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Quake 라는 1인칭 슈팅게임의 전설같은 게임이 있다. -_-;; 1996년 5월에 퀘이크1이 등장을 했는데 그보다 몇달전부터 파이널베타릴리즈 버젼으로 이 게임을 처음 접했던걸로 기억된다. 그때 게임회사에서 일하고 있었을때인데, 매일 퇴근시간 이후에 멀티게임 메뉴도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던 이 게임을 콘솔에서 명령어로 서버를 띄워서 랜파티를 했었다. BOSE스피커와 Altec Lancing 스피커를 설치한 사람들도 있어서 퇴근후 사무실은 퀘이크 게임 사운드로… 말 대로 전쟁터였다. 흐흐..
아무튼 그때 가입했던 동호회가 나우누리의 나모모(나우 모뎀플레이 모임?)였는데 그때만해도 대부분 모뎀으로 인터넷연결을 해서 게임을 하거나 심지어 직접 게임안에서 전화연결을 해서 둘이 게임을 했었다. 그러니까 동호회 대화방에서 이런 내용의 대화가 오간다는 거다.
방제목 : q1 한판 해요.
> A님이 들어오셨습니다.
B : 어서오세요..
A : 안녕하세요~~~
B : 맵은 뭘로..
A : dm4나 dm6이나..
B : 그러죠 뭐.. 전화 누가 걸까요..
A : 제가 먼저 걸고 B님이 한번 걸죠. 뭐.
B : 네.. 그러죠. 제 번호는 123-4567 입니다. 5분뒤에 거세요.
A : 넵… 게임에서 뵙겠습니다.
B님이 퇴장하셨습니다.
A님이 퇴장하셨습니다.
A와 B는 잽싸게 PC통신에 연결했던 모뎀접속을 끊고 퀘이크를 실행한다. B는 퀘이크안에서 멀티플레이를 선택하고 서버가 되면서, 모뎀연결을 받을 준비를 하고 A는 약속한 시간이 되면 게임안에서 ATDT 123-4567를 입력해서 B의 퀘이크로 연결한다. -_-; 진짜다. 그땐 이렇게 연결 했다. 당연히 안방에서 부모님이 수화기를 들면 바로 튕겨져나가고.. ;; 암튼 처음엔 모뎀 1:1 연결로 하다가 나중에는 점차 인터넷연결로 게임을 하게 되었다. 그때 가입을 했던 클랜이 KQM (Korean Quake Mercenaries)이라는 곳이었는데 아아..아직도 그때의 홈페이지가 남아있다. ㅠㅠ. 음..아무튼 hurd님과의 악연;;이 이때 시작되는데…
하루는 나모모 대화방인지 IRC의 퀘이크채널(대화방)이었는지 모르겠는데… 한국 사용자들이 자주 모이는 퀘이크 서버에 일본놈-_-들이 쳐들어 왔다는 거다. 허드님 말로는 98년의 일이라고 한다.
서버에 접속해보니 웬 일본놈 두명(으로 기억된다..)이 완전히 한국인 플레이어들을 말그대로 학살하고 있는거다. 크흐흑… 허접한 실력으로 열심히 대항해봤지만 역부족이다. 게임에서 스킨..이라고 플레이어의 옷의 모양이나 색깔을 지정할수가 있는데 이 “일본 플레이어”들의 옷색깔이 게임의 배경색하고 좀 비슷했다. 게임의 배경에는 황토색이 좀 많이 들어갔는데 이왕이면 새빨간옷이나 새파란 옷을 입어주면 그나마 좀 잘 보여서 승패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싶어서 말이다. 대충 생각나는대로 “please change your skin color, it’s almost same with game color” 어쩌고 쯤 말했을거다. 그랬더니 그분;;께서 “bbagayaro!!” 라고 하시더이다. -_-;;빠가야로 -_-;;
음..일본사람이 빠가야로를 저렇게 쓰나? 의심스러웠다. 사실 의심스러운 대목은 결정적인곳에 또 있었다. 게임안에 참가한 사람들의 핑 데이터를 볼 수가 있는데 서버와의 연결상태를 알수 있는 지표다. 그런데 이 일본사람들의 핑값이 너무너무 좋은거다. 일본 웹사이트들을 볼때 보통 느리다는 느낌을 많아 받았는데 이 분들의 핑값은 일본에서 온 핑값으로 볼수 없을만큼 아주 훌륭했다. -_-;
게임속에서 아무리 애써봐야 계속 개죽음만 당할것 같아서 게임을 그만두었는데, 빠져나오면서 “dae han dok rip man se!!!”를 세번인가 외치고 나왔다. (푸하하…) 그리곤 나모모 게시판에 이 사건에 대한 글을 쓰면서 아무래도 진짜 일본사람이기보다는 일본인이 되고 싶어하는 철부지 사람들이 아닌가 싶다…는 예상을 했었다. 그 글을 보고 뜨끔했었나보다. 허드님이 장난치신거라고 고백을 하셨고…한편으로는 야속했지만 한편으로는 뭐 그래도 진짜 일본플레이어의 습격이 아니어서 다행이기도 했고..뭐 그렇다. (몇년뒤 허드님을 같은 회사에서 만나게된다 크크… 우리회사에 들어오셔서 개발 하셨음.)
다른분들도 잘하는 분 많으시겠지만…같이 게임을 해봤던, 또는 게임속에서 투명인간 참관인으로 지켜봤던 분중에 극초고수..라 할만했던 분들… 22/Plex, Sangboy, Indra님.
어제 밤 겸사겸사 삘 받은김에 허드님한테서 퀘이크1을 구했다. 1인칭 슈팅 게임 해본 사람은 알거다. 1인칭이 주는 현실감과 3D가 주는 공간감이 만들어내는 생생한 느낌과 추억. 어두컴컴한 맵을 돌아다니면서 마치 어린시절 뛰놀던 고향을 다시 온것같은 착각을 다 했다. 흐흐…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구나…
-[KQM]DontCryWolf
이 글은 hurd님의 7년 전의 일기를 꺼내며에 트랙백 보내졌습니다.
[KQM]DontCryWolf rides [(:]Hurd’s rocket. =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