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에어컨 냄새 날 때 몇가지 대처방안

By | 2021-01-26

자동차라는게 참 가혹조건이다. 진동, 소음, 먼지, 배기가스, 바람소리, 속도, 눈비 등 셀수 없이 많은 외부 환경을 금속판과 유리, 플라스틱 등으로 막힌 공간에서 감당해야 하니 말이다. 이 조건에서 에어컨을 사용하는 것 역시 초기의 환경과 성능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위에서 언급한 악조건에다가 공기흡입구로 들어오는 날벌레, 나뭇잎 부스러기, 꽃가루도 더해진다. 찬공기를 만들다보니 주위 습기들이 응축되고 거기에 들러붙은 불순물들이 오염되고 누적되다보면 쉰내부터 걸레빤 냄새까지 다양한 냄새가 나기 마련이다.


에어컨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그 스트레스는 상당하다. 차에 누굴 태우기도 민망할 뿐더러 위생상으로도 찝찝한 노릇이다. 그동안 알아본, 겪어본 에어컨 냄새 방지,처리 방법과 의견을 좀 정리해본다. 에어컨 필터(캐빈필터) 교체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방향제 비치(…)는 냄새의 근원을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므로 제외한다.


1. 도착전 에어컨 끄고 송풍 모드로 10분 가량 가동
에어컨을 가동하다가 목적지 도착하기 10여분 전에 에어컨은 끄고 송풍 (바람) 모드만 10여분 유지함으로써 차량 내 습기를 말리는 원리라고 한다. 일리 있을거 같긴 한데 방금전까지 아주 차가운 상태로 있는 에어컨은 끈 직후에도 계속 수증기가 응결되는 중이라, 이때 바람을 10분간 쏘일 경우 현재 만들어진 물방울 + 어느 정도 계속 생성중인 물방울 때문에 효과적으로 수분 제거가 가능할 것 같지 않다. 어느 정도 실온과 비슷하게 온도가 올라간 후에 바람을 불어야 효과적으로 수분이 증발될 것이다. 이 도착전 에어컨 끄기의 단점은, 한여름 35도니 40도니 오르락 내리락 하는 때에 에어컨 끄고 10여분 가보면 내리기 전에 엉덩이와 등판이 땀으로 흥건해진다. 아울러 모든 경우에 “내리기 10분전”을 정확히 알 수 없기도 하다. 예를 들면 여행갔다가 오는 길 국도변에서 마음에 드는 식당이 저 쯤에 보이면 어떻게 하나. 운전할 때마다 에어컨을 도착10분전에 끄는걸, 까먹지 말고 실행해야 한다는 점 또한 이 방법의 어려움 중 하나다.


2. 외기 유입 모드로 두고 하차
이 방법도 상당히 괜찮다고 한다. 주차해있는 동안 자연스럽게 차량 내외부 공기가 통하면서 건조되는 방식. 단, 매번 하차할 때 마다 수동으로 외기유입으로 바꿔줘야하는 불편함이 있을듯 하다. 모든 차량이 외기유입 상태로 시동을 끄면 그대로 유지되는지도 궁금. 습도가 높은 날, 공기가 잘 통하지 않고 습한 지하주차장에서도 효과가 있을지 갸우뚱.


3. 대롱달린 스프레이 방식 에어컨 세정제
캔 방식의 에어컨 세정제에 대롱을 끼워 송풍구 안에 넣고 뿌리는 방식. 어디까지 약제가 전달되어 효과를 발휘할 지 모르겠다. 하수도가 막혔는데 세면대에 걸린 머리카락 긁어내는 격은 아닐까?

4. 훈증캔 방식
요 방법도 나쁘지 않다. 국내 모 제품은 물을 부은 통에 약제를 담그면 잠시 후 반응해서 연기인지 수증기인지 뿜어내는 방식이고 모 수입제품은 캔 윗부분을 딸깍 누르면 미세한 약제가 뿜어 나오는 방식. 제품 시공 후 향이라든가, 효과 유지기간 면에서 캔 제품이 나았다.


5. 에바크리너 시공
거품타입 세정제를 호스를 통해 에바포레이터 안으로 주입해서 꽉 채운 후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방식. 오염물질은 차 하부 및 송풍구를 통해 구정물과 거품타입으로 일부 나온다. 예전 차 운행할 때 이 방식을 차 팔기 마지막 4~5년 가량 매해 이용했었다. 처음엔 효과가 좋았으나 사용햇수가 지나면서 부작용이 생겼다. 오염물질을 머금은 거품약제가 완전히 제거되지 못한채 진득하게 말라붙는 현상이 누적되다가 마침내 스위치나 내부 부품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에어컨 스위치가 눌리지 않고 바람 방향이 제대로 바뀌지 않았다. 차 팔던 해에는 에어컨 액츄에이터도 한번 고장나서 교체했다. (가동만 하면 무조건 최강풍으로만 동작). 공조기 내부를 채웠던 오염물질과 범벅된 거품이 어떻게 충분한 수준으로 배출되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관련하여 네이버블로그 폭주님의 글 참고. 에바크리너 부작용 및 유해성에 대한 생각 -폭주-


6. 살균램프 장착
에어컨 내부에 곰팡이를 죽이는 자외선 램프를 설치하는 방식. 효과는 잘 모르겠고 오존유해성과 특유의 냄새, 빛의 직진성으로 인한 사각지대 여부, 내부 플라스틱의 경화 문제 등에 대한 확신이 없다. 관련하여 읽어볼 클리앙 초보만쉐이님의 글. 오존 발생에 대한 정리.. 만약 이 방법이 반영구적이고 효과가 검증된 방식이라면 차량제조사에서 먼저 적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7. 애프터블로우 장착
양산차에도 일부 적용되는 방식인데, 시동을 끈 후 수 분이 지나 냉기가 사라지면 일정 주기로 일정 시간동안 송풍기능을 동작시켜 에어컨 내부를 말리는 방식. 가정용 에어컨에도 내장되어 있는 기능이라 신뢰성 있음. 단점은 뿜어져 나온 습기가 주차중 차량 내부 습도를 높인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지만 특히 비오는 날 30분 정도 주차했다가 다시 차에 탈 경우 안쪽 유리에 김이 상당히 서려있을 것이다.


8. 에어컨 분해 청소
이미 오염된 에어컨 내부를 들어내고 분해 안되는 곳은 내시경을 넣어서 확인하며 약제와 물로 청소하는 방법. 오염됐을 때는 이 방법뿐일듯 싶다. 다만 사용하는 약제의 안정성과 분해 조립시 잡소리 여부가 걱정.


차량 에어컨 냄새는 어찌보면 어느 정도는 당연한 현상일것 같다. 오염물질과 유기물이 어둡고 막힌 내부공간의 결로에 들러붙는게 반복되면 냄새 안나는게 이상한 일. 한번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차에 타는게 고역일 정도로 괴로운 일이다. 약제를 뿌리는 것은 가습기살균제 사건에서 보았듯 약제의 안전성이 담보되어야 할 것이다. 사용 후 충분한 환기도 필수일것이고.

아무튼, 최종 선택은 애프터블로우 장착 후 여름철 2회 정도 캔 방식의 에어컨청소약제를 사용중이며 에어컨 필터 교체는 2~3개월마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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