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에 한번, 그리고 이번에 다시 한번 다녀온 대부도 펜션 해뜨락 (네이버지도 참조)입니다. 바닷가에 붙어있는 펜션은 아니지만 덕분에 조용하고 한적한 맛이 있습니다. 사진을 보면서 설명하는게 좋겠네요. 설명이 먼저 나오고 그 아래 사진을 놓겠습니다.
찬장사진부터 올리네요. ㅎ. 찻잔,물컵,와인잔 등을 올려둔 찬장입니다. 그릇이며 접시용 찬장은 따로 있습니다. 제가 이 사진을 찍은 이유는 찬장 맨 아래칸에 있는 분홍 바구니 때문인데요, 뽀송뽀송한 행주가 들어 있습니다. 행주들은 보통 씽크대에 말리는 포즈로 얹혀져 있거나 깔끔하다하더라도 접혀서 부엌 어딘가에 놓여있기 마련이거든요. 이른바 “디테일”에 감동먹은 것이지요. 부천 참치그라 횟집의 실장님도 제 눈에 쏙 든 이유중 하나가 바로 회 한번 썰어내고 바로 손 씻고 다음 횟감 만지는 그 몸에 밴 깔끔함 때문입니다.
발코니에서 바라본 바깥 풍경입니다. 겨울에 왔을때는 그냥 발판(?)과 난간만 되어 있었는데 펜션 주인장 아저씨께서 그동안 지붕이며, 창문이며 만들어 두셨네요. 1월에 왔을때는 1층에 내려가서 그릴을 피우고 저녁을 먹었습죠. 그 공간 역시 페치카라고 하는 난로에 나무 때가면서 아늑한 곳이었습니다만 비오거나 혹한기에는 아무래도 방과 가까운 곳이 편하긴 하겠지요. 발코니에 이제 커플 그네를 만들면 어떨까..구상중이시라고 합니다.
발코니에서 본 펜션 전경입니다. 오른쪽에 보이는건 정자구요, 저기서 저녁 드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중간에 보이는 나무 다리를 건너가면 잔디밭이 있고 사장님네가 계시는 건물이 있습니다. 여기 펜션의 장점은 잔디와 정원이 너무 아름답다는 거에요.
오후 햇살이 창문을 비껴가고 있습니다. 연두색 방이라 벽도, 커튼도, 또 창틀에 놓인 장식화분도 다 연두색입니다. 벽면은 밀크페인트로 여러번 덧발랐다고 하시네요. 좋은 벽지로 벽을 바르는 것보다 금전적으로나 노력면으로나 몇배나 수고를 하셨답니다. 전 다른건 모르겠지만 침대보와 베개에 한번 손바닥으로 만져보고 얼굴 묻어 냄새 맡아보니 그냥 믿음이 확 생겨버렸습니다.
방 한쪽 벽을 채우고 있는 나무그림입니다. 방안을 장식하는 그림은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사모님이 직접 그렸다고 하십니다.
펜션 건물 밖에 있는 조그만 정자입니다. 조리한 음식을 내와서 저기 앉아서 드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정원으로 넘어가는 나무다리입니다. 밑에는 연못이 있습니다.
연못엔 부레옥잠이 가득합니다.
쉬야하는 소년 모양의 자그마한 분수가 있습니다.
연못을 위에서 내려다보고 한장 찍었습니다. 연보라색 꽃이 참 예쁩니다.
가까이서 꽃을 찍었습니다. 카메라 떨어뜨리지 않게 꼭 쥐어야지요. ㅎ
잔디가 깔린 마당으로 나가니 푸드덕하며 뭐가 나무 가지로 날아가 붙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매미네요. 암놈 매미인지 아니면 사람이 가까이 있어서 그런지, 맴맴하지 않고 조용하더라구요. 사진 정 중앙에 거꾸로 매달린 녀석 보이시죠?
마당 한켠에 밧줄로 지붕을 엮어 놓은 조그만 그늘막입니다. 이 아래서 마당과 꽃 보면서 차 한잔 마시면 딱이죠.
그쪽에 서서 바라본 정원입니다. 정자도 보이고, 오줌싸개 소년도 보이네요.
잔디밭 마당을 지나면 끝에 주인 아저씨 아주머니가 사시는 건물이 있고 그 옆에 이렇게 나무로 된 문이 하나 있습니다. 아참, 이 펜션 전체에는 곳곳에 스피커가 있어서 종일 잔잔한 음악이 나오더군요. 낮에는 80년대 발라드도 나오고 안치환 노래도 나오더니 아침 일찍은 클래식도 나오고 그럽니다. 아무튼, 이 문을 지나면 뭐가 나올까요? 다음 사진을 보시죠.
잔디언덕입니다. 연초에 왔을 때 주인 아주머니가 여기서 썰매를 타보라고 하시더라구요. 내리막 비탈인데다가 돌밭도 아닌 눈쌓인 잔디 위니까 썰매타기엔 정말 좋겠죠. 옷 젖을까봐 소심해서 타진 않았습니다.ㅎ
여긴 방아깨비가 자주 눈에 띕니다. 걸을때마다 잔디 여기저기서 풀쩍 풀쩍 뛰어 다니죠. 나중에 들은 얘긴데 제초제를 전혀 쓰지 않고 일일이 손으로 잡초 뜯어내고 관리하셔서 잔디밭 맨발로 걸어다녀도 좋다고 합니다. 풀벌레가 많은게 아마 그 이유인것 같습니다.
잔디언덕 아래로 더 내려가 봤습니다. 잔디 색이 좀 다르게 모양이 되어 있습니다. 무슨 모양인지 알아보시겠나요?
ㅎㅎ 하트모양입니다. 여기 온 연인들은 죄다 저 앞에서 팔 들어올려 하트모양 사진 찍고 간답니다.
언덕앞에서 다시 잔디가 깔린 앞마당쪽으로 올라왔습니다. 오른쪽 본채 앞에 보이는 초록,빨강 물건이 가까이 가서 보니 썰매더군요. ㅎ 저 멀리보이는게 펜션건물이고요. 아참 여긴 방이 많질 않습니다. 네갠가 밖에 안된다는군요. 영업을 위해서라면 저 넓은 마당에 방을 좀 더 만드시면 좋을텐데 그런 마인드는 아니신거 같았습니다.
저녁먹기전에 슬슬 산책을 나갔다 왔습니다. 대부도가 원래 포도로 유명한데라 펜션 근처에도 포도밭이 있습니다. 한창 포도가 출하될때면 재배한 포도를 파는 가판점이 길가에 늘어서게되는데요 여기를 지나면 아주 포도향이 대단하죠.
포도밭 옆에 심어진 고추입니다. 이 동네에 집이 몇채 더 있는데 펜션은 이집뿐이랍니다. 다른데는 별장이라고 하고요. 그래서 조용하고 더 한적한것이겠지요.
호박넝쿨입니다. 주위에 된장잠자리라고 불렀던 노란 황토색 나는 잠자리도 숱하게 날아다니고요. 땅에도 자주 앉는 검정색 잠자리, 또 가느다란 몸통의 실잠자리도 많이 눈에 띕니다. 예전보다 약싹빨라진건지 제가 둔해진건지 몇번 잡아보려고 살금살금 다가갔지만 못잡았습니다. 흠.
초저녁에 되었습니다. 펜션 여기저기에 조명들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도시와 다르게 해가 지고나면 금방 선선해집니다.
정원 한켠 소나무 아래 의자가 놓여있습니다. 어스름해질무렵에 앉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면서 시간 보내기에 좋은 분위깁니다.
아까보다 조금 더 어두워졌습니다. 하늘을 보면 해가 넘어간쪽부터 시작해서 머리위까지 하늘색이 붉은색부터 검푸른색으로 연속으로 뿌려지는 시간이죠.
부엌에 있는 조리대(?)라고 해야하나요. 수입타일로 직접 붙여서 만드셨답니다.
밤이 되니 작은 조명불빛들이 더 밝게 보입니다. 오줌싸개 소년은 지칠줄 모르고 여전히;;;
밟아보고 싶은 잔디와 밟아도 되는 잔디가 일치하는 좋은 예죠.
본채 뒷편 잔디언덕에 한번 더 가봤습니다. 낮에 예쁜 경치가 밤에도 예쁩니다.
늦봄에 동해안쪽 펜션갔을때는 무슨 젊은 애들 전용펜션인지 밤 늦도록 술먹고 떠드는 소리가 가득했는데요, 여기는 연초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그런 손님은 없더군요. 주인아주머니 말로는, 손님중에는 해외 바이어를 종종 초대해서 여기서 바베큐 파티 접대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펜션으로 들어오는 쪽 사진입니다. 흰색 나무문이 야트막하게 달려있습니다.
이층에서 잔디밭과 본채쪽을 내려다 본 모습입니다.
여기부터는 아침 사진이네요. 새벽에 비가 좀 온듯하고 이른 아침까지도 이슬비가 내렸습니다. 나무가지 사이사이로 거미줄이 많이 보였습니다. 나무나 잔디에 약을 안 치니 이런 풍경도 보는거겠죠.
어렸을땐 거미줄에 얇은 나뭇가지를 대고 파르륵 흔들면 먹이감이 걸렸는지 알고 어디선가 거미가 나타났던 기억이 납니다.
전 겨울에 처음 와봐서 푸른 잔디며 나무들이 좋았는데, 주인아저씨 는 봄과 가을이 가장 아름답다고 하시더라구요. 정원을 빙 둘러 가르키며, 봄엔 온 사방이 꽃 천지인게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답니다. 가을엔 아마 나무마다 다른 색깔로 물드는 단풍이 있으니 봄 못지 않게 색이 아름다울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햇살도 더 부드러워지고요.
대추인가요? 추석 차례상에 올렸던 생대추 깨물어 먹으면 참 달고 향긋해서, 전 상 치우면 가장 먼저 손이 가는게 대춥니다.ㅎ
나무가지 중간에서 동그랗게 맺힌 물방울을 껴안고 자고 있던 잠자리 녀석입니다. 이녀석 푹 자고 있는지 한 10cm거리에서 동영상을 찍었는데도 모르고 자더군요.
아침에 보니까 잔디밭 구석 군데군데 버섯이 나 있습니다. 어제 밤에도 있었는지 아니면 더운날밤 비맞고 밤새 뿅~ 하고 커버린건지 모르겠습니다.
소나무에 나란히 쳐진 거미줄입니다.
펜션 입구입니다. 여기 오는 손님들은 단골들이 많으신데요, (저도 올해 벌써 두번째니 단골이라면 단골일까요? ㅎ ) 펜션이라기보다는 별장이나 친척집에 놀러온다는 생각으로 편하게들 오신다는군요.
한동안 대형 포탈에 광고 내셨다가 클릭당 광고비가 부담스럽게 빠져나가는 문제로 광고를 빼셨다는데요. 생각해보니 펜션이라는게 한번 클릭해서 홈페이지 보고 위치가 마음에 안들거나, 가려는 날짜에 방이 없으면 소용없으니 방문자는 그냥 창을 닫아버릴테고 그러다보니까 실제 예약전까지 허투로 빠져나가는 광고비가 상당할 것 같네요. 포탈 광고외에 광고 방법도 잘 모르시는것 같고요. 흐. 그래서 제가 갔을 때도 어떻게 알고 왔느냐고 물으시더라구요.
해마다 댓군데 정도 펜션을 가보지만 블로그 운영 8년만에 처음으로 추천해봅니다. ㅎ
[업데이트]@2010.10.27
대부도 펜션 “해뜨락” – 가을편-
오. 방아깨비인가요? 정말 오랜만에 보는 듯. -0- 느낌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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