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관리프로그램으로 꽤 오랫동안 lastpass를 써 왔다. 3년쯤전부터 맥을 쓰기 시작했고 그때도 lastpass를 계속 써 오다가 작년에 맥에서 암호관리프로그램으로 유명한 1password로 갈아탔다.
두 프로그램(서비스) 사이에는 몇가지 차이점이 있는데 그중 가장 큰 것은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과 가격.
lastpass는 기본적으로는 무료이고 모바일 앱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연12불의 비용을 내야한다. 1password는 맥용, 아이폰용(무료+앱내구매로 기능제한 해제), 윈도우용을 각각 별도의 금액을 받고 판매하고 있다. 윈, 맥 각각 50불, 합쳐서는 70불이다. 드물게 할인이나 번들셋트로 판매하기도 한다.
1password는 초기 앱 구매 비용은 들지만 이후로는 유지비용이 들지 않는 것이고 lastpass는 무료 또는 연12불에 프리미엄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lastpass를 연간 구매로 계속 써 오다가 어차피 로그인 정보 등의 보안을 위해서 암호관리 프로그램은 장기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이라 아예 한번에 앱을 구매해서 쓰는게 낫겠다 싶어서 1password를 구입했다. 4~5년 정도 쓰다보면 비용면에서 1password가 유리할 것이라 생각했고 맥 사용자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기에 믿고 써 보았다.
작년 10월에 구매했으니 6개월정도 사용한 이 시점에서 다시 lastpass로 암호관리 프로그램을 변경하기로 했다. 이미 구입한 비용이 아깝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
1password는 브라우저에서 여러개의 탭을 띄워놓고 있을 때 현재 입력하려고 하는 창의 주소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서 수동으로 검색기능을 이용해야하는 경우가 많았다. 각각의 탭에 A,B,C 사이트를 열고 C사이트가 열린 탭을 활성화 시키면 C사이트에 맞는 항목이 입력되어야 하는데 그게 빠릿빠릿하게 동작하질 않는다. 사실 이건 암호관리프로그램을 이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기본적인 목적이 제대로 달성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응용프로그램 오류도 종종 있었고. 수동으로 사이트를 등록할 때 브라우저 플러그인으로는 불가능하고 원래 앱을 실행해서 입력해야 한다. 한 사이트에 여러개의 아이디를 등록해놓고 있을 때 원치 않는 아이디가 임의로 입력되고 저절로 로그인되어 버리기도 한다.
lastpass는 위 불만인 동작들을 불편함이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사이트를 여러개 탭에 열어도 각 탭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 입력창을 매우 정확하게 찾아서 입력해주었다. 프로그램 오류는 지난 몇년간 한두번 있던가 없던가 했다. 사이트를 수동으로 등록하기도 간편했다. 사이트 비밀번호를 변경했을 때 기존에 저장된 비밀번호를 업데이트 할것인지를 묻는 기능도 유용하다.
편리함과 사용성 면에서 lastpass로 돌아오지 않을 수 없었다. 비용의 차이야 10년을 쓴다고 했을 때 5~6만원인데 1년에 요즘 시세로 분식집 점심한끼 가격이다.
맥, 아이폰용 앱들을 보면 PC용 프로그램보다 기능이나 인터페이스가 뛰어난 것도 많지만 간혹 과대평가 되고 있는 앱들이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