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전철역 근처에 저가형 커피점이 생겼다. 핫, 아이스 상관없이 작은컵 900원, 큰컵 1500원이다. 주문은 키오스크에서만 가능하고 빨대와 슬리브, 냅킨등은 셀프로 운영 중이다. 따뜻한 커피 주문할 때는 깨닫지 못했다가 아이스 커피를 사먹으면서 깨닫게 된 점이 있다.
빨대가 낱개 포장이 되어 있지 않다는 것. 즉 개별 빨대 수백개가 꽂혀있는 통에서 손님들이 직접 빨대를 빼는 것이다.
빨대보관함에 빨대가 세로로 보관되어 있으며 통의 깊이는 빨대길이의 3/4이나 4/5쯤 된다. 따라서 빨대를 집으려는 사람은 빨대에 입이 닿는 윗부분을 집어서 꺼내야 한다. 집고자 하는 단 하나의 빨대를 옆 빨대에 손 닿지 않게 정확하게 집어서 꺼내기는 쉽지 않다. 옆 빨대 두세개에는 손이 닿기 마련.
코 판손, 머리 긁은 손, 이거저거 만진 손, 화장실 다녀온 손. 땀과 유분에 떡된 손을 포함해 수많은 손길이 거친 빨대를 집어서 컵 뚜껑에 꼽고 입술을 대고 빨아먹어야 한다.
이 집 바로 옆집 다른 저가형 커피점 (톨 1천원, 1리터(ㄷㄷㄷ)1500원)에 가보니, 그 집도 빨대는 포장되지 않은 빨대를 사용한다. 다만 빨대는 셀프가 아니라 점원이 빨대를 집어서 음료 컵에 꽂은 후 내어주고 있었다. 빨대는 뉘어서 보관중이며 입이나 음료에 닿지 않는 옆부분을 잡아 컵에 꽂아준다. 이정도면 비포장 빨대라 하더라도 위생상 큰 문제는 없어보인다.
저가형 커피점에서 감수할 수 원가절감의 다양한 요소들 중에 첫번째 집의 빨대 정책은 용인하기가 어렵다. 매장에 문의하니 본사 정책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고 건의는 한번 해본다고 한다. 건의든 개선이든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