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매트릭스 인 서울 행사가 있었습니다. 방송에도 나왔고 신문에도 나왔으니 많이 알려졌을법 한데요. 서울행사(라는 용어가 적합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이전에는 일본의 시부야 등에서 있었다는군요. 제가 처음 이 놀이에 주목한 것은 인터넷(네트)를 통해서 익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같은 목적(즐거움)을 위해서 일정정도의 협력이 이루어지고, 이 고리의 느슨함이 한편으로는 매력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옳다vs그르다 보다는 좋다vs싫다가 더 많은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끼치고 있고 한 주제를 가지고 설득하고 토론하고 이해를 얻는 과정은 불경기-_-를 맞이하고 “이거 어때?” 라는 깃발을 세우면 “오~ 재밌겠는걸” 하고 모여드는 多가치의 표본이 아닐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행사는 나름대로 성공적이었고 (1차행사때 소나기 쫄딱맞으며 디카들고 대학로를 뛰었습니다 -_-;;) 며칠전에 두번째 행사가 또 있었던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느슨함의 매력은 점차 사라지고 서로간의 익명성 또한 점점 희미해져갔습니다.
요즘 다시 주목하는 플래쉬몹 또한 매트릭스의 전철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뜻은 아닙니다.)의 밟게 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친목모임이 되게되면 그때부터는 처음 모였던 사람들의 긴장감과 흥분을 새내기들은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지요. “이 놀이”를 알고싶고 참여하고 싶은게 아니라 이제부터는 “이 모임”에 새내기로서 분위기 파악을 해가며 발을 들여놓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느껴질것이라는 거죠.
한국에서의 익명성이라는 것은 참으로 지키기 어려운 개념이 아닌가 싶습니다. 처음엔 느슨했던 그 고리가 점점 단단해지면서 굵어짐으로 인해 일종의 테두리를 만드는 것의 이유는 무엇일까요. 집단의 우월감? 소속감? 집단속에 들어가야지만 안심이 되는 보호받지 못하는 개인? 아니면 100번 좋게 해석해서 유대감, 인간적인 만남, 휴머니티…
그러나 푸석푸석하게 모여서 쇼킹하게 쪽을 팔고 재미를 느끼고 대중속으로 (= 원래 있던 자리로) 신속하게 숨어버리는 것이 이 놀이의 매력이 아닐까…이것을 한국적인 커스터마이징인가 아니면 변질인가.
역시 변질이겠죠. 목적이 분명치 않은 모임은 모두 친목이 되어 버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