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블로거들의 협찬공지 문구들

By | 2019-07-09

블로그에 리뷰를 작성할때는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행정규칙)에 따라 대가성 여부를 본문에 명시해야 한다. 그런데 지침에 나온 규정이 모호하고 헛점이 있다보니 이 대가성 여부를 모호하게 비틀어 표시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첫번째는, 대가성 여부를 글씨가 아닌 통 이미지로 제작하여 게시한다. 얼핏보면 글씨같지만 실제로는 이미지 파일에 글씨를 새겨 넣었다.

몇글자 써 넣거나 자주 리뷰한다면 메모장에 써두었던 문구를 복사해서 붙여넣으면 될텐데 굳이 이걸 그림 프로그램을 열고 텍스트 툴로 글씨를 써넣고 이미지로 저장해서 본문 쓰다가 이미지 첨부 버튼 누르고 파일 찾아서 업로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당사자들이야 -이게 이쁘다던가, 이게 더 잘보일거 같아서요… 라든가 – 다양한 이유들이 있겠지만 이렇게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리뷰 블로거로서의 이득은 아래와 같다.

  • 홍보,댓가성 리뷰라는 문구가 검색엔진에 명확하게 크롤링 되지 못하게 함으로써 마치 비댓가성, 자비로 구입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리뷰인것처럼 검색엔진을 속이고 검색결과 미리보기에서 방문자를 속일 수 있다.
  • 저해상도, 작은 글씨로 작성한 이미지 글씨는 브라우저에서 텍스트보다 훨씬 가독성이 안좋으며 심지어 글자 색깔까지 흐린 색으로 칠해버리면, 댓가성을 명시하라는 행정지침을 반쯤 무력화시킬 수 있다.

두번째는, 댓가성 여부를 명시만 하면 되는데 거기에 중언부언 댓가성과는 상관없이 진솔하게 작성했다는 문구를 첨언하는 경우다.

비록 물품을 공짜로 제공받고, 원고료를 받고, 호텔 숙박의 혜택을 받았지만 리뷰는 정직했다, 내가 좋다고 쓴건 정말 좋아서이고 안좋다는 이야기가 없는 것은 정말 다 좋아서였다 라는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인데. 이게 말이 안되는게 뭐냐면, 체험단 신청을 할 때  대개 기존 자신의 블로그와 리뷰 글 링크를 제출한다.  레퍼런스로 보라는 건데 거기에 좋지 않은 이야기가 써 있다면 예를 들어 호텔에 묵었더니 다 좋았지만 화장실에서 악취가 났다거나, 제품 리뷰를 했는데 이 부분은 불편했다거나 하는 이야기가 있다면 돈주고 제품주고 일 시키는 입장에서는 굳이 이런 “정직한” 블로거에게 리뷰를 맡기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묵묵히 빨아주는 블로거가 수천 수만명이나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생각하보면, 제품과 댓가를 받았으나 진솔하게 작성했다는 글쓴이의 마음은 사실일지도 모른다. 호의과 댓가에 마음이 그렇게 움직여지고 판단에 영향을 끼쳐서 안좋은건 뭐 그럴수도 있는 일이 되고 좋은건 정말 좋아보이는 것 말이다. 독자에 대한 기망이고 자신에 대한 쉴드다. 댓가는 받았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진솔하게 썼다고 하면 마음이 편해지거나 아니면 뭐라도 된거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댓가 받고 빨아주는 리뷰까지 뭐라할 순 없지만 자신에게 정당성의 면죄부를 주고 독자를 속이며 검색엔진을 교란시키는 짓은 얄팍하기 그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