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공용 윈도우PC에서 돌아가는 특정 프로그램이 생성한 엑셀파일을 수정해야 하는 일이 있다. 가변적인 20~100행에, 열은 50여개가 있는 파일이다. 이 엑셀의 시트에서 일부 열의 데이터가 숫자 0으로 채워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해당하는 열 자체를 삭제해야 하는 것. 어려운 작업은 아니되, 오류가 생기면 안되는 일이라 번거롭고 신경쓰이는 일인 셈이다. 챗지피티를 이용해서 자동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았다. 먼저 원본 파일과 수동 정제한 파일을 동시에 업로드하고 두 파일의 차이점을 설명해보라는 것부터 시작했다. 챗지피티는 VBA를 사용하는 방법과 파이썬을 사용하는 방법을 제시했고 이후 추가적인 작업이 필요한지라, 파이썬을 사용해보기로 했다. 윈도우PC에 파이썬을 설치한 후, 필요한 작업을 머리속으로 정리한 후 본격 코드 생성 요청 시작. 당연히 처음 생성한 작업 결과물은 기대했던 결과가 아니었다. 여기서부터가 중요한데, 이 잘못 나온 결과물을 어떻게 잘 설명해서 계속 코드를 개선시키느냐가 관건이었다. “잘 설명”한다는 것은 오류의 본질을 파악하고 영구적인 개선 결과가 있으려면, 어떤 규칙에 의해 생성되어야하는지, 어떤 오류를 범해서는 안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다. AI서비스 특성상 그렇게 처리한 이유를 묻기도 하고, 내가 생각하는 해결방안을 제시하기도 하면서 제대로 일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했다.
몇개의 결과물이 나왔고 테스트와 수정을 거쳐 완성본이 생성됐다. 생성한 데이터에 오류가 없는지 다양한 실제 데이터를 활용하여 자동으로도, 기존처럼 수동으로도 처리한 후 spreadsheet compare 를 이용해 비교를 거쳤다. 잘 만들어졌다.
생성한 파일을 특정 메일주소로 발송하는 과정까지 자동화 하기로 하였다. 날짜 기반한 메일 제목을 생성하고 파일 2개를 첨부하여 메일을 발송해야 하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메일을 받고보면 한글 파일 이름을 다 깨진채 도착한다는 것이다. 테스트 해볼 수 있는 모든 다른 메일 주소로 보낸 메일에서는 첨부한 파일명이 깨지지 않는데 내가 꼭 보내야 하는 그 메일주소로만 보내면 깨진다는 것. 이 또한 파이썬에서 파일 전송을 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챗지피티로부터 추천받아 깨지지 않는 방법을 찾았다. 테스트를 위해 해당 메일서버를 이용하는 사람 (특정 조직 구성원)을 찾아야 했는데, 평소 이용하던 커뮤니티에서 도움을 받아 테스트를 마칠 수 있었다. 충분한 테스트 후, 실제 받아야하는 쪽으로 보내보니, 잘 받아진다 하였다.
매일 해야하는 5~10분의 작업이 배치파일 단축아이콘을 더블클릭하는 작업만으로 완료되었다. AI 서비스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작업이었다. 다만, 코딩이든 , 메일이든, 기초적인 지식이 있어야 AI서비스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고 또 피드백을 줄 수 있겠다. 아울러 내가 처한 문제와 요구사항을 명료하고 정확하게 전달해야하는 능력도 중요함을 느꼈다. 말하자면 AI시대의 리터러시인 셈인데, 많이들 즐겼던 AI로 이미지 생성하기야 기존에 유명했던 프롬프트를 재활용해도 된다지만 이렇게 나만 사용하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개인화된 결과물과 프로세스를 만드는건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겠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