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용품 업자들이야 이런 저런 이유를 대서 공포 마케팅 (이거 안하면 망가져요, 긁혀요, 깨져요, 막혀요, 더러워져요 등등..) 이든 허세 마케팅 (이거 하면 품위가 높아져요, 나만의 자부심이 생겨요, 고오급 차량 처럼 보여요, 사람들이 감탄하며 쳐다봐요 등등…)이든 온갖 물품을 팔아댄다. 거기에 넘어간 많은 사람들이 물품을 구입한 후 차 안팎에다가 붙이고, 덧대고, 끼우고, 씌우고, 막고, 교체하고, 장착한다. 뭐 단 1%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래서 행복하다면(?) 알아서 할 바지만.
이건 참 왜하는지 모르겠고 볼때마다 애잔한 물품이 있는데, 바로 일명 문콕방지 순정형 스폰지다.
일단 이건 다른 차량으로부터 내 차를 보호하는 역할은 전혀 하지 못한다. 옆차가 경차인지 대형차량인지 트럭인지, 어떻게 문짝이 생겼는지, 전방 주차를 했는지 후방 주차를 했는지, 앞으로 나가서 댔는지 뒤로 바짝 댔는지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기둘여 댔는지, 내 차에 가까지 댔는지 떨어져 댔는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모서리가 내 차를 찍을 것이다. 내 차에 붙은 지우개만한 스폰지 자리에 정확히, 세심하게 고려해서 찍어줄 문짝이 아니다.
첨부한 사진은 지난 달에 찍어둔 사진인데, 저 위치를 선정한 이유가 궁금하다. 스폰지를 붙일려고 문을 열어보니 그때 옆에 서 있던 차 또는 벽이나 기둥에 저 자리가 닿았었나? 다른 차나 다른 건물 모퉁이였으면 다른 자리에 붙였을려나. 아무튼.
그럼 내가 남의 차 문콕을 하지 않기 위한 목적의 제품인가 싶은데. 내 차의 스폰지가 닿는 부분 역시 옆쪽 면의 모양과 위치에 따라 다를 것이다. 내 차문을 열어서 스폰지가 있는 부분은 빈 공간이고 그 위가 적재함인 트럭이 있을 수 있다. 그러면 문을 살살 열면서 옆차와 닿는 부분을 손으로 감싸쥐고 열어야할테고, 모든 경우에 그런 습관을 들인다면 굳이 스폰지를 차에 붙일 이유도 없을게다. 동승자는 미리 내리게 하고 주차하면 되고 탈 때도 미리 차를 빼고 타게 한다. 운전자는 자기 자신은 물론 탑승자가 다른 차량에 대해 문콕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방지할 책임이 있다.
이 스폰지가 짠한 이유가 뭐냐면, 차체에 붙이는 양면테이프가 시간이 지나면 제거가 어려워진다. 그런 성질을 가진 (저렴한) 양면테이프를 썼는지 모르겠는데 부착 후 수개월이 지나면 차체와 하나가 되어버리고 분리하려고 하면 테이프의 재질이 당기는 힘을 못버티고 부서져 버린다. 잡아 당기는 족족 뜯겨버리니 뗄 수가 없다. 저 문콕 스티커를 제거하다 실패해서 뜯다 만 떡진 스티커 흔적을 매달고 다니는 차량은 도로에서건 주차장에서건 수없이 볼 수 있다. 이야~ 저러고 다닐거면 문콕이 낫지 않나? 싶을 정도로 흉하다.
잘 떼어낸다 하더라도 그 자리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탈색,변색되는 차체면과 색깔이 달라져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이렇게 떨어지지 않는 스폰지는 내 차와 남의 차에 대한 방어력은 0에 수렴하고 오직 내 차에 대한 공격력만 최강인 차량용 아이템이 아닌가, 싶다.
제가 애용하는 아이템인데;; 신차 살 때마다 가장 먼저 부착하고 있어요. ㅎ
말씀하신 것처럼 제 차를 보호하는 용도는 절대 아니고, 전적으로 남의 차 보호 용도입니다. 근데 엄밀히 말하면 남의 차에 문콕해서 돈을 물어줘야 하는 상황을 줄이는 용도라고 할까나요…
동승자를 미리 내리게 하거나 손으로 내 차 문이 옆차에 닿지 않게 하는 거…. 이론적으로는 가능한데 동승자들이 다들 내맘 같지가 않아서요. 특히 아이들 같은 경우엔 미리 주차장에 내리고 있으라고 하는 건 안전상 조심스럽고, 딴에는 조심스럽게 연다고 했는데도 공간감이 부족해서 위험하게 여는 상황이 워낙 많아요. 그렇다고 항상 제가 먼저 내려서 모든 문을 열어 줄 수도 없는 일이라…
암튼 전부는 아니라도 저는 상당히 유익하게 사용하고 있답니다. ㅎㅎ
리디// 하긴 사람마다 차에 누가, 얼마나 자주 타느냐에 따라 다를거 같네요. 제 경우는 저와 가족이 타는 경우 외에 다른 사람이 타는 경우란 없어서 더 필요성을 못느끼나 봅니다. 아무튼 끈끈이 안남게 잘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새 차 사는 분들께 제가 늘 하는 축복(…)으로 마무리 합니다. 늘 무사고,무잡소리,무문콕의 가호가 함께 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