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코리아로 피딩을 중단.

By | 2004-07-12

작성한 글을 특별히 숨김상태로 해놓지 않은 이상 블로그코리아로 피딩(정확히는 블로그코리아에서 긁어가도록)을 하고 있는데, 이것을 중단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고민이 시작된 계기는 며칠전 어디에선가 본 외국사이트인데 고속도로변이나 육교에 자신이 주장하는 바를 피켓에 적어놓고 그것을 찍어서 이 사이트에 모아놓은 이른바 고속도로 피케팅모음 사이트를 보긴 봤는데 도무지 어디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사실 난 이 주소를 내 블로그에 한줄로라도 적어놨어야 했다. 예전에도 비슷한 일로 한번 후회했던 적이 있었건만.

내 블로그에 그 한줄을 적지 못했던-또는 적지 않았던-이유는 무엇일까.

기억할수 있으리라곤 생각안했지만 다지 찾지 못할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한줄짜리 메모를 남긴다는 것이 블코의 최근글 리스트에 올라감으로 인해서 -어느 정도는 필터링이 되었겠지만 그래도 완전히는 아닌 – 불특정다수에게 보여진다는것이 방문자들로 하여금 어떤 기대감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 부담스럽다. 그래. 방문자 역시 자신이 클릭한 게시물이 창 하나 띄워서 수kb를 전송받은 후 읽어내려갈 값어치가 있을수도 있고 아니면 -쓰레기이거나 심하게 개인적이거나 해서- 아닐수도 있다는 점은 미리 위험부담으로 안고 있는것에 대해서 내가 배려를 해야할 의무는 없다. 오히려 문제는 그러한 블코의 피딩과 방문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내가 의식하고 있다는 점이고 그 의식이 나의 블로깅이 전적으로 나의 로그가 되지 못하도록 일정정도의 (자발적인) 편향력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블로그가 만들어내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새로운 연결점이 불특정다수를 상대로 할 필요는 없다.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의 아무런 상관없는 글을 불쑥 읽을꺼리라고 (제목만) 내놓는것은 한편으로는 얼마나 효율적이지 못하고 , 또한 그것을 탐색이라고 할수조차 없는일 아닌가.

타인의 블로그를 개인적으로 리더기를 통해 읽어보는 사람들은 RSS링크를 자신의 리더기에 추가하는 것은 전적으로 그 사람의 결정이자 책임이다. 중요하거나 재밌는 글이 올라오건, 또는 시덥잖은 두어줄 잠꼬대가 올라오건 결국 그것은 그사람의 블로그, 혹은 그 블로거에 대한 일종의 신뢰 또는 가치인정 또는 관심에 대한 구독자 자신의 결정이었으므로 글의 품질에 대해서 기대를 함으로써 얻는 이익 혹은 손실의 책임은 상당부분 블로거 보다는 구독자에게 옮겨가게 된다.

블로그코리아가 공공의 이익에 봉사하고 있다는 점이 블코에 수집되지 않음으로써 “우리 모두의 파이를 키우는”것에 불성실할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을 들게 한다. 물론 탐색과 검색의 측면에서 보자면 블코의 주제별 트랙백기능은 매우 유용하다. 난감한 문제다. 현재처럼 광범위한 분야의 트랙백 수집도 너무 광대하기 이를데 없으며, 또 한편으로 사용자가 생성하는 트랙백주제의 그 메마른 수집결과 또한 초라하다. 이대로 두면 블로그코리아는 검색결과가 심하게 느려진것과 더불어 점점 탐색의 시발점으로써의 역할은 축소되고 스포츠찌라시의 1면기사같은 제목들로 채워지는 탑5 기능만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어찌되었거나, 지금은 나의 블로그가 자신의 의도와 목소리를 성실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것부터 우선 갈피를 잡아야할 때다. (불특정) 방문자에게 유용한 사이트라면 좋겠지만 더욱 중요한것은 내 블로그는 나 자신에게 유용해야하지 않겠나.

PS: 이 글을 쓰는 도중에 블코에서 더이상 수집되지 않도록 고친후에 글을 게시했다.

6 thoughts on “블로그코리아로 피딩을 중단.

  1. litconan

    저도 지금 고민중입니다. 블코에 피딩하는 것은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지만, 그 사람들을 위해 글을 써야 하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2. 김중태

    글을 드래프트로 작성하고 운영자 차림에서만 보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만, 개인용으로 블로그를 하나 더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 되지 않을까요?
    남들이 봐도 되는 글을 올리는 공개용(교류용)과 주소도 알려주지 않은 개인용을 만들어 따로 운영하는 것은 어떠신지.(여러 개를 설치할 수 있는 설치형의 장점을 활용해보시죠. ^_^)

  3. Gratia

    기존의 – 필요한 사람이 수집할 – RSS는 유지하고, 한줄 메모등의 불특정 다수에게는 불필요한 내용은 제외하는 방송용 RSS를 따로 생성하면 괜찮은 해결책이 되지 않을까요?

  4. 리디

    옵션을 추가해서 글 작성시 피딩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건 어떨런지요. b2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제가 사용하는 제로블로그 모듈을 보면 그리 어렵지 않거든요.

    저야 리더로 들어오기 때문에 별 상관 없습니다만;;; 하핫…

    제 경우는, 제목이 의도적으로 자극적이거나 피딩의 필요성이 없다고 생각되는 포스트는 일단 포스팅 한 후 잠시 기다렸다가 블코에 뜨는대로 바로 목록에서 삭제합니다.

  5. hof

    리플모음-_-
    litconan님//공력이 높으면 피딩하건 안하면 평상심을 유지할수 있는듯한데…(호찬님 보면 한줄 띡 써놓고도 평화로워보이니..ㅠㅠ)
    김중태님//이미 하나를 더 운영하고 있긴 한데…보여지기 위한것은 그쪽으로 몰고, 여기는 진짜 개인적으로 써야할것 같습니다.
    그라샤//잇힝~!!
    리디//b2에는 그런 기능이 없어요;; 물론 숨김글로 작성하면 관리자화면에서야 볼수 있지만 불편하거든요. 블코에 뜨는 시간은 이상하게 저는 30분 이상 걸리더라구요. 심하면 40분도 걸리는거같아서… ;;;

    코멘트 달아주신 모든분들..행복;;하시길 -_-=3=3=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