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8월 중순에 여름 휴가를 가기로 하고 숙소를 찾아보았다. 야외 바베큐장이 있는 콘도가 눈에 띄었다. 성수기라 예약이 어려울거라 생각했지만 다행인지 (그럴 이유가 있어서인지) 예약 성공. 잘됐다. 먹을거 준비해가서 간만에 구워먹어보자. 콘도 예약 후 고객센터에 전화하여 바베큐장 예약에 대해 알아보니 이름은 바베큐장이지만 숯불을 피우는건 아니고 고깃집처럼 식탁에 내장된 가스렌지가 제공된다 한다. 숯불 피우는 맛은 없지만 불조절은 편하니까 괜찮겠다 싶었다. 이용시간을 물어보니 오후5시부터 7시까지 2시간만 이용할 수 있단다. 8월 중순에 오후5시면 후끈할때다. 파라솔이나 지붕이 있냐고 물으니 없단다. 그냥 허허벌판 마당에 식탁과 의자들이 배치되어 있는거란다. 예약취소는 하루 전까지 가능하다고 하니, 비 예보가 있으면 취소하면 될거같았다. 혹시나 싶어, 만약 식사 중 소나기가 퍼부으면 어쩌냐고 물었더니 그건 그냥 비를 맞아야 한단다. 이 때는 환불도 없다고.
아 그러니까, 여기는 잘 풀리면 한여름 땡볕과 열기 속에서 고기를 구워먹는 거고 실패하면 밥 상에 앉아서 소나기 쳐맞는 곳이로구나. 주변에 개수대도 없어서 숙소에서 다 재료 씻어서 갖고 나와야하고 즉석밥 뎁힐 전자렌지도 없다고 하니… 괜히 여기 예약했다가는 휴가 망치기 십상이다. 햇볕과 비를 피할 수 없는 야외 식사 자리라면 기본이 안된 것 아닌가. 아내와 상의하여 만장일치(?)로 숙소 예약은 취소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