에 공간(위치, 방향)이 주어와 목적어를 알려준다. 또한 비수지적 요소 (표정, 몸의 방향…)가 중요한 구성요소이다. 손만 보고 눈을 보지 않으면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 한국수어는 어순이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이 말은 한국어의 어순을 따라도 된다는 말이 아니다. free from order이지 free order가 아님.
  • 수지한국어(SK)를 하는 사람은 수화를 못하는 사람이 아니고 한국어를 하는 사람이 뿐이다.
  • 그러나 모순되게도 농인 사회에서는 SK를 하는 사람이 KSL 사용자보다 더 수화 잘하는 사람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강의때 사용했던 프레지는 이게 아니었던것 같은데 아무튼 가장 비슷한 내용은 이 프레지를 참조.
한국어와 한국수어 -IL H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