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세번째 생일을 채운 야옹이 녀석은 고양이답지 않은(?) 참을성의 소유자 아니 소유묘다.
눈꼽떼기, 발톱깎기, 귀 청소하기,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며 털 빗기, (여름철) 목욕하기, 아내가 껴안으면 가만히 있기 등… 눈꼽떼기랑 귀청소는 참는다기보다는 즐기는 듯 하고.
무엇보다 참을성이 빛나는 경우는 음식에 대한 경우다. 사람 음식 중에서 치즈와 식빵을 특히 좋아하여 치즈 비닐 포장을 벗길때나 식빵봉투의 빵끈을 푸는 소리가 나면 용케 알아듣고 달려온다. 그리곤 식탁의자에 앉은 내 무릎 위로 뛰어올라온다. 이후 식탐에 광분할 법도 한데 이 상태에서 무릎에 다소곳이 앉는다. 한두조각을 떼어서 손바닥에 올리고 입앞에 대주면 신나게 먹고나서는 또 가만히 앉아있다. 사람 먹을 때 달려들거나 식탁에 뛰어오를 법도 하나 잘 참는 편이다. 아주 가끔 앞발로 휘적휘적 치즈나 빵에 헛주먹질을 해보긴 한다.
기다리고 있으면 한두조각을 얻어먹을 수 있고 식탁에 뛰어올라 음식에 코나 주둥이를 대면 못 얻어먹는다는걸 깨닫고 있는 것일려나.