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플워치3를 며칠간 사용하다가 결국 반품해버렸다. 가장 큰 이유는 시간을 제대로 보기 어렵다는 것. 기존의 손목시계를 사용하던 사람이 애플워치로 이동하기엔 습관과 노력을 꽤 필요하다는 점이다.
우선 시계 “힐끔”보기가 되지 않는다. 길을 가다가 현재 시각을 알고 싶을 때 일반 시계는 팔을 들이올리지 않고 손목만 살짝 꺾고 앞쪽으로 돌려주면 그대로 시계를 볼 수 있다. 책상에 손을 얹고 키보드를 치고 있을 때, 필기를 하고 있을때에도 마찬가지로 그냥 힐끔 보기가 가능하다. 시계를 차고 있는 손목이 어느 위치에 있건 얼추 시계 표면과 45도 정도의 각도만 맞으면 현재시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애플워치(를 비롯한 스마트워치류)는 충분히 손을 들어 올려 얼굴 가까이에서 시계를 틀어야 화면이 켜진다. 일단 켜지면 어느 각도에서 보건 시인성에는 문제가 없다. 이 화면을 켜는데까지 필요한 시간과 (위치, 각도, 움직임에 대한) 조건에 맞는 행동을 늘 해야한다는 점이 꽤 불편했다. 물론 불편이라는 것이 익숙해지면 사라지는 것이기에 적응하면 되는 문제긴 하다. 다만 더 큰 문제가 하나 있다.
음악을 재생하고 있지 않을 때에는 사용자가 지정한 시계 화면을 보여준다. 그런데 음악을 재생하고 있을 때에는 음악 플레이어 컨트롤러가 기본 화면이고 시계는 오른쪽 위에 조그마한 글씨로 바뀌어 표시된다.
아날로그 시계 페이스니까 내가 시계를 보는 순간 둥근 문자판에 바늘이 보이겠지? 를 기대하고 시계를 봤으나 현재 재생중인 음악과 컨트롤러가 보이고 현재 시각은 오른쪽 위에 작게 표시되어 있다. 액정 화면의 시계 이미지를 순간적으로 봐도 시침과 분침의 위치로 현재 시각을 파악했는데 음악 재생시에는 일단 “아차! 뭐지?” 하고 다시 오른쪽 위 숫자를 찾아 읽어야 했다.
음악이라는게 길을 가면서 일을 하면서 쉬면서 편하게 듣는 경우가 많고 늘 현재 곡명에 대한 정보, 재생이냐 일시 멈춤이냐의 기능등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단지 음악을 재생하고 있다는 이유로 시계 기능이 매우 축소되어 버리고 심지어 전체화면 아날로그 시계였다가 작은 폰트 문자 시계로 게다가 다른 위치에 표시되어 버리면 현재 시각을 알기 위해 정신적으로나 시각적으로나 피곤한 일이었다.
물론 이 또한 익숙해지면 해결될 문제일 수도 있으나 며칠간 써본 경험으로는 속으로 “아~ ㅆㅂ “소리만 나왔지 적응이 어려웠다.
게다가 9월에 워치4가 나올려는지 어쩔려는지 모르겠으나 그때 다시 도전을 해보던가 말든가 하지, 일단은 적응 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