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는 무엇인가. “weB+LOG의 줄임말로써 웹항해일지라는 뜻이며 최근글이 위에 나오고 ……”그만…….. 됐다. 퍽! 그소리는 밥먹다가 뒷통수를 탁 쳐도 옆구리를 쿡 찔러도 바로 튀어나오게 지겹게 들은 소리다. 대한민국에서 블로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라고 하면 십중팔구 저소리로 시작한다. 그런 99년 이야기말고 오늘 당신이 쓰고 있는 당신의 블로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
확실히 무료홈페이지 시절보다 업데이트가 자주된다. 브로셔같이 만들어놓고 몇개월간 업데이트 되지 않던 그때의 홈페이지들보다 수십배 입력되는 데이터들이 많다. 게다가 블로그코리아의 최신글을 보거나, 자기가 쓰고 있는 RSS리더기를 보거나, 코멘트 따라, 링크따라, 트랙백따라 돌아다니다보면 그 업데이트의 양과 속도를 체감할 수 있을것이다. 무엇이 당신으로 하여금 (=나로 하여금) 자판을 두드리게 만드는가. 그 시간과 정성을 쏟게 만드는 제1의 동력은 과연 무엇인가.
1. 나의 기록이다.
내가 본것. 내가 생각한것. 내가 느낀것들에 대한 기록이다. 기억은 잊혀지기 마련이다. 서서히 물속으로 가라앉는 조개껍질처럼 기억은 소멸해간다. 내 블로그는 그것들에 단단히 그물망을 치는 작업이다. 게다가 그 꾸러미는 월별로, 년도별로 차곡차곡 모아져있으니 적어도 잊혀지길 바라지 않은 어느순간 흔적도없이 사라져버리지도 않을뿐더러 잊지 않기 위해 애써야하는 수고는 덜 수 있다.
2. 나의 학습이다.
말을 하는법. 타인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나에게 들어오는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사회속에서 (다른말로 이 지구에서…) 내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를 학습하는 공간이다. 나를 이해시키고 남을 이해하는것, 나를 알리고 남을 배우는 것,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제대로 말할수 있도록 하는 학습인 셈이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나를 다스리는 방법, 나 자신을 파악하는 방법 또한 학습될 수 밖에 없다. 이불뒤집어쓰고 혼자말 지껄이는 것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나의 글 하나는 타인의 글 하나와 같은 표면적을 가진채로 수많은 타인의 엔트리속에 던져진다. 나의 글이 왜, 얼마나 허접한지가 바로 표시나 버린다.
3. 나의 아이덴티티다.
같은 대상에 대해서 만에 하나라도 나의 생각이 누군가의 생각과 일치한다고 하자. 그런 경우에 조차 내가 말하는 방식과 그가 말하는 방식은 같지 않다. 아바타꾸미는데, 배경음악꾸미는데 돈쓰지 않기로하고 블로그를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4천9백원짜리 아이템이 보여주지 못한 “나”를 무엇이 보여줄 것인가. 오로지 글이다. 글은 곧 나의 생각이고 의지이고 관심이고 철학일것이다. 이 다양함의 총화가 바로 “나”인것이다. 네트에서의 아이덴티티는 몇천원짜리 아바타가 만들어주지 못한다. 그것은 나의 자아와는 1그램의 연관도 없다. 나와 타인을 구분할 수 있는 차이점은 나의 생각의 표현인 글의 집합체가 타인의 그것과 확연하게 다르다는 점이다.
4. 나를 만든다.
위의 모든 과정은 내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지만 반대로 온라인의 그것들의 집합은 오프라인의 나에게 영향을 끼친다. 가식적이지 않은 진실한 목소리는 나의 영혼이 혼탁해지지 않도록 늘 도와줄것이며 타인과의 따뜻한 교류는 나의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고 미소짓게 만들것이다. 오늘 보낸 승냥이같은 트랙백은 퇴근후에도 나의 마음속에 앙금으로 남아있을 것이며 내게 코멘트를 써준 누군가는 깊은밤 꿈속에 흐릿하게 보일지도 모를 일이다.
오늘 방문객이 몇명이고, 몇명이 코멘트를 남겼고, 블코의 베스트에 올라갔고, 오늘의 블로거에 뽑혔고에 연연하지 말아라. 오늘 당신의 블로그를 방문한 사람의 99%는 1년뒤에 당신의 존재조차 기억하지 못할 사람들이다.
새로운 유머, 신기한 사진,재미있는 동영상을 방문객에게 보이기 위해 스트레스 받지 말아라. 그것말고도 당신에겐 써야할 글과 해야할 말과 표현해야할 생각들이 훨씬 많을것이다.
더이상 나를 위해 블로그(블로깅)을 하지 말아라. 당신 스스로를 위해 하라.
요즘 제일 신기하게 보이는건요..
블코에 올랐다고 축하한단 메세지입니다.
뭘 축하한단건지..축하의 의미조차 모호해 집니다.
정말 구구절절 옳은말씀이외다!!!!!
고맙습니다. 잘 봤습니다.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