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드라이어의 전원이 별도의 스위치 없는 일반 멀티탭에 연결되어 있었는데, 이걸 개별 스위치가 있는 멀티탭으로 연결시켰다. 드라이어의 스위치는 물리적으로 밀어서 움직이면 내부에서 단계별로 걸림이 있는 각 단을 득~득~득~ 넘나드는 느낌이 나는, 아주 기초적인 스위치 구조다. 이런 스위치에 대한 신뢰가 있는 편인데 최근 비슷한 장치들에서 오동작 하는 경우를 겪었다.
처음 경험은 LED로 된 보조 조명이다. 스위치를 왼쪽과 오른쪽으로 딸각 거리면서 밀고 당기면 전원이 들어오거나 꺼지는 방식이다. 늘 OFF 상태로 두고 작은 방 선반위에 올려두고 있었다. 하루는 야밤에 화장실에 가려고 작은 방 앞을 지나가는데 방 안에서 뭔가가 번쩍 번쩍하길래 들어가보니 이 조명이 OFF 상태에서 점멸하고 있던 것. 테스트 해보니까 전원을 켜면 상시 점등이 되고 전원을 끄면 불규칙적으로 점멸했다.
분해되지 않는 구조라 뜯어볼 수는 없었다. 처음 겪어보는 물리 스위치로 동작하는 기기의 오동작이라 살짝 충격.
두번째 경험은 지난 가을 수영장 탈의실에 비치된 드라이기다. 4개쯤 비치된 드라이어중 한대가 전원이 꺼지지 않아 계속 켜져 있을 수 밖에 없었다. 2단,1단,전원끄기를 오르락 내리락 밀어서 조절하는 방식인데 어느 단에 놓아도 꺼지지 않고 계속 2단으로 가동이 됐다. 직원이 와서 선반 아래로 연결된 전원을 분리하고서야 전원을 끌 수 있었다. 어떻게 시작됐는지는 알 수 없으나 만약에 손님도 없고 직원도 없던 시간대였으면 과열됐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에, 생각만 하고 있다가 이번주 초에 스위치가 달린 멀티탭으로 드라이어 전원을 옮겼다. 이름이 좀 이상하긴 하겠지만 1구만 있는 스위치 멀티탭은 찾을 수가 없었다. 스위치로 켜고 끌 수 있는 최소단위 멀티탭 구멍은 2구. 구멍별로 개별 스위치다. 메인 스위치1개로 2개의 구멍을 동시에 전원 차단,승인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개별 스위치만 찾을 수 있있었다. 1개의 구멍에 드라이어를 연결하고 나머지 1개의 구멍은 흰색 마개로 막고, 이 구멍에 해당하는 스위치는 흰색 도화지로 가렸다. 아무래도 켜고 끄는데 한 단계가 늘어나다보니 가급적 사용하는데 덜 헷갈리고 신속하게 필요한 스위치를 켜고 끌 수 있게 불필요한 정보들을 제거한 셈.
푸쉬형 스위치가 있어서 한번 누르면 자동으로 3분뒤에 전원차단되는 장치가 있으면 딱 좋겠는데, 3분뒤에 꺼지는 멀티탭을 누가 만들리는 없을게다. 아쉬운대로 이렇게 쓸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