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02

기획자 jely 에 대한 기억 하나

블로거이자 인터넷서비스 기획자인 jely님과는 2005년 말, 당시 같이 일하던 회사의 서비스가 다른 큰 회사로 인수될때 함께 왔다가 내가 먼저 다른 팀으로 옮기게 될때까지 두어해 정도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 jely와 함께 일하면서 겪었던 수많은 일들이 있었겠지만 jely를 만날 때마다, 또 jely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내가 사람들에게 하는 이야기가 있다.

언젠지 jely가 한번 읽어보라며 줬던 A4 프린트물 뭉치가 있다. 문서 제목은 정확히 기억안나지만 이글루스에 있던 가든 서비스에 대해 쓴 글이었다. 기획서도 아니고 기능명세서도 아니었다. ‘가든’이라는 서비스이자 가상의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jely라는 기획자가 자신의 세계관을 반영하여 작성한 수필같은, 역사책으로 치면 야사같은 내용이었던걸로 기억한다. 아마 판타지 세계로 치면 로도스도 전기나 드래곤라자 같은 느낌이었달까.

신선한 충격이었고, 그 이후로 (jely가 퇴사한 이후로도) 몇년간이나 그 문서를 서랍속에 보관하고 있었다. 자기가 만들려는 서비스에 대한 명확한 주관을 갖고 어떻게 그 세상이 돌아갈지, 돌아갔으면 좋겠는지를 이야기로 풀어내어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은 많은 기획자들이 갖지 못한 능력이다. 서비스가 단지 기능을 개발하여 서버에 올리는게 전부가 아니라 사람들의 가장 소중한 비용인 ‘시간’을 지불할 때 그들이 경험할 수 있는 가치에 대한 진지하게, 충분하게 고민하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결과다.

jely님과 같이 일할 당시 보스였던 erehwon님은 ‘서비스란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안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어서 서로 만났는지, 서로 만나서 그런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뭐 둘 다 맞는 말일거 같다.

‘걸출한 기획자’가 서비스를 바라보는 진지함의 기준을 보여준 사람 , 그런 사람이 바로 jely 같은 사람이다. ^^;;

Aug 30

아이클라우드 뮤직때문에 애플뮤직 사용 포기

애플뮤직에서 노래를 내 아이폰에 추가하기 위해서는 아이클라우드 뮤직을 사용해야 한다. 문제는 아이클라우드 뮤직을 사용할 경우에 내가 아이튠즈 뮤직에 추가한 음악들이 애플이 갖고 있는 음악정보로 치환되는데, 이게 문제다. 내가 구입해서 리핑한 CD 커버나 멜론,네이버 뮤직등에서 구입한 음원에 표시된 커버가 아이클라우드 뮤직을 거치면 듣도 보도못한 앨범 커버로 바뀌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어떻게든 참고(?) 들어줄 수 있으나 내 컴퓨터에 저장된 음악 자체를 뜬금없이 다른 음악으로 바꿔버리기도 한다. 부활의 앨범을 아이튠즈에 추가했더니 다른 앨범으로 인식해서 노래 자체를 바꿔버린다. 재생하면 트로트가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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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아이클라우드뮤직을 껐을때 제대로 나오는 음반정보고 오른쪽이 아이클라우즈뮤직을 켰을때 일어나는 참사(?)다. 1번 트랙이 트로트로 바뀌고 2번트랙부터는 재생도 되지 않는다.

애플뮤직에서 추가한 음악이나 아이클라우드뮤직으로 올리던지, 사용자가 희망하는 음악은 수동으로 선택하더라도 로컬 음원파일을 우선으로 인식하던지 해야지 않나.

내 음악을 내가 듣지 못한다? 이건 애정이나 인내심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쓰지 말라는 소리 아닌가.

Jul 13

애플뮤직 며칠 사용 후…

애플뮤직을 일주일정도 써보다가 어제 저녁에는 여태까지 아이폰에 저장하고 있던 모든 음원을 삭제하고 애플 뮤직 음악들로 채워넣었다. 말이 “채워넣었다”는 거지 사실은 곡의 목록만 들어있고 실제 파일은 음악을 듣는 순간 네트워크를 통해 스트리밍 되는 것이다. 음악이 내가 손에 들고 있는 장비 안에 전자적으로 저장된 것과 네트워크 저편에 같은 방식으로 저장되어 흘러나오는 것 사이에는 약간의 시간적 차이 말고는 구분하기가 어려워졌다.

폰에 저장해서 갖고 다니는 수십기가의 음악파일이면 하루 24시간 틀어서 일주일을 넘게 들을 수 있는 시간만큼의 음악인데 나는 고작 하루에 두세시간, 길어야 너댓시간 정도 음악을 들을 뿐이다. 하루에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빼고, 나머지 저장된 98% 음악은 그냥 공간만 차지하고 있는 셈인데. 뭐 듣고 싶은 음악을 선곡할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는 비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비용이라면) 애플 뮤직의 수백만 곡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을 가다 내 주머니속에 있는 폰을 꺼내서 음악 앱을 실행하고 ‘나의 음악’으로 들어가서 Oivia Ong의 A Girl Meets Bossanova 2를 터치하면 음악이 나온다는 일련의 과정에서, 이 음악이 폰에 저장되어 있던 것인지 애플서버에서 전송하는 것인지 사용자 입장에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마치 기차표를 스마트폰으로 구입했던지 홈페이지에서 예약해서 프린터로 뽑아가던지 아니면 역 창구에서 구입했던지 자동발매기에서 구입했던지간에 아무튼 ‘나는 오후에 그 기차를 타고 갈 수 있다는 점’에서는 동일한 것과 비슷하다. 과정과 절차는 다를 수 있을지언정 권리를 얻고 사용하고 결과를 얻는다는 면에서 말이다.

집 NAS에도 지난 세월(?)동안 mp2부터 시작해서 저장해둔 많은 음원들이 있지만 이걸 듣기 위해서는 늘 듣던 방식이 아니라 NAS로부터 음악을 스트리밍해줄 수 있는 별도의 앱을 실행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NAS에서 스트리밍해서 음악을 듣는 일을 없었다. 이런 불편함에 대한 문턱을 애플뮤직은 없앴고 기꺼이 기존 음원에 연결하는 방식 (내 장비의 저장장치에 저장하는 방식)을 버릴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무료기간이 지나고 3개월뒤 유료서비스가 시작되면 또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이용습관의 장벽은 넘었지만 비용에 대한 장벽도 넘을만큼 편리한가는 실제로 내 지갑에서 돈이 빠져나가봐야 알 수 있는 일이니까.

[업데이트]@2015/07/19
애플뮤직에서 추가한 맘마미아, 소울메이트OST, Music and Lyrics, Once 이렇게 네개 OST앨범이 앨범별 보기에는 나오지 않고 장르 > Soundtrack 으로 가야만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장르 선택을 기본 분류로 해두자니, 더 불편해지는데 Olivia Ong의 A Girl Meets Bossanova 1은 “재즈” 장르에, 2는 “보컬재즈” 장르에 들어가 있다. Marc Anthony 앨범은 “팝”과 “스패니쉬 팝”, 두 군데 중복으로 들어가 있다. 다이시 댄스의 더 지브리 셋 1은 “월드” 장르에, 2는 “댄스” 장르로 분류되어 있다. 이정도라면 무료기간이라도 꽤 인내심을 갖고 써야할 것 같다. 나는 그런 인내심은 없기에 조금 더 안정화가 된 뒤에 사용해보기로 하고 다시 로컬파일로 교체하였다.

Jun 29

길냥이 근황 (2015년 여름)

1. 요즘들어 길냥이 녀석과 사이가 부쩍 가까워졌다. 지난 달부터 간식 먹는 틈을 타서 머리를 잠시 쓰다듬을 수 있게 되었는데 이번주부터 녀석은 근처에 있을 때 살짝 몸을 굽히면서 만지면 도망가지 않고 그 자리에 바로 앉기 시작했다. 이리 저리 만지는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고 며칠간 반복하니 이제는 고개나 몸통을 이리 저리 굴리는게 마치 긁어주는 것을 즐기는 듯 하다.

2. 녀석을 안정적으로 쓰다듬어 주면서 얼굴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올 봄엔가 눈이 쳐지고 뺨이 잔뜩 부어서 나타났길래 동물약국에서 항생제를 사다 며칠 사료에 섞어 먹인 후 괜찮아진 적이 있었다. 한손으로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한손으로는 폰카메라로 가까이 찍어 보았다. 햇살 좋을 때 사진찍어서 찬찬히 살펴보면 눈으로 봤을 때 놓칠 수 있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동공이 흐릿해보이고 눈 안쪽, 흰 막(순막, nictitating membrane)부분이 눈에 띄는데 순막이 눈을 많이 덮게 되면 건강상 안좋은 징조라고 한다. 겸사 겸사 눈건강과 밀접한 타우린을 급여하기 위해 분말 타우린 영양제를 구입하였다.
사진에서 한가지 특이한 점은 사진 오른쪽, 녀석의 왼쪽 눈 아래에 핏방울이 있다. 저녁에 다시 살펴볼때는 말끔하게 없어진 것으로 보아 장미가시나 덤불등에서 찔린게 아닌가 추측한다.

야옹이 얼굴 사진

3. 한마리 길냥이에게 오랜 시간 밥을 챙겨주면서 느낀 점은, 이 행동을 계속 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들이 자신의 집 근처에서 길냥이에게 밥을 주는 행동으로 인해 불쾌감을 느끼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는 점이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을 고양이를 좋아하게 만들기는 어려운 일이다. 다만 이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고려해야하는 점들은 있다. 사람들의 통행이 많고 너무 눈에 띄는 곳에서 사료를 준다거나, 다 먹은 사료그릇을 치우지 않고 방치하는 것 (이건 다른 고양이, 떠돌이개뿐 아니라 개미와 파리를 꼬이게 하므로 고양이가 밥을 다 먹고나면 그때그때 치워줘야한다.), 고양이를 큰 소리로 부르는 등의 행위는 자제하는 편이 더 오랫동안 고양이를 볼 수 있는 방법이다.

Jun 22

인도위 불법주차 차량 신고하기

최악의 운전자를 꼽을 때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운전자가 바로 “인도에 주차하는 운전자, 횡단보도 위에 주차하는 운전자”다. 신호위반, 난폭, 과속 등 많은 불법 운전자들이 있지만 이들보다 더 나쁜 이유는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parking_on_the_sidewalk

인도에 주차해 둔 차들 때문에 사람들은 차를 피해 좁은 틈으로 다녀야하는데 특히 유모차나 휠체어는 지나갈 공간이 좁을 경우 차도로 내려와 가야하는 위험한 상황을 겪게 된다. 장바구니를 끌고 가는 분들도 마찬가지고. 인도와 차도가 경사로로 연결되지 않은 경우에는 어렵사리 인도턱을 내려가야하고 이 경우 균형을 잃어 차도쪽으로 유모차나 휠체어가 기울수 있어 자칫하면 치명적인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인도에 주차하는 차들을 신고하는 방법은 행정자치부의 생활불편신고앱으로 신고할 수 있다. 다만 나는 인도 위 주차를 앱으로 신고하는 경우에는, 길다가 멈춰서 5분 이상의 간격을 두고 촬영해야한다는 점, 그리고 주차차량의 블랙박스 운용으로 인해 신고 행위(2회 사진 채증)가 피신고자에게 녹화된 다는 점 때문에 앱 신고를 하지 않는다.

대신 가던 길을 계속 가면서 구청 등 단속권한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에 전화로 신고하는 편이다. (대중교통과 또는 주차단속반)

운전자들은 ‘인도, 횡단보도에는 차를 댈 수 없다, 차를 대는 곳이 아니다, 차를 대서는 안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자기가 좀 더 편하자고 또는 주차비를 아끼자고 보행자들 특히 교통약자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파렴치한 행동이다. 방문하는 곳에 주차장이 있는지, 없다면 어디에 주차를 해야하는지 미리 확인하고 나서야 차를 갖고 갈건지 아니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차를 운행하는데에는 연료비가 들고 해마다 보험료, 자동차세를 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주차비 역시 차를 유지하고 이용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으로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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