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게.

By | 2004-07-18

첫번째. 옥션의 모 꽃가게.
제품설명에 이렇게 써있다.

제품을 받아 … 절대 그럴리는 없지만 … 혹시나 제품에 파손이나 이상이 있으면 …
“수취거절”을 하여 돌려보내 주시옵고 …
제품이 취향에 안 맞으시거나 … 선물하기에 부족하다고 느끼실 경우에는 …
“구매결정” 전에 T : 0502-XXX-0336 으로 전화 주시기 바랍니다…^-^
전혀 번거러움을 드리지 않는 방법으로.. 님들께 만족을 드리겠습니다.
이렇게까지 말씀드려도 … 아무 말씀없이… 구매결정에 “보통”, “불만”을 누르고 가시면…
초인종 누르고 도망가는 아이들처럼 대해 드리겠습니다.

아니 그럼 보통이나 불만을 누르면 쫓아와서 때려주겠단 소리인가? 조폭이 운영하는 꽃집인가보다.
꽃선물할 날짜는 촉박하고, 그럭저럭 괜찮긴 하지만 사진으로 보던것보다 실망스러운 경우 어쩌란 말인가 -_-;;

팔기전부터 고객에게 협박을 하고, 고객의 평가를 차단하려는 의도는 참 좆치안타.

두번째, 어제 갔던 카메라가게.
친구가 카메라를 사기위해 남대문에 가는데 따라 나섰다. 약속장소에 먼저 나가서 남대문대로변의 가게와 수입상가쪽의 가게를 다니면서 가격을 조사했다. 대략 125 정도. 수입상가의 한 가게에 가서 가격을 물었더니 125 달란다. 알겠다고 하고 나이 지긋한 사장에게 명함한장 달라고 했더니 이 가격이면 내가 자네한테 원가에 주는건데 뭘 명함까지 받아가느냐고 하면서 먼산을 쳐다본다. “그러세요 그럼” 하고 안쪽 가게에 들어갔더니 123까지 가격이 내려갔다. 125에 물건 들여오면 차라리 옆가게에서 123에 물건 떼어오지 그러냐?
결국 단골가게에서 123에 구입하고 몇가지를 더 샀는데, 아마 최하가격으로 뽑은것보다 만원정도 더 준것 같다. (인욱군, 50미리 1.8말이야. 만원정도 최하가격보다 더 준거같아…-_-) 그래도 UV하나 얻어왔으니 결론적으로 괜찮은 거래였던듯. 어제밤에 에쎄랄클럽에 가격정보 올리고…쭉 글 보다보니, 우리가 물건 산 그집에서 메모리를 사와보니 중고메모리였다는 사람의 글이 있다.

좋은 조건으로 물건을 살수 있는것은 그 가게의 도덕성이 뛰어나서가 아니다.

세번째. 집근처 정육점.
집에서 가장 가까운 정육점인데 이 집의 특징은 항상 구입하려는 양보다 더 많이 준다는 점이다. 물론 그에 합당한 돈을 더 요구한다. 예를 들어 소고기 한근에 만원이라 치자. 그러면 슥슥 칼질해서 저율에 달고는 손님에게 이렇게 말한다. “만 천원이네요”
칼로 뭉텅 썰어주는거야 100번 양보해서 그럴수 있다고 치자. 기계로 얇게 썰어주는것도 손님이 주문한 양의 80~90% 쯤되면 한번 저울에 달고 추가로 110%가 될때까지 더 썰어 담고는 더 많은 금액을 요구한다. 이 집… 4년째 가고 있는데 단 한번도 원하는 양만큼 준 적이 없다. 음. 딱 한번 있긴 하다. 5천원어치 주세요. 하고는 어떻게 되나 보려고 5천원짜리를 꺼내서 선반에 올려놓고 밖에 나와서 전화하고 들어가니 5천원만 받더군. 한 5천 백원쯤 나왔던거 같다. 저울에 달면서 얼마나 내가 봐주길 바랬을까. -_-;;

고객에게 야금야금 덤탱이를 씌우는 가게 또한 좆치안타.
“새로운 고객을 찾으려하지 말고, 기존 고객에게 더 팔아라. 마케팅의 기본 원칙입니다.” 라고 말하는 예병일씨의 경제노트에서는 패스트푸드점의 “감자튀김은 안하시겠습니까?”라는 것을 “좋아보인다”라고 하는데, 구매자입장에서는 좋을 이유가 전혀없지 않나? 아~ 마케팅에서였지. 고객에게 필요없건 또는 싫어하건에 상관없지.

4 thoughts on “세 가게.

  1. 김중태

    감자튀김 질문은 고객에게 공해입니다. 결국 맥도날드를 싫어하는 요인으로 내재되게 되죠. 요즘은 그 말 들으면 대부분 ‘아니오. 됐어요.’라고 말하죠. 예병일씨의 글은 기업 입장에서 돈 버는 방법만 적는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매출이 오르면 무조건 좋은 방법이라고 알려주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줄 서서 그 말을 몇 번이고 들어야 할 고객의 입장까지 생각해보면 또 다른 이야기가 나오죠.

    고기 무게 이야기는 저도 늘 당하는 일입니다 이마트 가면 항상 100그람 정도 더 올려놓습니다. 그러면 저는 항상 600그람 주세요라고 정정을 요구하죠. 결국 100그람을 덜어내야 합니다 .마지 못해 사면 불쾌감이 증가하고 정확하게 요구하면 번거롭게 된다는 점을 무시한 ‘팔고보자’식의 마케팅 기법인 셈이죠.

  2. Pingback: 김중태문화원

  3. hof

    뭐 현명한 소비자가 된다는 것은 결국 이러한 기업의 마케팅으로부터 내 지갑의 주체성;;을 지키는 일이겠군요. 저 또한 포테이토나 샐러드를 권하면 처음에 주문했던것을 그대로 반복해서 말합니다. 다시 권하면 똑같이 저도 반복하구요. 고객은 항상 옳다고 말하는 아이앰샘의 숀팬의 대사는 옳습니다. 고객이 자신이 먹을 것을 충분히 생각해서 결정을 내려 이야기를 한것을 존중한다면 포테이토 어쩌고 떠들수 없습니다. 고객이 먹을것을 결정하기 전이라면 이러한 프로모션은 정당할수 있습니다. 고객에게말이죠. 그러나 결정한 이후에는 그 결정을 존중해주는 것이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얻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룸싸롱에서 “오빠~ 나 과일안주가 먹고싶어”하고 엥겨붙는 나가요를 대하는 느낌이랄까요.

  4. spica

    저도 옥션에서 그런 소개글을 자주 봤죠. 아예 구매할 생각이 뚝 떨어졌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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