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돌사고 및 처리중

By | 2019-08-30

어제 낮 오토바이와 추돌사고가 있었다. 9년전 택시가 뒤에서 범퍼 꾹꾹이 한 이후 처음인듯. 신호대기 밀려있는 와중 맨 뒤였는데 퀵서비스 바이크가 오면서 왼쪽 범퍼를 쿵. 얼추 30km/h 안되게 왔던것 같고 브레이크도 잡았는데 한뼘 정도 정지거리가 모자랐던게 아닌가 싶다. 게다가 내 바로 뒤가 횡단보도여서 진행방향 페인트를 밟았다면 마찰력 부족으로 제동거리에서 손해를 봤을지도 모르겠다.
나중에 후방블박을 돌려보니 검정색 풀페이스 보호구를 써서 시야의 방향은 알 수 없으나 정면을 향하고오다가 충돌 5미터쯤 전에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 인도쪽을 봤다가 다시 정면을 보면서 급제동하는 모습이 찍혔다. 추측컨데 대부분 퀵 바이크가 그러하듯 폰을 보다가 주의산만으로 집중력을 잃은게 아닌가 싶다.
일단 내려서 각자 보험사와 통화를 하는데 바이크 운전자가 바로 100% 인정하고 접수번호를 불러주었다. 과실도 명백하고 뭐가 깨지거나 우그러진데는 없기에 긴급출동도 다 부르지 않았다. 헬멧 쉴드를 올린 얼굴을 보니 젊은이다. 서로 다친데는 없느냐고 묻고 별다른 이야기는 나누지 않고 각자 보험사와 통화를 하였다. 차대차 사고면 아휴 참 어딜 보신거냐면서 짜증이 났을법도 한데 바이크가 와서 박으니 다치지 않았는지가 먼저 걱정되었다. 과실은 과실이고 사람 다친건 또 다른 문제 아니겠는가. 충돌 후 넘어지거나 몸이 붕 떴다가 떨어지면서 부상 당했다면, 생각만해도 모골이 송연하다.
바이크 운전자로부터 접수번호를 문자로 받고 제조사 센터와 통화를 했다. 상태를 봐야하니 일단 입고부터 하란다. 부지런히 고속도로를 달려 도착. 범퍼는 도색하면 되고 범퍼 하단부 플라스틱 부품(스포일러)는 도색하는게 아니므로 교체해야 한단다. 이정도 작업이면 대략 얼마정도 나오느냐고 물으니 100만원이거나 조금 넘거나 하는 정도라고 한다. 담당자는 렌트할수 있는 업체 몇군데 연락처를 알려주었다. 일단 차는 맡기고 택시타고 시외버스타고 해서 돌아왔다.
렌트카 업체에 이러저러하여 보험대차하고자 한다며 조건을 문의했다. 업체마다 가능한 차종을 불러주었는데 고가의 수입차가 줄줄이 나오더니 종내는 1억1천만원 가까이 가는 차까지 가능하다한다. 당연히 타보고 싶어서 그 차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굴뚝같았으나 결국 보험대차를 하지 않기로 하였다. 물론 차량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이 했겠지만 대중교통으로도 이동이 가능한데 굳이 호기심 때문에 바이크 청년의 보험료 부담을 올려주고 싶진 않았다. 렌트를 하면 수리비 포함하여 총 대물처리비용이 200만원이 넘어간다. 물적할증기준 금액을 얼마로 보험가입했는지는 알수 없으나 최대가 200이므로 렌트할 경우 할증은 명백하다. 물론 기준금액을 낮게 가입했다면 범퍼수리금액만으로도 할증이 되겠지만.
그런 것이 교통사고고 그런 것이 과실비율에 따른 책임이고 그러니까 보험을 들고 쓰는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삶이란 이것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타인의 난처한 상황에 대한 이해와 공감은 내 호기심과 욕구보다 무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