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OS 카탈리나 업데이트 이후 32비트 앱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었고 게 중에는 TextWrangler도 포함되어 있다. 이미 몇달전부터 계속 32비트 앱에 대한 경고가 나왔던터라 몇가지 텍스트 에디터들을 둘러보았다. 빈도나 사용행태와 비교해서 지나치게 무겁거나 복잡하거나 비싼 앱들은 제외했다. 그 중에 눈에 들어온 앱 하나는 Textastic. 2013년 버젼 1.0부터 시작해서 2018년 4.0 그리고 2019년에 4.0.1 까지 업데이트 주기로 보면 간격이 떨어져있긴 하지만 꾸준히 업데이트가 되고 있었고. 무엇보다 이 앱에게 호감을 갖게 된건 시험판 버젼 이었다.
일단 앱스토어에서 판매하는 앱들은 시험판 버젼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일단 구입해서 써봤다가 기대했던 방식으로 동작하지 않아 낭패를 겪거나 또는 애매하게 불편한 구석이 있어서 거슬리지만 감수하고 쓰는 경우를 종종 겪는다. 이 앱은 홈페이지에서는 시험버젼을 받아서 써 볼 수 있고 마음에 들면 앱스토어에서 정품을 구매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시험판을 제공하는 앱에는 일단 고마운 마음이 있다. 게다가 이 앱은 시험판에 대한 기능제한이 다소 특이한 방식이었는데.
시험판의 기능제한은 대개 인쇄가 안된다던가 하는 특정기능의 제한. 일주일이든 한달이든 사용기한의 제한, 총 30회만 실행할 수 있다든가 하는 횟수의 제한, 출력물에 워터마크 삽입이라든가 실행 시 10초간 구입권유 메세지나 광고를 봐야하는 등 불편한 요소의 삽입 등인데 이 앱은 특이하게 시험판은 “활성화된 실행시간 5시간” 제한이라는 특징이 있었다. 앱의 오른쪽 위에 보면 카운터가 있고 5:00부터 카운트 다운이 시작된다. 5시간이면 너무 짧다고 생각했었는데 앱이 실행되어있어야함은 물론이려니와 다른 앱을 사용하는 동안은 카운트 다운이 멈추어있다. 현재 사용하는 앱의 뒷편에 떠 있어도 시간은 줄어들지 않는다. 다시 CMD+TAB이든 클릭이든 해서 활성화된 앱으로 만들어야 다시 시간 계산을 시작한다.
그래서인지 한달 전에 처음 설치한 이후 중간중간 html 편집 몇개하면서 수십시간 이상 실행한 상태였으나 다른 앱에 가려진채 떠 있던 시간은 빠진 덕분에 실제 사용시간은 1시간도 채 줄어들지 않은채 남았었다. 엊그제 OS 새로 설치하면서 밀고 다시 설치하니 5시간에서 다시 시작하게 됐지만.
시험판 설치 후 실제 사용하든 안하든 날짜 기준 한달간 사용할 수 있는 앱과 실제 실행시간 5시간 앱 중에서 뭐가 더 낫고 안낫고를 따지긴 어려울 것이다. 말하자면 아주 헤비한 유저여서 하루 12시간씩 코딩을 하는데 적어도 일주일은 써 봐야 나한테 맞는지를 알 수 있다면 이 5시간 시간제한 앱은 턱없이 부족할게다. 반면 나처럼 일주일에 한번이나 두번, 어쩌면 건너뛰는 날도 있게 드문드문 20여줄짜리 html 코딩용으로 에디터를 찾는 사람에겐 실사용 5시간이란 참으로 “혜자로운” 테스트 사용조건인 셈이다.
어쨌거나 이 추세라면 테스트는 수개월간 더 할 수 있을 듯하다. 그 안에 1년이나 2년에 한번쯤 하는 가격인하 행사라도 맞닥뜨리면 더할 나위없이 좋을테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특출난 앱이 눈에 띄지 않는 한, textwrangler 다음 에디터는 이 textastic로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