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이니 통밀이니 섞어 만든 빵을 지난 주에 주문했다. 전에 한번 먹어봤더니 구수한 것이 새하얀 식빵보다 오히려 맨빵으로 먹기 좋았다. 이후로 몇번을 더 주문해서 먹는 중이다. 토요일 오후1시에 배송완료 문자가 왔고 오후 5시쯤 귀가했나보다. 저녁을 먹고 문득 빵 배송완료 문자가 생각났다. 아 맞다. 빵 왔다그랬지. 집에 들어올 때 당연히 문 앞에는 아무 것도 없었지만 확인차 다시 열어봐도 역시 상자 같은건 없다. 구매한 쇼핑몰에 가보니까 배송완료로 되어 있고 ‘혹시 배송에 문제가 있으면 누르시라’는 버튼을 누르니 판매처로 전화가 연결된다. 토요일 저녁 시간이라 안받겠거니… 했는데 중년의 여자분이 받으셨다. 오늘 빵 배송 도착했다고 하는데 오지 않아서 연락드렸다고 말씀드리니까 바로 “다른데로 오배송 됐다고 합니다.” 란다. 이미 알고 계셨던 것. 사연을 들어보니, 잘못 배송되어서 간 집에서 전화를 했단다. 주문하지 않은 빵이 문앞에 있다고. 판매처에서는 식품이고 하니 한번 손 탄걸 원 주문자에게 배송하기는 뭐하다고 생각해서, 혹시 괜찮으시면 드시라고 했단다. 그리 됐으니 나에게는 월요일에 다시 발송해드리면 안되겠느냔다. 뭐 도시락용으로 먹으려던 빵 수급에 문제가 생기긴 했지만 임시변통으로 때우면 되니까, 괜찮다고 그러시라고 했다.
일요일이 지나고 월요일 오전에 모르는 핸드폰 번호에서 전화가 왔다. 배송기사분이시다. 제품 못받으셨냐고 하여 그렇다고 했다. 여차저차 판매자분하고 통화해서 다시 받기로 했다고 전해드렸다. 기사분이 배송완료 증빙 사진을 보니까 잘못 배달한 곳이 바로 옆집이라고 하신다. ㅎ.. 그리고 제품 회수를 해야할거처럼 얘기하시길래, 토요일 판매자와 통화한 내용을 알려드렸다.
30분쯤 있으니 다른 번호에서 전화가 왔다. 판매처의 실무자였다. 대충 대표로부터 사연 전해듣고 실무적 처리를 위해 전화했나보다. 간략하게 토요일에 통화해서 여차저차, 조금 전 기사분과 통화해서 여차저차했다 설명했고, 재배송 하겠다고 안내 받았다. 그러면서 알게된 것이, 토요일에 잘못 배달왔다고 전화한 이가 말하길 원래 가야할 곳에서 꽤 떨어진 곳이라고 했단다. 판매처에서는 그러면 다시 원구매자에게는 다시 배송할테니 그건 드시라고 했던 게다. 옆집으로 배송됐다는 사실을 전해드렸더니 “헐~”
“어째 사람이 그러나 모르겠습니다.” “허허 그러게나말입니다. 아무튼 알겠습니다.”하고 통화를 끝냈다.
다음 날 판매자는 넉넉하게 서비스 빵을 함께 넣어 주문건을 새로 보내주었다. 혹시나 배송기사분이 아파트 다른 동의 같은 호수와 헷갈리신게 아닌가 싶어 전송받은 배송확인 사진과 비교 확인해보니 우리 옆집이 맞았다. 운송장에는 아파트 동 호수는 특별히 더 큰 글씨로 써 있다. 그걸 못봤다고 하긴 어렵고. 발로 한번 슥 밀어만 줘도 제대로 받아봤을 걸, 그걸 또 먼 동네라고 얘기한 것도 그렇고. 참 마음이 그렇다. 이왕 먹었으니 든든하게 잡숫고 행복하시길… *먼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