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한 3분거리에 커피도 팔고 빵도 파는 빵집이 하나 있다. 프랜차이즈 업장이라그런지 가게 내부도 깔끔하고 아침에 구워나온 따뜻한 빵도 좋고 커피 역시 가격대비 맛이 괜찮아서 가끔 들른다. 가게는 ㄱ자 모양으로 되어 있는데 넓은 매장 한켠에 약간 좁은, 그래도 테이블 두 줄은 들어가는, 먹고 갈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해 두었다.
7시 반쯤에 들러서 차갑게 포장되어 냉장고에 들어있던 샌드위치 하나를 집어들었는데 그 옆에 몸에는 별로 안 좋을 것 같지만 온몸을 간지럽히는 듯한 고소함이 풍겨나오는 쏘세지를 넣고 구운 빵을 외면하기 어려웠다. 결국 샌드위치 하나와 빵 하나를 집어들고 커피를 한잔 시켜서 테이블에 앉았다.
아침에 지하철에서 읽던 에세이가 있었지만 빵먹다가 책에 흘릴까봐 걱정되어 그냥 테이블위에 얹혀있던, 지금은 이름도 기억안나는, 시시껄렁한 잡지 한권을 뒤적이며 5천 얼마가 넘는 아침밥을 우물거리는 호사를 누리고 있었다.
테이블에는 나 말고는 아무도 앉은 사람이 없고 가게 안에서도 손님이 다 나간 것일까? 이 집에서 샌드위치를 만들고, 계산을 하고, 오븐에서 빵을 내오는 이십대초중반쯤의 아가씨 대여섯명이 마치 여고생들이 점심시간 학교 매점에서 웃고 떠드는 듯 꺄르르꺄르르거리며 매장안을 순식간에 왁자지껄하게 만들고 있었다. 꺽인 통로 안쪽 구석에 있던 손님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나 본데 그야 뭐 상관없고. 슬며시 귀 기울여보니 어제 본 TV이야기를 하는 듯했는데 대화내용을 알아차리기도 전에 그네들의 작은 소란은 곧 새 손님이 들어오면서 “어서오세요 ㅇㅇㅇㅇㅇ입니다~!”하는 인사와 함께 사그러들고말았다.
마치 낮에는 조용히 있다가 밤이 되면 깨어나서 파티를 여는 장난감들을 그린 단편애니를 본 듯한 느낌이었다.ㅎㅎ
다음 장이 기다려지는 단편 소설의 첫장을 읽는듯한 느낌.
호프! 문체가 바뀌는 걸 보니 무슨 변화가 생긴건가?
시니컬한 호프님 그립습니다.
돌쇠// 그냥 그래본건데 –;;
아크몬드// 이런것도 재..재밌잖아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