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발견한 Be My Eyes 라는 앱 (via waxy.org/links 2015년 1월 15일자)을 낮에 설치하였다.
아이폰용 앱만 나와있는 상태이며 앱을 실행하면 내가 시각장애인인지 아니면 자원봉사자인지를 선택하게 되어있다. 그리고 새로 계정을 만들거나 페이스북 계정으로 로그인 하면 된다.
시각장애인이 도움이 필요할 때 이 앱을 이용해서 자원봉사자를 찾게 된다. 자원봉사자에게 알림벨이 울리면 받아서 시각장애인과 화상통화를 한다. 요구사항을 듣고 카메라에 비치는 모습을 설명해드리면 되는 일이다.
낮에 설치할 때의 화면은 이러하다.
↑ 자원봉사자(I am sighted)인지 아니면 시각장애인(I am blind)인지를 선택한다.
↑ 도움요청 알림을 받아야 하고 대화를 해야하니 알림과 마이크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여야 한다. 카메라는 시각장애인에게 내 영상을 전송하지는 않으나 연결을 위해서는 접근허용이 필요하다고 하니 허용하도록 한다. 각 항목 왼쪽에 있는 동그라미 부분을 터치하면 각 기능에 대한 접근을 허용할 것인지를 묻는 창이 뜬다.
이렇게까지 설정해 둔 후 어떻게 동작하는 것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저녁먹을 준비를 하고 있던 중, 주머니속에 넣어둔 아이폰에서 처음 듣는 음악소리가 났다. 뭐지? 하고 1~2초간 멍하다가 순간 이 앱 생각이 나서 얼른 폰을 꺼냈다.
경황이 없어서 허둥대느라 (-_-;)처음 통화를 연결할 당시의 정확한 상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승락 버튼을 누르고나니 화면이 켜지고 상대방쪽의 모습이 나타났다.
안녕하세요? 하는 남자분의 목소리와 얼핏 실내에서 청색 패딩을 입고 있는 분의 모습이 보였다. 아 네 안녕하세요! 대답을 했다.
이거 좀 봐주시겠어요? 하고 흰 종이를 카메라 앞에 대신다. 촛점과 위치가 잘 맞지 않아 “가까이 대주세요. ” “조금만 떨어뜨려 주세요.” “카메라와 중앙이 맞지 않으니 옆으로 조금 움직여주세요” 등 명확히 대상을 식별할 수 있도록 카메라의 위치를 조정하실 수 있도록 이야기를 해드렸다.
영수증 같아 보였는데 뒷면이어서 뒤집어 달라고 말씀드렸다.
맞다 영수증이다.
총 금액이 먼저 보이길래 가격을 불러드렸다.
혹시 개별 항목은 없는지 물으셔서 이 또한 알려드렸다. 항목과 갯수, 단가를 또박또박 불러드렸다
용건만 간단히 마친후 통화는 양쪽 모두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하고 마무리하였다.
영수증처럼 피사체가 작은 경우 카메라 렌즈와 거리가 멀어지면서 피사체가 렌즈 중앙을 벗어날 경우 촛점이 저 멀리 뒷쪽에 가서 맞아버리는 바람에 내용이 보이지 않는다. 중앙에 맞았다 하더라도 거리가 너무 멀어지면 글씨가 작아져서 잘 안보이고 거리가 가까우면 글씨가 보이는 대신 좁은 영역만 보인다. 더 가까우면 촛점이 아예 맞지 않아 흐리게 보인다. 원하시는 내용을 읽어드리기 위해서는 시각장애인이나 자원봉사자나 서로 피사체의 위치와 거리에 대한 조율이 필요하다.
24시간 끼고 사는 스마트폰으로 잠시만 짬을 내면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이렇게 요긴하게, 즉각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
폰에 깔려 있는, 여태까지 깔았던 수많은 앱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앱이다.
[업데이트@2016/01/16]
그동안 두번의 호출을 더 받았다. 2주전 노트북을 포맷하고 윈도우를 설치하는 분이 화면에 보이는 메세지를 읽어달라고 하셨고 오늘은 세탁기에서 버튼을 누를 때마다 선택되는 세탁코스 순서를 알려드렸다.
[업데이트@2015/1/29]
블로그 글 작성 이후 총 3번의 호출을 더 받았고 두번은 수신 실패하고 세번째엔 제대로 받을 수 있었다.
책 제목을 봐달라고 하셔서 책 제목을 읽어드렸다. 첫번째 수신에서 영수증이 뒤집혀있는 상태였는데 이번에는 앞쪽 카메라 상태인지 알고 호출하셨는데 뒷쪽 카메라가 켜져있는 상태였다. 카메라와 (손에 쥔) 대상이 각각 뒤집혀있을 수 있으므로 항상 이 부분에서 실수가 없도록 명확하게 확인하고 알려드려야 한다.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는 앱, Be My Eyes
[주의] 아이폰이 잠금 상태에서 도움요청 알림이 뜰 때 바로 이 알림을 터치한 후 잠금을 풀어야합니다. 먼저 터치아이디 등으로 잠금부터 풀려고하면 호출 수신이 실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