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문의 게시판에서 보는 넌센스

By | 2019-03-04

온라인 쇼핑몰의 고객문의 게시판에서 종종 보는 웃긴 질문들. 아이들/어르신들이/들에게 먹을거니/선물할거니 신선한/하자없는 제품으로 보내달라는 것.

소망이야 인지상정이지만 온라인 판매자들이 그렇다고 특별대우를 해줘야할 동기같은건 없어보인다. 예를 들어,
고객문의담당자 : 김팀장님~
물류팀 김팀장 : 네. 박대리닙
고객문의담당자 : 혹시 대전의 홍길동 고객 물품, 출고 됐나요?
물류팀 김팀장 : 이따 4시부터 시작할거에요. 왜요?
고객문의담당자 : 아 다행이다. 그분 있잖아요. 아이들 먹일거라고 하시니까요, 박스 까서 특별히 신선한 제품으로 골라서 보내주세요.
물류팀 김팀장 : 어이쿠~ 큰일날뻔 했네요. 아이 먹인다는데. 알겠어요. 박스 까보고 후숙 들어간 과일이면 빼놓을게요. 개봉된 상품 어떻게든 재고처리는 되겠지요. 헤헤.
고객문의담당자 : 감사합니다.
물류팀 김팀장 : 그래요. 오늘 출고 500건 넘는다는거 같은데 운송장 넘어오면 일일이 확인해서 대전의 홍길동님꺼는 특별히 따로 처리하도록 물류팀 전 직원에게 공지해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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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 없을거라 본다. 고객문의게시판 담당자도 그냥 하는 소리지, 그 고객의 주문건에 대해서는 특별하게 제품을 선별해서 보내줘야할 하등의 이유도 없고 위 가상대화에서 보듯 그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이 추가로 들어간다. 포장된 제품을 까 볼수도 없고 까보면 제품의 가치가 상실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로 요청하지 않은 대다수의 고객에게는 선도가/품질이 떨어지고 유통기한이 얼마 안남은 제품 순서대로 보내주란 이야기인가. 자신과 같은 비용을 냈는데?
애들 먹이실거 여기서 사지마시고 백화점 과일코너 가시면 훨씬 크고 싱싱한걸로 사실 수 있습니다. 값은 3배 입니다만… 이라는 어떤 이의 댓글이 기억에 남는다.
누군가에게 특별한 대우를 받고 싶으면 상대방은 왜 그 대우를 해줘야하는지, 그렇게 했을 때 어떤 점에서 이득이 되는지 서로 납득할 수 있어야하지 않겠는가. 비용을 더 내던가, 아니면 200자 원고지 10장 내외로 정성스럽게 심금을 울리는 사연이라도 쓰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