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시작하는데는 크게 두가지 방법이 있다. 첫번째는 직접 블로그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 외국에서 나온 MovableType, Nucleus 등을 설치하거나 국내에서 개발된 TatterTools나 ZOG를 사용할 수 있겠다. 더 많은 툴은 김중태님의 설치형 블로그 프로그램(도구) 개발 사이트 총 정리에서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블로그를 시작할수 있는 두번째 방법은 블로그 서비스에 가입하는 것이다. 블로그서비스도 애써 나누자면 포탈에서 하는 블로그서비스가 있고 또하나는 블로그전문서비스업체가 하는 블로그서비스로 나눌수 있겠다. 블로그를 하는 포탈은 네이버, 야후, 엠파스, 다음(칼럼이라는 이름으로), 네이트 등 거의 모든 포탈에서 하고 있고 블로그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는 이글루스,블로그인,온블록 등이 있다.
서비스형블로그, 가입형블로그, 블로그서비스, 포탈블로그 등의 이름으로 불리우는 이러한 가입형 블로그를, 그중에서도 포탈의 블로그를 추천하지 않는 이유를 정리해보았다. 디자인을 자유롭게 변경하거나 내용의 자유로움은 말할 필요조차 없기때문에 제외한다.
- 내 블로그는 나의 블로그.
업체에서 블로그 서비스를 하는 것은 모든 장사가 그러하듯 수익을 내기 위함이다. 수익을 낼 비젼이 없다면 기획자,개발자,디자이너에게 월급주면서 서비스를 만들어내지 않았을 것이다. 완전히 일치한다고 보장할 순 없지만 대충 포탈과 블로그전문업체의 수익모델은 이런식이다. 포탈은 컨텐트를 수집하여 이용하거나 트래픽(방문객)을 많이 발생시켜 그로부터 광고수익 또는 코묻은돈 뜯어먹기를 시도할 것이다. 블로그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곳은 서비스개발로 축적된 기술력과 많은 회원수로 운영되는 안정성들을 근거로 솔루션을 납품하는데에 이른바 데모사이트로 블로그서비스를 운영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여기에 프리미엄기능이라고 나름대로 유료서비스를 덧붙이는 곳도 있긴 하다. ( 돈많은 포탈에서는 줄 수 있는 용량만큼을 주기 위해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블로그업체는 피똥을 싸야된다.)
즉, 블로그전문업체는 이용자들이 열심히 자기네 서비스를 써주면 그걸 기반으로 자기네가 개발한 블로그를 들고 나가서 솔루션을 팔면 된다. 게다가 이용자들이 유료서비스(또는 유료아이템,유료기능)를 써준다면 그야말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을것이다. 솔루션을 제안하고 판매하고 커스터마이징 해주고 결제받기까지 수개월이상 걸릴텐데 그동안 현찰이 들어와주면 이 어찌 즐겁지 아니하겠는가! (不亦樂乎아!)
이와는 다르게 포탈의 블로그는 블로거와 블로그 그 자체로써 수익을 만들어내는데 집중한다. 마치 검색엔진의 디렉토리서비스같이 정치,경제,문화,스포츠 등등으로 각자의 블로그의 분야를 선택하도록 해놓은것이 대체 무엇때문이겠는가? 이용자가 필요에 따라 자기가 원하는 블로그의 카테고리를 만들면 될 일을 서비스업체에서 미리 규정해놓은 분야에 따라 자신의 블로그가 속할 주제를 선택해야 된다는 것은 사용자를 위한다기 보다는 업체의 의도에 더 충실한 구조다. 검색결과에 포함시키기 위해서 더욱 해당 디렉토리에 속한 블로거들이 충실한 내용들을 생산해주길 바라는 것이 디렉토리 분류의 의도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에 봄가을 회충약 광고처럼 이런 글 좀 써주세요. 이런걸로 트랙백 보내주세요. 이런 사진 모아요. 이런 경험 없으세요? 하고 끊임없이 글 쓰기의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회사는 투자자와 주주들에게 이익을 주어야 한다. 여기에 블로그서비스라는 것은 수익을 내주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고 자본이라는 것은 점점 더 많은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것이 속성이므로 이들이 제공하는 블로그서비스 역시 블로그가 더 많은 이익을 내주기 위해 블로거에 대한 유,무형의 영향력과 잡다한 떨거지들을 포함시키는 일이 늘어날 것이다. 무시해버릴수도 있지만 귀찮을것이다. 또는 정말 어쩔수 없게 이미 블로그나 업체의 약관에서 공지하고 이용자가 동의한대로 “서비스 이용시 노출되는 광고게재에 대해 동의”한 것을 수용해야 할 것이다. - 꼼짝마. 같이 죽자.
사용하는 블로그서비스의 업체가 얼마나 오래 존재할 수 있을까? 기사에는 5년전 10대 사이트중에서 3곳만 건재할 뿐이고 닷컴기업의 생존율이 1%에 불과하다는 것은 즉 현재 쓰고 있는 블로그 업체가 대형포탈이건 블로그전문서비스업체이건간에 5년뒤에는 십중팔구 망해버릴것이라는 이야기다. 업체가 망해버리거나 서비스를 접어버리면 그 많은 내 블로그의 글들은 어떻게 될까? 망하진 않았지만 3개월간 로그인하지 않으면 계정을 날리는 하이홈의 정책을 보면 짐작해 볼 수 있을것이며 올초에 있었던 blog.co.kr의 접속불능사태때 그 서비스업체의 회원들이 무엇을 할 수 있었는지를 물어보면 앞으로 자신에게 생길지도 모르는 일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또한, 더 괜찮은 블로그서비스나 툴이 있어도 포탈의 블로그에서는 도무지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수가 없다. 방법이 없기때문에 어쩔수 없이 업체가 망할때까지 충성을 바쳐야 하는 것이다. 물론 enbee처럼 다른 ftp서버로 글 전체를 html문서로 묶어서 내보내 주는 곳도 있고 wizblog처럼 모든 자신의 글을 XML형식으로 다운받게 해주는 곳도 있기는 하지만 절대다수 블로그서비스업체는 백업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땅인줄 알았더니 큰 배의 갑판위였고 어느날 자고 일어나보니 내 일기장을 가지고 태고적 바다생물만이 살고 있는 컴컴한 1000미터 심해로 가라앉아버리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Xanga의 FAQ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다시 가보니 찾을수 없어서 올해초에 번역해두었던 문서를 참고했음.)
만약 Xanga가 문을 닫는다면 저의 데이터는 어떻게 됩니까?Xanga는 조만간에 문을 닫을 위험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예상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당신의 웹로그 데이타가 저희의 데이타베이스에서 안전할 것인지에 대한 보증을 받고 싶을것입니다.
만약 언젠가 Xanga에 문제가 생긴다면 당신의 데이타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당신에게 이메일로 전달될 것입니다. 우리는 Xanga의 멤버들이 자신의 웹로그를 만들기 위해서 막대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당신의 시간과 노력에 대한 비용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가 할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이 항목 읽고 감동먹었다. Xanga가 아무리 자기 회원들끼리Xangans, Xangites, Xanganites로 부르는 것을 “들었”다고 은근슬쩍 엠블러같은 이름짓기를 시도했을지는 몰라도, 누구도 언급하지 않던 망했을때의 사용자데이터에 대한 처리방법을 언급한 것은 교훈으로 삼아야할 것이다.
설치형블로그에는 돈이 든다고 그랬다. 도메인을 구입할때는 1년에 2만여원정도 들꺼고, 호스팅에도 또 1년에 만원정도 (최하로 든다고 쳐도..) 예상해야 된다. 포탈의 블로그는 공짜라고 알고 있지만 엄밀하게는 공짜가 아니다. 검색하면 검색결과에 나의 관련된 포스트를 보여주고 오른쪽끝에 광고주로부터 수주한 광고배너가 붙게되는데 그 돈은 누구 주머니로 들어가겠는가? ( 물론 블로그를 설치해서 쓰는 나의 검색결과도 포탈의 검색로봇이 긁어가긴 하지만 나는 이 검색결과를 긁어가지못하게 하거나, 사용자가 결과를 클릭했을때 팝업창 10개뜨는 포르노사이트로 보내버리는등 완전히 컨트롤 할 수 있기때문에 봐주기로 한다. 할수있는데 안하는것과 못하기때문에 안하는 것은 정신건강상에 차이가 있을수 있다 -_-) 게다가 이 업체가 망해버리는 경우에 내 글을 되살리는데는 현찰로 10만원빵을 내밀어도 되살릴 수가 없다. 아마 100만원 드릴테니 살려주셈 ㅠㅠ 해도 못 살릴거다.
백업도 안해줘, 다른데로 옮기지도 못하게해, 망했을때 어떻게 해준다는 말도 없어, 기막히고 짜증나고 화나는 일이다. 니가 나한테 이럴수 있냐고 소리쳐봐야 소용없다. 애초부터 그 놈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았다.
포탈의 블로그를 쓸려면 광고가 붙거나 검색결과에 출력되는거야 약관에 동의했으니 어쩔수 없고
내 블로그 어느날 날아가는거만큼은 업체에게 귀찮게 계속 물어봐야한다.
1. 5년뒤에도 니네가 망하지 않는다는 보장있어요?
2. 만약 망하면 내 글은 어찌 되나요?
3. 혹시 모르니 백업 좀 하게 해줄래요?
스킨추가했다고 ..수고하셨다는 코멘트나 달지 말고 말이다.
처음 블로그 시작할때 네이버 사용했는데 네이버는 회원탈퇴를 해도 블로그는 그대로 남는다구 하더라구요;; 머 언제까지일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동감 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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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사용하는 대다수가
인터넷이 무료인줄 아는겄부터가 잘못된건지도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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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년 후에 회사 짤리고 나면 제가 쓴 글 읽는 재미로 살 거기 때문에 절대 포탈 안쓸겁니다^^
그나저나, hof님 쓰시는 b2는 빠졌네요~
sicrone// 개발중단된건데.. 뭐 언급해서 …괜히 좌절할 사람 만들 이유가 ㅠㅠ
글에서 경고하신대로 제 블로그가 한동안 닫히는 사태를 겪고 난 후 설치형 블로그를 바꾸었습니다.
차라리 돈 좀 더 주고 마음대로 그리고 속 편히 사는 게 낫습니다.
요새 글발좀 날리시며서 top5좀 차지하시고만요? ㅎㅎ
uncanni//에혀.. 당췌 이너메 인기는 사그라들줄 모르니… -_-;;
아름수풀//음냐 blog.co.kr 쓰셨나보군요. 그 사태(?)때 당사자들은 물론이려니와 다른 관심있는 블로거들도 심하게 놀랐죠. 서너달밖에 안지났지만 다 잊혀진것 같기도하구요. 업체의 존망에 따라 자신의 로그도 사라질수 있는 가능성은 변함없건만…
좋은글 읽었습니다.
트랙백 해갑니다. ^^
Pingback: [작가미상] 4th.
동감하며 스크랩합니다.
이 글에 동감합니다.^^
제 글 밑에 연결하는 방법을 몰라서 직접 퍼가요
hof님께는 죄송해요~^^
엠파스도 야후도 처음 블로그를 오픈할 때
용량 무제한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시작했다죠.
‘무제한 용량’….
평생 할머니 할아버지가 될때까지 쓸 수 있다고들 하지만.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 고민되는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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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힝~ 20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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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혹시나 그럴리는 없겠지만 블로그를 셧다운 하면 꼭 백업을 제공해야 겠지요.
교훈이 되는군요.
인형사// 혹시 내린다그러면 언니가 가서 디스켓으로 백업해줘야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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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설치형블로그라하더라도 계정회사가 망하면 다시 만들어야 하는건 마찬가지죠.
덜컹//아..그래요. 그걸 “마찬가지죠”라고 비교하실수 있다니… 놀라운걸요~ (웃음)
훗 당신의 비꼬는 말투도 놀라운걸요.
예..
덜컹// 아 생각해보니, 제 코멘트가 무례했군요. 물론 호스팅업체가 망하면 옮겨야겠지만, 백업은 진짜 버튼하나로 가능하잖아요. 아예 불가능한거랑 비교하시면 곤란하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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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형 블로그라 하더라도(호스팅 회사에 비용을 지불하고 사용하는..) 사용자의 서버에 대한 너무 대단한 믿음으로 각자 백업을 게을리하는건.. 아무래도 하드 디스크란 놈은 기계고, 기계는 고장이 나기 마련이니, 부지런한 유저만이(그리고 요구가 많은 유저가) 더 대접을 받을듯.. SQL 데이타나 nobody 권한으로 저장된 파일들의 백업은 관리자에게 자주 자주 백업 요청을 합시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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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형 블로그.. 물론 잘 사용하면 가입해서 사용하는 블로그와 질적 차이가 확연히 느껴지지요.
다만, 위에도 언급한 분이 있는것 같은데,
회사가 갑자기 문을 닫았을 경우
(이 경우는 개인서버에서 계정을 얻은 경우도 포함해서)
그리고 저가 호스팅 중에 한달에 몇 번씩 접속이 마비되는 현상이 발생하는 업체가 꼭 있습니다.
(웬만하면 이름있는 회사에서 서비스를 받는것이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그리고 국내 유명 블로그들이 대부분 가입형 블로그를 사용하는 이유는 역시..(트래픽 문제겠지요.)
멋진 글, 멋진 비유, 명쾌한 문장 잘 보았습니다.
저도 하지 않는 것이 못하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에서 그동안 계정 운영을 해 왔습니다만, 결국 관리의 비효율성, 어차피 남에게 의존해야 한다는 점(Z모보드..정말 이젠 질려먹었습니다) 때문에 포기하고 그냥 네이버가 무슨 생쇼를 하든 천년만년 살아볼 각오로 네이버에 살림을 차렸습니다.
그나마 설치형 블로그 중에 괜찮은 평을 듣는 Z모블로그도 결국 Z모보드 기반이라 영 거시기하더군요.
잘 읽고 갑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가입한 곳은 많은데 모두다 블로그 한다고 하고 그러다 보니 어디를 골라야 하나하고 정보를 검색중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힘이 들고 투박하더라도 자유도에 중점을 두기로 했습니다.
오오.. 오늘도 놀라운 비유.
김중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