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월요일 속초 1박2일을 다녀왔다. 숙소는 그린라군 호텔&스파. 계획과 일정은 대략 잡아 Dynalist에 정리하여 퍼블릭한 링크를 생성, 아내에게 공유했다. 겸사겸사 운전중 행선지를 바꾸거나 휴게소를 물어볼 때 조수석에서 많은 도움을 주었다.
첫 목적지는 막국수 집. 시간상 아점 겸 해서 들러 막국수 2개와 메밀전병 1개 주문.
비빔막국수로 먹거나 동치미를 부어 물 막국수로 먹을 수 있단다. 시원한 동치미인 것은 좋은데 얼음덩어리가 너무 크고 많았다. 얼음 때문에 동치미 국물을 제대로 뜰 수 없을 지경이었다. 10월 말이라는 시기까지 생각하면 다소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비빔으로 먹는 중에 동치미 국물을 먹고 싶은데 덜어 먹을 그릇이 없다. 서빙하는 분께 동치미 국물 어떻게 먹어야 하느냐고 여쭤보니 접시를 가져다 주었다.
경양식집에 나오는 스프를 먹을 때처럼 숫가락을 옆으로 떠 먹어야 했다. 맛있는 음식에 맞는 적당한 그릇을 준비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식사 마치고 다음은 바다정원. 바다쪽 전망이 좋고 빵도 만들어 판다고 하여 방문. 대형 주차장 서너개를 갖고 있으니 카페 규모를 짐작할만하다.
얼마전 영종도에서 이곳처럼 빵도 팔고 커피도 파는 카페에 갔다가 복잡하고 더럽고 불친절함에 혀를 차고 나온 적이 있었는데 다행이 그곳과는 달랐다. 카페에 접한 바닷가를 잠시 본 후 속초해수욕장으로 이동.
첫날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코스는 설악산 케이블카였다. 케이블카 타는 곳까지 3킬로쯤 남은 목우재 삼거리에 도착했는데 내비에는 아직 40분이 남았다고 나오고 곧바로 열지어 가다서다 반복하는 차량 후미에 붙게 되었다. 주차장까지가 40분이지 주차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 것이며 표 끊는 대기시간에 케이블카 탑승 시간까지 생각하면 답이 없었다. 오후를 줄서다 날릴 판이다. 신속하게 계획을 바꿔 차를 돌렸다.
회는 속초관광시장(중앙시장)과 설악항 사이에 저울질하다가 호텔에 있는 지인이 소개해준 설악항으로 결정했다. 방어+광어+강도다리 세꼬시로 구입했고 세 식구가 충분히 먹고 몇점 남았을 정도였다. 생와사비와 간장은 집에서 챙겨갔다.
늦은 오후 장모님과 아내가 스파하는 사이 호텔 로비에서 맥북 펴놓고 신선놀음하니 도끼자루 썪는 줄 모르겠더라. ^^
저녁엔 속초관광시장행. 주차는 주말인 경우는 속초시청 주차장도 괜찮다. 주말 공휴일 무료개방이고 시장까지 부지런히 걸어 5분거리다. 시청 정문 들어가서 11시 방향 맨 구석에 있는 두 자리는 서로 센스만 있으면 다른 자리보다 넓직하게 댈 수 있다. 네이버지도의 거리뷰로 보면 의회방문이라 써진 저 자리 http://naver.me/GQwRWbbq
시장에서는 현태네 튀김집에서 9번셋트 ㅎㅎ 오징어+새우 튀김 하나 먹었다.
예정에 있던 최대섭 대박김밥집은 저녁 6시 반에 갔는데도 늦었다. 그날 영업 마치시고 정리하시는 사장님만 뵐 수 있었다. 김밥 먼저 사고 튀김 먹을걸 후회했지만 이미 늦은 일. 할 수 없이 꼬마김밥 몇줄로 대신했다.
지나가면서 보니 만석닭강정은 만석반도체라는 우스개처럼 모두가 위생복을 착용하고 있었고 가게 내부가 훤히 보였다. 가장 유명해서 줄이 길지 않을까 싶었는데, 생산 속도가 더 빠른지 바로 구입이 가능했다.
첫날 틀어진 케이블카 계획은 다음 날 아침에 다시 도전하기로 하였다. 7시반부터 시작이니 시작하는 시간에 가 보는데 만약 안개가 끼었거나 하면 늦은 시간으로 예매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오고 날씨가 쾌청하면 가는대로 바로 탑승하기로 했다.
다음 날 다들 일찍 일어나서 늦지 않게 케이블카로 출발. 어제 막히기 시작했던 3킬로 전방 삼거리부터 차 한대 안보이게 뻥 뚫렸고 7시 25분 주차장 도착했다. 그래도 꽤 많은 차들이 이미 주차되어 있었다. 부지런한 사람들 같으니라구. 우리 뒤로 관광버스들이 들어오길래 부지런히 걸어 매표소로 갔다.
월요일 아침 7시47분 매표소 앞 현황판이다. 기다리는 동안 7:50 표가 매진되었고 55분 표를 끊었다. 케이블카 내에서 좋은 자리를 잡고 싶으면 한 타임 다음 표를 끊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침 태양을 등지는 자리 라든지…
부지런히 아침에 움직인 덕분에 기다림 없이 케이블카를 탈 수 있었다. 각자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이 다르겠지만 가능하다면 아침 일찍 움직이는 편이 시간도 아끼고 피로도 덜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내려 오는 길도 한창 단풍이 드는 중이다.
숙소로 돌아와 체크아웃하고 아침먹으러 가는길에 다시 케이블카 근처 삼거리를 지나왔는데 그 전날 오후처럼 꽉 막혀 있었다. 월요일이어도 케이블카 인파는 자비없구나. ㅎㄷㄷ…
아침은 후포식당이다. 미리 찾아본 바로는 장치라는 생선으로 만든 조림 이야기가 많았는데 막상 식당에 앉고보니 이런 저런 다른 음식들도 있어서 익숙하지 않은 음식에 도전하기가 망설여졌다. 장모님과 아내와 의논해본 결과 그래도 다른데선 흔치 않은 음식이니 도전해보기로 하고 주문했다. 결과는 대 만족. 탱탱하고 부드러운 식감이다.
두번째날 카페는 칠성조선소로 정했다. 조선소를 리모델링한 카페다. 요즘 창고를 개조한 카페를 몇군데 다녀보니 옛 건물이 주는 운치와 넓직한 공간감이 매력적이다.
커피 석잔을 시키고 야외 탁자에 자리를 잡았다. 그늘에 앉으면 춥고 양지에 앉으면 따땃한 날씨다. 밖에 앉을 수 있는 날씨도 이제 얼마 안남았다. 카페 안팎으로 고양이 두마리와 아깽이 한마리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특히 사진 속 바둑이는 붙임성이 대단해서 오는 손님마다 다리께로 다가와 부비적을 해 주었다. 다행이 가방 속에 짜먹이는 고양이용 간식이 있었다. 카운터에 가서 먹여도 되냐고 물으니 먹여도 되긴 되나 잘 안먹을거란다. 밖으로 나와 간식 귀퉁이를 찢으니 웬걸. 폭풍흡입이다. ㅎㅎ
장모님과 아내의 말을 빌자면 이번 여행 최고는 1. 케이블카 2. 칠성조선소 3. 후포식당 이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