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문득 주력 이메일 주소를 지메일에서 다른 메일로 변경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메일뿐 아니라 여러 구글의 서비스와 제품을 사용하면서 다양한 정보들이 수집되고 있는데, 이메일부터 탈출해보면 어떨까 싶었던 것. 2004년부터 썼으니 20년 넘게 사용하고 있던 메일 주소를 바꾸는데 살짝 두려움도 있었지만 뭐 25년 쓰던 한메일을 폐기해도 아무 불편함이 없었지 않은가.
그리하여 물망에 오른 몇개의 선택지가 있었는데 계속 빙빙 돌고 있다.
- protonmail
스위스 회사가 만든 메일로 여기도 계정 만들어둔게 10년전이다. 당시에는 로그인 계정 따로 메일함 여는 비번 따로 총 2단계로 들어가야해서 좀 불편하다는 생각에 방치해둔 상태. 이번에 들어가보니 계정 비번만으로 메일을 볼 수 있었다. 무료계정은 1기가 용량이고 유료계정은 연간 약 48불이니 6만4천원꼴이다. 지메일 20년 쓰면서 사용한 용량이 1.6기가 정도니까 당장 용량부족으로 걱정할 건 아닌듯 싶었다. 스팸메일함 30일후 자동 삭제나 주소록 그룹설정 기능을 유료쪽으로 넣은건 살짝 마음 상하는 일. ^^; 메일 주소가 너무 길다. proton.me 는 유료 계정에게만 제공. 사용하는 서비스에서 회원정보에 등록된 메일 계정을 바꿔보다보니, 위메프의 회원정보에서 프로톤 메일로 인증 메일을 보내지 못했다. 보냈다고는 하는데 도착하지 않았다. 프로톤 메일의 문제인지 위메프의 문제인지 모르겠다. - posteo
독일 회사다. 무료 서비스 없이 유료만 있으며 용량 2기가다. 친환경 에너지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받지않(!)는다. 비트코인을 생성하는데 소요되는 과도한 에너지가 회사의 모토와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이용요금은 매월1유로 (=연간 17,000원 정도)로 저렴하다. 근데 매월 결제가 아니라 1년치를 결제해서 크레딧을 충전해놓고 차감하는 방식이고 중도해지하면 계좌로 환불해준다고 한다. 뭐 1년치 구독하고 환불없는 서비스가 수두룩한 판에 이 정도 쯤이야. - iCloud Mail
미국 계정을 쓰다 옮겨왔고 그쪽 용량은 정리했으므로 5기가가 남아있다. 한국 계정은 아이클라우드 플러스를 사용하므로 (한달에 1,100원씩 계속 내는 한) 이쪽은 더 넉넉한 용량. 웹에서 메일 보기가 불편하고 웹UI도 기능이 빈약하다. 고로 메일 클라이언트가 필수인데 거의 사용하지 않는 오래된 메일을 로컬에 계속 보관해야한다는 점이 낭비처럼 느껴진다. 추가비용지출 없이 넉넉한 용량과 개인도메인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그러다가도 사실 메일을 통한 정보수집보다 크롬 브라우징, 구글 검색을 통한 정보수집이 더 큰 문제 아닐까? 싶기도 해서 이메일 주소변경 의욕이 살짝 꺾이기도 했다가, 만고의 진리인 ‘당신이 만약 비용을 지불하고 있지 않다면 당신이 그들의 제품이다’라는 말에 다시 메일 주소를 바꿔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된다. 그랬다가 다시 지메일에서 바로 지원하는 번역기능 때문에 하, 이걸 맥의 메일 앱에서는 또 어떻게 매번 구글번역으로 끌고 가나….싶어서 블로그에서 이렇게 넋두리 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