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도 넘은 글에 엊그제 새 댓글이 하나 달렸다. 왜 제대로 이거다 저거다 명확하게 쓰지 않느냐며 명확한 글쓰기를 주문한 댓글이었다. 그 글은 사실을 관찰하고 참고문헌을 첨부하였고 몇가지 실험결과를 추가 한 후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때 주의사항을 적고 마무리하였다. 댓글 작성자는 아무튼 그게 0인지 1인지, 도인지 모인지를 알고 싶었던 모양인데 말하는 뽄새가 사뭇 무례하였다. 그에게 장문의 대댓글을 작성해보기로 했다. 남의 글쓰기를 훈계하기 전에 자신의 글읽기 능력을 키우시라는 내용이었는데, 이렇게 저렇게 표현을 바꿔보다가 대댓글과 댓글 모두를 삭제하였다.
댓글 단 이는 애초에 블로그가 RFC 문서가 아님을 이해하지 못했다. 강산이 바뀐다는 10년이 지나 이제는 최신의 정보, 더 고도화되고 정제된 규정, 업계와 소비자가 그 세월동안 거쳐온 시행착오와 정정, 디바이스 기술의 발달 은 뒤로한 채 뜬금없이 11년전 글에 댓글로 투정을 부렸다. 2022년의 어떤 디바이스로든 테스트 해보면 한번에 알 수 있는건 안해보면서 오히려 글쓰기가 모호하다며 가르치려 들었다.
무슨 말을 할 때는 옳은 말이어야 하고 자신이 해도 되는 말일 때 예의바르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 댓글은 첫 조건부터 맞지 않았기에 굳이 내 블로그에 걸어두고 보관해야할 이유가 없었다. 문앞에 누가 버리고 간 쓰레기는 장식장에 넣어 보관할게 아니라 치워버려야하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