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오른쪽 발바닥에 갑자기 티눈이 생겼다. 좌우로 치면 정 중앙이고 발가락 끝부터 재면 앞에서부터 한 5~6cm 정도 되는 위치니까 발을 디뎠다가 뗄 때 앞으로 밀어주기 위해 힘을 받는 위치 쯤이다. 쌀알 반톨만한 크기였고 위치가 위치다보니 걸을 때마다 자극이 왔다. 동네 피부과에 가보니 자기네는 레이저는 안하고 냉동치료만 한다고 했다. 대충 들어보니 1~2주마다 와서 액화질소를 뿌려 동상에 걸리게 해서 괴사 시키는 모양이다. 구멍이 뚫린 플라스틱 판을 티눈에 대고 휘핑크림이 들어있을 법한 용기를 가져와서 티눈에 대고 뿌린다. 의사는 뿌리는 동안 통증이 있으면 말하라고 했다. 너무 빨리 말하면 돈 아까울것 같고 너무 늦게 말하면 필요 이상으로 심각한 동상 피해를 입을 것 같은 어려운 상황이다.
한번 하고 나서 왜 안갔는지는 기억 안나지만 아무튼 더 이상 가지 않았다. 그 대신 티눈을 제거하는 물약을 바르고 알리의 숲(…)에서 큐티클을 자를 때 쓴다는 소형 니퍼를 구입해서 몇번 뜯기를 반복. 거의 생살이 나올 때까지 뜯어내고는 더 이상은 약을 바르면 안될 것 같아 그만 두었다. 아직 심지(?)가 남아있는거 같긴 했는데 니퍼로는 잡아당겨 낼 수가 없었다. 핀셋같은게 필요했으려나. 아무튼 그렇게 한두달 티눈과 실갱이를 했던 것 까지는 기억이 나고 그 이후로 잊고 있었다. 어제 저녁에 문득 ‘어?! 나 올초에 티눈 있었지?’ 하는 생각이 들어 발바닥을 보니 전혀 티눈 흔적을 찾을 수 없게 사라져있었다. 살살 근처를 손끝으로 문질러 보았다. 대충 그쯤에 뭔가 있었던 것처럼 실제인지 기분인지 느낌이 미묘하게 다른 곳이 있는데 거기가 티눈이 있던 자리였나보다.
예전에 게시판에서 보니, 신발 때문에 티눈이 생긴다고하는 글을 봤는데 내 경우는 반대의 경우로, 봄쯤엔지 바꾼 가벼운 운동화때문에 티눈이 사라진 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차! 어쩌면 티눈은 그 전에 신던 운동화 때문에 생긴 것일 수도 있겠다. 문제(?)는 그 전의 운동화도 발이 불편한 신발은 아니었다. 결국, 티눈이 생기고 사라진 이유는 영원히 알 수 없는 미궁에 빠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