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형블로그를 위한 변명.

By | 2004-08-10

이 글은 레이딘님의 설치형 블로그, 좋을 것 없다.에 대한 조금 다른 의견입니다.

기본적으로, 레이딘님이 제시하신 근거들은 타당성이 있습니다만, 그것으로 “좋을것 없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다소 과장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세가지 이유는 설치형블로그의 주의사항 또는 문턱 정도로 보는것이 맞지 않나 싶습니다.

  • “설치형 블로그의 단점 1 : 모르는 사람들은 운영 자체가 어렵다”에 대해서.
    맞습니다. 당연히 가입형에 비해서 설치와 운영이 쉽지 않습니다. 제가 블로깅툴로 b2를 사용하는 이유도 작년에 처음 MT를 설치하려고 시도했다가 두번 연거푸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MT는 Perl로 짜여져 있고 b2는 PHP로 짜여져 있는데 Perl에 대해선 아는게 없거든요. 저는 WIK포럼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리고 b2 사용자들의 게시판도 한참 뒤적거렸지요. 요즘 강철의 연금술사 라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는데, 지겹도록 나오는 말이 “등가교환의 법칙”이라는 놈입니다. 뭔가를 연성해낼때는 만들어내는 것과 같은 가치의 뭔가를 바쳐야(?)한다는 것인데요. 가입형은 신상정보와 약관에 대한 동의를 바쳐야하고 (웃음) 설치형은 설치하려는 프로그램에 대한 공부에 노력을 해야할것 같네요. 아 물론 호스팅 비용도 들겠죠. 프로그래밍언어가 쉽지 않은것은 분명하지만 우리가 하는것은 블로그프로그램을 새로 만들어내는것이 아니고 모양새를 바꾸는 정도입니다. 이것은 대부분 (비교적) 쉽게 고칠수 있도록 되어있구요. 잘 모를경우에는 한꺼번에 뜯어고치는게 아니라 하나씩 하나씩 색깔이나 바탕색, 글자크기 정도를 바꿔가면서 감을 익히면서 점점 자신만의 모양새를 만들어나가게 됩니다.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고칠려고 하는 파일을 하나 열어서 전체 복사해서 메모장에 붙여놓고 저장해둔 뒤에, 고칠 파일을 조금씩 손보다가 돌이킬수 없게 망가지면 다시 원래 파일의 사본을 덮어씌워서 복구할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해두고 만지기 시작하는 것 말입니다. 그리고 약간 곁다리로 뻗친 이야기를 드리자면, 설치형 블로거들을 보면 자신이 사용하는 툴에 상당히 애착을 갖고, 공부를 많이 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기를 즐겨하는 경향이 있어보입니다. 제가 b2를 쓰고 있기때문에 만약 누군가 b2를 설치하면서 잘 안된다고 하면 도울수 있는데까지 도울 의향이 있는 것처럼 MT나 뉴클리어스,p머신 등의 사용자분들도 기꺼이 그러실거라고 생각합니다. ( WIK포럼 또는 사용자모임에 도움을 요청하실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만든 태터툴즈나 조그 등의 툴은 말할필요도 없이 더 쉽게 설치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가지 분명한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저절로 설치형 블로그가 멋진 모양으로 만들어지진 않을거라는 것입니다. 매뉴얼을 충분히 읽고, 설치방법대로 따라해보고 안되는 것이 생기면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서 도움을 요청한다면 처음 생각했던 막연함은 필요이상의 걱정일 때가 많을겁니다. 위에서 말한 등가교환의 법칙… 노력과 성의라는 재료가 필요합니다.
  • “설치형 블로그의 단점 2 : 호스팅 업체의 불안정”에 대해서.
    수천개의 호스팅업체가 난립해 있다고 합니다. 멀쩡히 있다가 어느날 사라지는 업체도 있구요. 완벽하진 않지만 예방과 대처법은 이렇습니다.
    우선 호스팅업체를 고를때는 사업자등록번호가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사업자등록도 내지않고 개인들이 연습삼아 운영하는 곳은 나중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더 큽니다. 그리고 호스팅회사의 홈페이지에 주소,전화번호가 명시되어있는지도 확인합니다. 0505등의 번호보다는 일반번화번호가 좀 더 믿음이 갑니다. 운영한지 몇년정도 되었는지, 고객지원게시판등에 답변이 성의있고 전문적인지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만약 한 업체가 망했다면 자신의 호스팅 업체를 변경하는 것은 아주 간단합니다. 새로운 호스팅회사로 네임서버만 변경 (또는 네임서버에서 변경)해주면 됩니다. 몇년전에는 이걸 이메일로 보내서 인증받고 어쩌고 했는데 요즘은 그냥 무슨 회원가입한 사이트에서 개인정보 변경하듯이 해줄수 있습니다. 새 서버로 접속이 되면 백업받은 파일을 새서버에 올리면 됩니다. 백업과 복구과정이 다소 어려울수 있겠지만 데이타베이스의 백업은 보통 호스팅회사에서 백업메뉴를 제공합니다. 이것을 이용하거나 phpmyadmin 이라는 관리툴을 이용하시면 쉽게 백업하고 복구하실 수 있습니다. HTML파일은 ftp로 낱개로 다운받거나 서버에서 압축해서 받을수도 있습니다. 설치형을 이용할 경우 설치형이 주는 자유로움을 위해서는 위에서 말한 노력에 백업에 대한 책임도 포함됩니다. 업체가 망할때를 대비해서는 개인이 백업을 받으면 되고, 보통 데이타베이스는 업체에서 매일 백업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킹등을 당했을때 업체에 이야기를 하면 하루전의 데이타로 복구가 가능합니다.
    호스팅업체가 불안하다면, 서비스 업체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생각해봅니다. 올해초에 blog.co.kr 이 아무런 통보나 예고없이 열흘가까이 닫혀있었죠? 작년 뉴스를 보니까 blog.co.kr 회원이 6만명이라는 기사가 있더군요. 그러니까 올초의 사고는 거의 10만 가까운 블로그사용자가 자신의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했다는 이야긴데요. 이때 이용자들이 할수 있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밤부터 오늘 오후까지 mycocoon.com 도 접속이 불가능했습니다. 서버의 장비를 교체했다고 하더군요. 9일오후부터 10일오후까지 접속불가라고 공지가 올라왔는데 공지를 올린 날짜가 10일입니다. 미리 사용자에게 예고를 했다면 최소한 8일쯤에는 공지가 올라왔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공지를 올릴틈이 없이 정비를 했다면 아마 서버에 예기치 않은 장애가 있었던게 아닌가 추측해봅니만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예고없는 서비스 중단임에는 확실한듯 합니다. 그리고 많이 시끄러웠던 어제 네이버의 아이템유료화를 위한 접속불가도 미리 공지되지 않은 일이었구요. 참고로 저는 지금 이 호스팅업체에서 5년째 이용하고 있습니다. 5년동안 30분이내의 접속장애가 두번정도 있었던걸로 기억됩니다.
  • “설치형 블로그의 단점 3 : 트래픽”에 대해서.
    트래픽 사용량이 올라가서 서버가 닫힐 수도 있다고 하셨는데, 일단 최대 24시간 뒤에는 풀립니다. 자.. 트래픽이 얼마나 나올까요? 개인블로그중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생각하는 호찬넷의 랭키닷컴에서 블로그분야 순위는 15위 입니다. 호찬넷에는 많은양의 글이 올라오진 않지만 양질의 글이 많기 때문에 예전글이나 자료를 찾으러 많이 방문하는것 같습니다. 제가 알기로 호찬넷의 트래픽이 하루 500메가를 넘지 않습니다. 저는 하루 평균 약 70~80메가 정도를 전송하고 있습니다. 가끔 메신저로 보내기 어려운 파일을 중계할때도 이용하니까 실제로는 한 60~70메가정도일것으로 예상합니다. 호스팅 업체중에서 ivyrocafe24를 보면 하루 전송량 500메가바이트에 1년에 6천원을 받고 있습니다. 텍스트 위주의 블로깅을 하고 있다면 그리 부족한 트래픽용량은 아닐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진을 많이 넣을때는 서비스형 블로그나 무료홈페이지 또는 사진인화서비스업체의 앨범공간등에 사진을 올리고 끌어다 쓰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서비스형보다 설치형에 더 많은 노력과 비용, 그리고 서비스형과는 다른 형태의 위험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때문에 많은 장점들이 “좋을것없다”고 여겨지는 것은 무리한 결론이 아닐까요. 서비스형과 설치형 모두 장,단점이 있습니다. 어느쪽이 좀 더 나에게 편안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블로깅을 할수 있을지를 생각해보시고 결정하시면 되겠습니다. 블로깅은 서비스업체를 위해서 하는것도 아니고 호스팅업체를 위해서 하는것도 아니니까요. 다만 저는 이 글에서, 혹시나 설치형블로그를 너무 어렵고 또 한편으로는 오히려 불안하지 않느냐…고 생각하실 분들께 변명을 좀 하고 싶었습니다. (–)(__)

15 thoughts on “설치형블로그를 위한 변명.

  1. 오군

    자기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겠죠. 잘 읽었고,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참, 네이버 접속불가는 공지를 하긴 했는데, 아이템 유료화를 위한 작업이라는 얘기는 안하고 스토리지 서버 점검이라고 뻥쳤죠..

  2. hof

    오군// 네. 그 문닫힌 화면 저도 보긴 봤는데.. 그거 예고(내일 또는 모레 잠시 닫힙니다.라는 공지)가 있던건지는 몰라서요. 네이버블로그 공지리스트엔 없더라구요.,

  3. 쿠마

    유료화라는 말한마디도 없이 서비스 중지시켜놓고 ~ 서비스 재개할땐 유료화를 선보인 멋진 네이버 -_- 호스팅업체 불안정은 어느정도 있지만 트래픽은 정말 단점이 아니라고생각되네요 동영상 파일 돌리는것도 아니고 블로그의 경우 하루 500이면 1/5도 쓰기 어렵죠 ~

  4. Pingback: 정목이의 블로그

  5. 가입형을 쓰다가 좀 욕심이 생기면 설치형으로 바꿔보는 것도 한 방법이겠죠. 초보자라면 설치형은 넘어야할 산이 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가입형 블로그에 올린 글들을 긁어다가 설치형 블로그 DB에 넣어주는 스크립트만 있으면 좋을 텐데요.

  6. hof

    귤// 그거 유료로 하면 어떨까 생각했다니까요. 네이버->MT 게시물,코멘트 완벽이전! 500원! 생각했는데… 만명이 해봐야 500만원이어서…;;; 개발자 인건비도 안빠질듯 히히.. 뭐 호스팅회사에서 호스팅서비스와 짜웅해서 하면 괜찮을거같기도…

  7. 토끼군

    hof: 한 번 해 보시는 것도 괜찮겠군요! 비단 MT 뿐만 아니라 태터툴즈, 조그, b2, nucleus 등등 자기 입맛대로 고르게 할 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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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mylook

    제메인 페이지가
    11.9KB (12,273 바이트)
    이에요
    CSS 는 한번만 로드하면 더이상 로드 안하니 읽을 필요도 없겠죠

  13. hof

    mylook// 네. 저도 그래서 조금씩 테이블을 스타일로 뜯어고치고 있어요. 근데 맨처음 큰 틀을 잡는건 어렵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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