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비와 생닭의 추억

By | 2011-02-05

지금도 생각만하면 그 “손맛”에 소름이 쫙 끼치는 경험이 두가지가 있다.
한번은 재작년 늦가을쯤인가, 해물전문점에서 살아있는 가리비가 수조에서 꺼내져 곧바로 안주로 나온 적이 있었다. 드실라면 드세요 하고 서비스처럼 나온거였다. 일행중 연장자분께서 가리비를 좋아하신다길래 약간 술김도 있었고 하여, 가방속에 넣고 다니던 스위스아미나이프 (일명 맥가이버칼)을 꺼내 들었다. 가리비 껍데기 사이로 칼끝을 들이민 다음 쑤욱~ 칼을 밀어 넣고 비틀면서 틈새를 벌렸다. 살짝 벌어지는듯 하더니만 이 가리비, 깜짝 놀랄 정도로 강한 힘으로 껍질을 오무리기 시작했다. 아마 생명의 위협을 느꼈으니 당연한거겠지만 그리 강한 힘으로 저항할 줄은 사실 예상하지 못했던터라 매우 당황할 수 밖에.
겨우 “아작”을 내서 속살을 발리긴 했으나 음, 다시는 생 가리비 껍데기 벌리는 일 따위는 하지 않기로 했다. 얼굴(?)도 없고 팔다리(?)도 없는 가리비 역시 살아야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진 생명체라는 것을 새삼스레 느꼈다.
또 한번은 살아있는 건 아니었고, 백숙인지 삼계탕인지를 집에서 한번 만들어 보겠다고 생닭과 재료를 사다가 놓고, 닭 뱃속에 찹쌀과 밤,대추등을 채워 넣었다. 어떻게 막아야하나 싶어서 이리저리 검색해보니 양 다리를 X 자 모양으로 꼬아넣어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다 즉 한쪽 다리를 들고 허벅지쯤인가를 칼로 짼 다음 반대편 다리를 그 틈사이로 끼워넣으라는 것. 글로 본 대로 한쪽 허벅지를 찔러서 구멍내고 다른 다리 끝을 이쪽 허벅지께로 넣으려다보니 양 다리를 잡은 손에는 점점 힘이 들어가고 거의 잘라둔 사이로 다리 끝이 닿았을 때 쯤 우두둑 하는 느낌과 함께 다리 하나가 맥없이 흐늘거렸다. 엉치뼈인지 어디 뼈인지 관절인지 부서지는 순간이었던듯. 다리는 수월하게 끼워지게 되었으나 손을 통해 전해오던 골격이 부서지는 느낌은 오랫동안 충격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은 느낌이다.
오죽 그때 느낌이 강했으면 이렇게 글까지 써서 남기겠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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