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부터 블로그로 알게 되고 알고보니 같은 동네 살고 계셨고 나중에는 같은 회사에서 일하게 된 프쉬케님이 몇해전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나셨다. 동네 입구 편의점 파라솔에 앉아서 캔맥주를 마셨던 일이며 두어명 친구들도 불러 함께 24시간 우동집 번개를 했던 일들도 이젠 아득하다. 프쉬케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 블로그에 사용하던 applecat.pe.kr 도메인을 관리할 이가 없으니 만료가 됐고 등록해두어야 하는게 아닐까…하고 망설이는 와중에 작년에 누군가가 등록을 해버렸다. 진작 등록할걸 하는 아쉬움에 속상했지만 도메인이란 등록자가 만료일 전에 연장비용만 내면 다른이가 가져올 방법이란 사실상 불가능한 것.
새로 등록한 이는 1년치 등록비만 내 둔 상태였고 올해 9월 11일 만료일이었다. 수시로 whois 정보를 확인하면서 속으로 ‘연장하지 마라’만 중얼거리면서 낙장도메인이 되길 기다렸다. 원래는 해당 도메인 주소를 쳐보면서 아직도 안쓰고 있네, 했지만 여름 지나면서부터는 도메인 접속도 삼갔다. 왜냐하면 행여라도 트래픽이 감지되면 관심있는 사람이 있다는걸 눈치채고 판매를 위해 연장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찬가지 이유로 도메인 등록업체나 도메인과 웹사이트의 정보를 보여주는 사이트에서의 검색도 중지하고 오로지 krnic의 whois 정보만 확인했다. 도메인관련 업체 중 일부는 보유하고 수집하는 정보를 이용해서 스쿼터로 변신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
같이 우동먹던 친구들과 아직도 하루에 100KB씩은 수다를 떠는 사이라, 이 친구들에게만 계획을 이야기하고 D데이를 기다렸다. 만료 며칠전 예약등록을 신청해두었고 마침내 사용종료 다음날 applecat.pe.kr 도메인을 다시 등록 성공했다. 친구들과 뜻을 모아 10년치 등록비도 내 두었다.
도메인은 원래대로 티스토리 블로그로 포워딩해두고 프쉬케님 아버님께 문자로 알려드렸다. 티스토리 당시 퍼머링크까지 복구하려고 네임서버에서 CNAME 지정했으나 티스토리 설정이 달라졌는지 연결되지 않았다. 포워딩으로 만족해야겠다.
도메인 소유권을 아버님께 넘겨드릴까 하는 생각도 했으나 유지,관리 면에서 익숙하지 않으실테니 그러지 않는게 좋겠다는 친구들의 조언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