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다녀온 마트의 카드보관장소에 “소독완료. 쇼핑카드 보관장소”라는 큰 안내판이 서 있었다.
영업시간 내내 새로운 고객이 와서 카트를 사용하고 반납하기를 반복할텐데 저 “완료”의 시점은 과연 언제인가. 언제든 저 카트를 검사하더라도 항상 “소독완료”의 상태라는 것일까?
고객들은 쇼핑 후 저 장소에 카트를 반납하고 바로 다음 사람이 또 끌고 갈텐데 저 메세지는 과연 무엇을 약속한단 말인가.
이 마트뿐 아니다. 시내버스에도 소독완료가 붙어있고 공중화장실에도 소독완료가 붙어있다. 언제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소독완료란다. 소독이란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소독한 시점부터 다시 오염이 시작된다. 당연히 10초전에 소독한 카트와 어제 소독한 카트 손잡이의 오염도는 차이가 많을 것이다. 소독하는 시점에 고객이 사용중인 카트는 어쩌면 하루종일 소독되지 못한채 이 고객 저 고객이 이용하게 될 수도 있다.
핵심이 빠진 이런 안내판은 어쩌면 카트 사용전 손잡이를 알콜로 소독할 고객 중 일부를 ‘소독완료라고 하니 깨끗하겠지…’, 쇼핑을 마친 후 손을 닦으려고 생각했던 고객 중 일부가 ‘소독한 카트 썼으니 손 안씻어도 되겠지’ 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은 아닐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